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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뿐인숲 Apr 24. 2018

노력하는 이여 뺄셈으로 버텨라

카페, 가지 않은 길을 말하다 (6) 내 잔을 내게서 치우소서

     열정은 사람을 춤추게 할지 모르지만 고통과 인내도 수반해야 한다. 열정을 뜻하는 영어 ‘Passion’은 ‘Pati’라는 라틴어에서 왔다. '고통받다. 고통을 참아내다' 라는 어원을 지니고 있다. 열정이 반드시 성공을 담보하지는 않는다. 인내를 먹고 나서야 성공을 허락하기도 한다.

     매출 부진은 사업 출발 후 넘어야 하는 가장 큰 난관이다. 어느 업종이건 시작하고 계획하고 예상한 매출이 나타나지 않으면 두려움에 노출된다. 매출은 가게의 미래를 전망하는 지표다. 매출 부진과 이로인한 자금의 압박은 누구라도 견디기 어려운 점이다. 또 무사히 궤도에 올랐다 싶다가도 이내 매출이 춤을 추기도 한다. 주변상가에 유사 업종이 등장하는 것은 물론이고 고객과의 마찰, 메뉴 구성의 어려움 등 난관은 시간이 흘러갈수록 늘어난다. 계절의 영향도 크게 받는다. 카페의 위기는 어디서 오고 어떻게 넘어설 것인가.    



“객단가가 너무 낮아 매출 증대가 쉽지 않다는 문제에 봉착했을 때 처음으로 어려움을 느꼈다. 커피만으로 손님들을 끌 수 있는 매력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할까. 다른 음료 카테고리 개발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일단 비주얼적으로 매력이 있는 음료여야 했다. 그리고 다른 곳에서 시도하지 않는 재료나 방법으로 만들어보기로 했다. 한 가지 메뉴가 완성되면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그 피드백을 2~3개월 동안 기다렸다. 인스타그램에 올려 반응을 살피고 단골 고객들에게 시음도 진행했다. 그러고 나니까 이 집은 커피 말고 다른 음료도 많이 있다는 평가가 서서히 자리잡게 됐다.

- Avec_B 백민지 대표    


“가장 어려웠던 것은 자금 흐름이 원활하게 흘러가지 않았던 경우였다. 늘 매출이 넘쳐나고 매장이 잘 흘러갈 수는 없다. 매장의 경우에는 겨울에는 매출이 떨어진다. 한 매장의 경우 매출이 급격히 떨어지기도 했다. 위치가 주5일 상권인데 너무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빚어지는 현상이다. 또 회사 전체적으로 볼 때도 자금 운용에서 어려워질 때가 있다. 실행했던 프로젝트가 이뤄지지 않을 때가 그렇다. 매출이 늘어나면 장비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고 그런 식으로 돈이 들어간다. 물론 그때는 은행을 찾아가야 한다. 빚이 쌓이는 것이다. 한 번은 원두 납품을 했다가 억 단위돈이 묶여버린 적이 있었다. 자칫 흑자 부도를 낼 뻔했다. 오르락내리락하는 매출구조를 견뎌내는 것이 가장 힘든 부분이다.”

- C.RAZER COFFEE 전기홍 대표    


“주위에 카페가 넘쳐나면서 싸고 넓은 곳으로 손님들이 옮겨가고 있는 상황은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 일 것이다. 우리도 고민이 많았다. 그래서 방문손님에 매출을 의존하는 구조를 바꾸기로 했다. 라떼아트를 꾸준히 해 온 것에 착안해 다른 곳에서는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라떼아트 교육에 힘을 쏟아 보기로 한 것이다. 물론 교육에만 올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게가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 방문 고객 위주에서 벗어나면 운신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월 평균 5~7명 정도 교육을 실시한다. 더 받으면 힘들고 스케줄이 꼬일 수 있다.”

