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tainment - 펜바스 컬처뉴스
칸 영화제에서부터 시작한 옥자에 대한 끊임없는 논란은 결국 국내 멀티플렉스 극장 개봉 무산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하지만 세계적인 논란 덕분일까, 옥자와 봉준호 감독, 그리고 넥플릭스까지 모두 세간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으며 의도치 않은 노이즈 마케팅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물론 봉준호 감독은 옥자 이전에도 잘 알려져 있는 감독이었지만, 이번에는 그를 바라보는 시선들이 조금 다르다. 명성 높은 해외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박찬욱 감독과 김기덕 감독이 ‘컬트 히트’였다면, 칸 수상에 실패한 봉준호 감독은 영화계 메인스트림 한가운데로 이동하고 있으며, 해외 언론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그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영화 리뷰 사이트인 로튼 토마토 (Rottentomatoes.com)은 옥자에 전문가 평점 84%를 부여하며 ‘봉준호 감독은 그의 메시지를 영화 내에서 온전히 전달하면서도 최고의 엔터테인먼트를 선사한다’고 극찬했다. 관객 평점은 88%를 넘어섰다. 뉴욕 타임즈 역시 ‘봉준호는 선과 악의 분명한 구분 없이 모든 캐릭터들을 통해 인류의 천재적이면서도 멍청한 면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며 옥자가 던지는 사회적 의문점들에 대해 설명했다.
유럽에서도 봉준호 감독의 인기는 치솟고 있다. 영국 가디언지는 ‘넥플릭스는 드디어 옥자를 통해 그들의 첫 블록버스터 영화를 만들어냈다’고 평하며 별 다섯 개를 부여했다. 와이어드 잡지사 역시 봉준호 감독을 ‘시네마의 마스터’라 칭하며, 옥자가 던지는 자본주의와 육식에 대한 기본적인 문제들을 서술했다. 물론, 일부 언론사에서는 옥자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으나, 보다 중요한 사실은 거의 모든 해외 언론과 잡지사가 옥자에 대한 기사를 쓰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 출신 감독, 그리고 그의 영화가 이렇게까지 세계 영화계의 뜨거운 감자가 된 적은 없었다. 봉준호 감독은 그 누구도 가보지 못하는 영역으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일부 영화계 사람들은 봉준호 감독이 국내 거대 제작사 및 영화관들 간의 마찰로 인해 다음 영화 제작에 지장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하기도 했다. 실제로 봉준호 감독은 옥자를 둘러싼 논란을 완화하기 위해 직접 JTBC 뉴스룸에 출연해 ‘모든 것이 내 욕심 때문’이라 밝히며 겸손한 자세를 취했다. 아마도 봉준호 감독이 한국에서 당분간 영화를 제작할 일은 없을 것이다. 그것은 국내 영화산업과의 마찰 때문이 아니라, 당분간 그를 잡으려는 할리우드 제작사들이 줄을 슬 것이기 때문이다. 막대한 제작 지원과 할리우드의 기술이 만들어낼 그의 다음 작품이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유이다. 아무도 가보지 못한 길을 개척하고 있는 봉준호 감독을 조용히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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