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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펜바스 컬처뉴스 Jul 27. 2017

누드 펜션을 허가해야 하는 이유

Art & Culture - 펜바스 컬처뉴스

충북 제천시 봉양읍에 위치한 ‘누드 펜션’은 자연주의 또는 누디즘을 추구하는 한 동호회에서 운영하는 공간이다. 주말이면 동호회 회원들이 이곳에 와 자유롭게 나체로 돌아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익숙지 않은 문화에 주변 마을 주민들과 지속적인 마찰이 일어나고 있다.




우선 누드 펜션은 개인 사유지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건물이 마을 거주지에 떨어져 있고, 사유지이기 때문에 자발적 의지로 하는 행위를 현행법으로 처벌하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이것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개인 사유지에서 원하는 행동을 하는 것은 ‘처벌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라 절대로 처벌해서는 안 되는 헌법이 보장하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유다. 설령 그것이 남들과 다른 문화를 추구하는 행위라고 할지라도, 그것이 실질적인 피해가 아닌 단순한 ‘불쾌함’을 조성한다고 처벌해서는 안된다.




처벌할 수 없다는 말은 합법적인 행위라는 것이다. 오히려 주민들이 길바닥에 그들을 모욕하는 발언과 위협이 되는 낙서를 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 행위다. 주민들 역시 본인들의 반대 의사를 표현할 자유가 있다. 하지만 그것이 이들에게 위협적이거나 협박 형식이 되어서는 안된다. 주민들은 건물 철거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겠다고 경찰서에 신고를 했다. 이러한 합법적인 의사표현을 통해 동호회와 주민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으며, 서로 간의 이해를 통해 관계가 발전할 수 있다.


물론 주민들의 반대 의견을 완전히 무시하자는 뜻이 아니다. 대부분 어르신들로 구성된 마을 주민들에게는 분명 성인 남녀의 나체 모습은 굉장히 낯설고 민망한 경험일 것이다. 이것은 주민들의 ‘문화’인 것이다. 하지만 나체주의 혹은 자연주의 역시 동호회 회원들이 갖고 있는 하나의 문화다. 모두에게 종교의 자유가 있듯이, 모두는 자신만의 문화를 추구할 자유가 있다. 우리 사회의 역할은 이러한 다양한 문화들이 서로 조화를 이룰 수 있게 하는 것이지, 소수의 문화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선후보 당시 공약으로 히잡을 쓴 여성의 공공장소 출입을 막겠다는 무모한 공약을 내걸었었다. 이는 이슬람 문화를 완전히 무시한 어처구니없는 발언이었고, 결국 이 공약은 실행되지 않았다. 누드 펜션을 같은 이유로 철거하려 한다면 이것은 트럼프가 행한 일과 크게 다르지 않은, 타인의 믿음과 문화를 무시하는 행위가 될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문화적 차이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관련 구청 또는 지역 행정처에서 동호회와 마을 주민들 간의 협의를 이끌어 내도록 하여, 담벼락을 건설한다던지, 주민들에게 산에 오를 수 있는 새로운 길을 건설한다던지 와 같은 대책은 충분히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나와 다른 타인에 대한 배려와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어쩌면 지금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부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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