- Cafe Oneway 최원재 공동대표        


카페 방문객을 늘리지 않는 한 매출을 올리는 방법은 없다. 그렇다고 무작정 할인 행사나 이벤트를 통해 매출 증대를 노리는 것은 소탐대실이 될수도 있다. 오히려 메뉴 구조의 변경이나 음료 외에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으로 다변화해야 한다는 것은 이들이 대부분 느끼는 대응방식이다. 물론 이 부분은 전문적인 스킬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그리고 시행착오의 과정을 겪으며 지역 특성에 어울리게 재편성되어야 한다.    


“브루잉을 카페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그 부분이 오히려 카페 운영에 어려움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그래서 원두를 고를 수는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우리가 알아서 주겠다, 이런 식으로 조금 변형하게 됐다. 또 우리 가게는 브루잉에 대한 창작메뉴가 많은데 티와 커피를 섞은 시그니처 브루잉을 선보였다. 목적은 신맛을 싫어하는 사람에게 좀더 좋은 반응을 얻고자하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커피의 신맛은 싫어하지만 티에서 나는 것은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어쨌든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위치한 카페이고 이들의 입맛을 맞출 수밖에 없다.”

- 5EXTRACTS 도형수 대표    



“카페를 시작해 놓고 정작 커피에 대해 몰랐던 것이 가장 난관이었다. 그래서 잠시 문을 닫기도 했었다. 사업을 꽤 오래해 왔는데 모든 일은 다 어렵다고 각오하고 시작하는 편이다. 금전적인 부분은 당연히 어려운 부분이다. 그렇지만 그건 각오해야지 하고 시작하니까 많이 힘들지는 않다. 워낙 많이 힘들어 봤기 때문에 당연히 이정도 힘든 것은 감수해야지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직원들에게도 나는 이 정도는 감수하면 서 간다, 나중에는 해결되는거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어쨌든 건물도 매입하게 됐고 직원들도 늘어났다.”

- 마리스커피 현상무 대표    


“평일에 너무 여유로운 경우가 있었다. 무력감이 밀려왔다. 주변에서 카페하는 친구들이 프랜차이즈 근무를 오래하다 개인카페를 운영하게 되면 빨리 지친다는 이야기를 전해준 적이 있다. 너무 조용하게 있는 경우가 많은데 바쁘게 일하는 것이 몸에 배 적응이 안 된다는 것이다. 내게도 그런 상황이 생기자 멘탈이 떨어져서 힘들었다. 프랜차이즈에 근무할 때는 고객들이 1인 1음료를 시키지 않는 것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다섯 사람이 와서 세 잔만 시키고 머그잔을 두 개 달라고 한다. 지금은 아예 네 잔을 만들어서 제공한다. 그러면 미안해서라도 다음에 와서는 모두 시키더라. 오히려 그것이 홍보가 된 것 같다. 사업 시작하고 1,2년은 베풀면서 마음 편히 먹고 조바심을 내지 말라는 조언도 도움이 되었다. 결국은 마인드 차이다.“

- 발리다방 고민식 대표    


“사내카페를 운영할 때 쉬지 못해 병을 키운 경우가 있었다. 2주 정도 쉬었는데 매출에서 타격도 있긴 하지만 인식에 대한 충격도 있었다. 카페 주인이 매장에 있고 없고의 차이가 정말 크다고 느꼈다. 대체 인력을 쓰는 것에 대한 부분도 고려할 수 있겠지만 아르바이트만 돌리고 있나 이런 인식의 부분도 있다. 초기에 어느 정도까지는 주인의 존재감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오너, 직원, 아르바이트 모두 입장이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일 것이다. 정말 잘되는 가게라면 좋은 직원을 뽑아 시행해도 될 것이다. 잘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 카페 여기우리 권용원 대표    


이 글은 졸저 <카페, 가지 않은 길을 말하다>(책굽는곰刊)에 게재된 내용 중 일부를 발췌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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