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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펜바스 컬처뉴스 Jul 20. 2017

칭기즈칸의 무덤을
찾을 수 없는 이유

서양인들에게 칭기즈칸은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그의 이야기는 언제나 핏빛의 그림자가 뒤따랐고, 그는 인류 역사상 최고의 군대를 이끈 정복자였다. 하지만 몽골인들에게 그는 단순한 정복자가 아닌 영웅이었다. 아직도 몽고 지폐에는 그의 얼굴이 새겨져 있고, 그의 이름을 딴 수많은 상품들이 세상에 존재한다. 하지만 역사상 가장 위대했던 영웅의 무덤이 어디 있는지 아는 사람은 세상에 단 한 명도 없다. 그뿐만 아니라 이와 관련된 그 어떠한 기록조차 남겨져 있지 않다.



전설에 따르면 칭기즈칸은 죽음에 이르러 자신을 ‘비밀리에 조용히 묻어라’라고 명령했다고 한다. 따라서, 그의 시신을 운반하던 천명의 군사들은 마주친 모든 사람들을 죽였다. 그리고 그의 무덤 위를 1,000마리의 말 발자국으로 지웠다고 한다. 그로부터 약 800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의 무덤의 위치는 철저한 비밀로 간직되고 있다.



칭기즈칸은 자신을 흉노족의 후손으로 여겼다. 2,000년 전 흉노족 왕들의 무덤에서는 다양한 보물들이 발견되었는데, 이 때문에 학자들은 칭기즈칸의 무덤에서도 엄청난 보물들이 묻혀 있을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인구 밀도가 낮은 나라 중 하나인 몽골에서 흉노족의 전통대로 지하 20m에 무덤을 만들었다면 이를 발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일지 모른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칭기즈칸의 무덤을 찾기 위한 ‘Valley of the Khans Project’을 진행한 적도 있다. 첨단 장비와 인공위성까지 동원되었지만 끝내 그들은 무덤을 찾지 못했다. 일부 학자들은 신성한 산으로 불리는 ‘Khentii’에 그의 무덤이 있을 것이라 추측하지만, 13세기 몽골 역사 전문가인 울란바타 대학교 (Ulaanbaatar University) 슬로몬 박사 (Dr. Sodnom Tsolmon)는 이에 부정적인 시각을 보냈다. 그는 “칸의 무덤이 그곳에 있다는 어떠한 증거도 없지만, 그곳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써 오로지 왕족들만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조사가 불가능하다”라고 전했다.



물론 대대적인 조사가 이루어진다면 언젠가 칭기즈칸의 무덤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칭기즈칸은 몽골의 위대한 영웅이었다. 그는 종교의 자유를 주장했고, 외교관의 면책특권을 최초로 만들어냈으며, 몽고 최초의 종이 화폐를 만든 인물이기도 하다. 때문에 몽골인들은 그의 마지막 유언을 이어가길 희망하고 있다. 그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길 원했고, 몽골인들은 그에 대한 마지막 존경심으로 그를 찾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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