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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펜바스 컬처뉴스 Jul 19. 2017

[컬럼] 데이트 폭력은 무엇인가?

Economics & Politics - 펜바스 컬처뉴스

어제 (18일) 새벽 서울 신당동에서 22살 손 모 씨가 여자친구를 무차별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 때문에 '데이트 폭력'이라는 말이 다시금 화제로 떠올랐다. 데이트 폭력이란 일반적으로 '연인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폭력의 위협 또는 실행'으로 지난해에만 8367명이 형사 입건되었다. 하지만 어째서 우리는 '데이트 폭력'이라는 새로운 말을 쓰게 된 것일까?


전문가들은 데이트 폭력이 일반 폭력과 다르게 치부되는 것은 피해자 상당수가 심각한 위협을 느낄 정도의 폭력이 발생하기 전에는 피해 사실을 드러내길 꺼린다는 차이점 때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는 일반 폭행 사건 또한 마찬가지다. 연인 사이가 아닌 관계에서도 우리나라 형사법상 폭행을 당하기 전까지는 '폭행'이라고 알아주지 않는다. 심지어 먼저 폭행을 당하여도 가만히 맞고만 있지 않는다면 이름하여 '쌍방 폭행'이 되어 문제가 복잡해진다. 그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우리나라는 데이트 폭력뿐만이 아닌 모든 폭력과 폭행에 있어서 굉장히 관대하다. 


데이트 폭력의 특성상 남자가 여자를 폭행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하지만 남자가 여자를 폭행하는 것과 남자가 다른 남성을 폭행하는 것이 다르게 여겨져서는 안된다. 신당동 폭행 사건을 일으킨 22살 손 모 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165%로 면허취소에 해당하는 만취 상태였고, 그는 트럭으로 여자친구를 뒤쫓는 기이한 일을 벌였다. 중요한 점은 그가 자신의 여자친구를 폭행했다는 사실이 아닌 그가 누가 되었던 '타인'을 폭행했다는 사실이다. 여자친구를 폭행한 것이 타인을 폭행한 것보다 더욱 무거운 죄가 되어서도 안되며, 타인을 폭행한 것이 여자친구를 폭행한 것보다 가벼운 죄가 되어서도 안된다는 뜻이다. 


경찰은 대책 마련을 위해 '데이트 폭력 근절 특별팀'을 운영해 연인 간 범죄를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폭력에 관대한 사회에서 데이트 폭력만을 근절하겠다는 것은 일종의 보여주기식 대응으로 밖에는 해석할 수 없다.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은 데이트 폭력의 피해자들이 여성이기 때문에 사회적 약자인 여성을 보호하겠다는 방향이 아니다. 이는 자칫하면 여성의 사회적 위치를 더욱 악화시키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차별 대응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떠한 형태나 방식의 폭력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강한 의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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