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 우수, 경칩
철을 알고, 때를 알고 살아가는 24절기의 지혜
24절기와 절기살이
24절기는 땅 위를 지나가는 해의 발걸음으로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365일)을 스물 네 개 구간으로 표시한 달력입니다.
춘분점(태양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향해 적도를 통과하는 점)으로부터 태양이 움직이는 길인 황도를 따라 동쪽으로 15도 간격으로 나눠 24점을 정했을 때, 태양이 그 점을 지나는 시기를 말합니다. 다시 말하면 천구상에서 태양의 위치와 황도가 0일때 춘분, 15도일때 청명, 300도일 때 대한이 됩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과 24절기는 해의 또다른 이름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2월부터 4월까지 봄에는 입춘, 우수, 경칩, 춘분, 청명, 곡우라는 이름으로
5월부터 7월까지 여름에는 입하, 소만, 망종, 하지, 소서, 대서라는 이름으로
8월부터 10월까지 가을에는 입추, 처서, 백로, 추분, 한로, 상강이라는 이름으로
11월부터 1월까지 겨울에는 입동, 소설, 대설, 동지, 소한, 대한이라는 이름으로 말입니다.
농경사회에서 24절기는 해의 달력이자 농부의 달력이었습니다. 해의 흐름에 따라 언제 씨를 뿌릴지, 언제 모내기를 하고, 추수를 할지를 입춘부터 대한까지 쭉 따라가다 보면 한 해의 농사가 마무리 되었죠. 24절기에따라 우리 조상들은 건강과 풍년을 빌고, 여러가지 재미있는 풍습들을 해왔습니다. 절기살이란 농부의 마음으로 절기, 즉 때를 알고 자연의 순리대로 순응하며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말합니다.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는 봄의 절기들
입춘, 우수 그리고 경칩
봄을 세우는 입춘(立春)
올해 입춘은 2월 4일이에요. 아직은 매서운 바람이 부는 날이 어째서 봄의 시작이라는걸까요? 24절기력은 하늘의 해를 중심으로 세다보니 하늘과 땅의 시간차가 존재합니다. 1년중 밤이 가장긴 동짓날을 기점으로 태양의 길이는 조금씩 길어지기 때문에 동짓날 이후 하늘은 이미 봄을 맞이하기 시작한 것이죠. 이렇게 해가 조금씩 길어지면서 겨울동안 얼었던 지구가 데워지기 시작하고, 한달 반쯤 지나 땅에도 천천히 봄이 도착하게되고 땅의 봄날, 그날이 바로 ‘입춘’입니다.
입동, 입춘, 입하, 입추의 입은 들입(入)이 아닌 세울입(立)이라는 것 알고 계셨나요?
입춘 날, 봄의 기운을 제대로 세우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하는걸까요?!
우리 조상님들은 입춘 시기가 오면 ‘적선공덕행(積善功德行)’이라 하여 아무도 모르게 좋은 일을 해놓았습니다. 아무도 모르게 쓰레기를 치운다든지, 흔들리는 돌다리가 있으면 몰래 돌다리 아래 돌을 괴어놓는다는지 하는 것이에요. (넘 귀엽죠) 이렇게 봄을 적선공덕행으로 시작하면 내가 쌓은 공덕이 다시 나에게 덕으로 돌아온다 믿었다고해요.
또 하나 ‘아홉 차리’ 풍속이 있는데 입춘 시기에는 무엇을 하든 아홉 번을 하는 것입니다. 글도 아홉 번을 읽고, 새끼를 꼬아도 아홉 번을 꼬고, 밥을 먹어도 아홉 번을 먹는 등 열 번을 채우지 않는것이에요. 10은 동양에서 완전수이기 때문에 오히려 약간 모자란 듯 일을 남겨 놓고 이후에도 계속 일을 이어갈 수 있도록 기운을 북돋는 것이 이 풍속의 숨은 뜻이라고 합니다. 처음부터 지치지 않고 약간 모자란 듯이 워밍업을 하는 것이죠.
입춘을 맞이하여 동네 길에 떨어진 쓰레기가 없는지, 누굴 도와줄 방법이 없는지 적선공덕행을 행했습니다. 이렇게 적선공덕행과 아홉차리를 행하며 봄이라는 새로운 계절과 시작을 스스로 세우고, 우리가 고른 올한해의 씨앗이 잘 움트길 바라며 입춘을 보냈습니다.
몸레터 친구들은 입춘맞이를 어떻게 하셨나요? 입춘은 지났지만 올 한해 지치지 않고, 잘 보내기 위해 '적선공덕행'과 '아홉 차리'를 시도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꽁꽁 얼었던 몸과 마음을 풀어내는 우수(雨水)
2월 19일. 우수는 하늘의 소식으로 깨어나는 비입니다. 우수에 대동강물이 풀린다는 속담처럼 새봄을 맞아 힘차게 출발하기 위해서 겨울 동안 꽁꽁 얼었던 내 몸과 마음도 제대로 풀어내야하는데요.
봄을 맞이하여 몸을 풀기 위해서는 겨울 동안 굳었던 내 몸이 어떤 상태인지를 확인해보는 것이 가장 먼저입니다. 대부분 건강검진을 연말에 하는데 입춘이 지난 연초쯤 하는 것이 절기상으로는 더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어요. 몸 뿐만 아니라 그간 쌓였던 오해나 묵은 감정들도 우수쯤에는 함게 풀어내보면 좋겠습니다.
우리 몸레터 친구들도 예슬선생님의 <봄날의 좋은흐름을 만드는 요가>를 하며 함께 몸과 마음을 풀어보아요. 봄의 장기인 간과 담의 경락 흐름을 좋게 만드는 요가 동작들을 통해 봄의 흐름을 한결 가볍고 상쾌하게 맞이할 수 있을거에요.
그리고 우수에는 ‘오신채’라고 불리는 다섯가지 매운맛이 나는 채소, 파, 마늘, 달래, 부추 무릇을 먹는 풍습도 있는데요! 봄기운을 느낄 수 있지만 아직은 막바지 추위가 남아 있는 이때쯤 향이 강하고 매운맛이나는 오신채를 먹으며 몸에 활력을 찾고 면역력도 강화했다고해요.
"몸의 옆면과 허벅지의 안쪽, 바깥쪽 면을 자극하여 엉킨 것들을 풀어내고 나면 조금 더 건강한 몸으로 봄바람을 맞이하세요"
봄의 때를 알고 깨어나는 경칩(驚蟄)
세 번째 절기로 봄기운이 도는 3월 5일이 경칩입니다. 개구리가 깨어나 봄을 알리는 절기로 잘 알려져있죠.
날이 따뜻해지기 시작하는 경칩에는 재미난 풍속들이 많은데요. 예전엔 개구리알을 먹기도했고, 연인들은 은행나무 씨앗을 선물로 주고받으며 사랑을 확인하기도 했다고해요.
그리고 경칩의 또다른 must it 아이템은 고로쇠 수액을 마시는 것인데요. 뼈에 좋다고 해서 '골리수(骨利水)'로도 불리며 민간요법에서는 위장병과 신경통, 관절염에 좋다고도 알려져 있습니다.
고로쇠 수액은 해발 500~ 1000m 고지대에서 자생하는 단풍나무과 나무속에 흐르는 액체를 말하는데, 옛날부터 경칩을 전후로 한 달 정도 수액을 체취해 마셨다고해요. 하루의 기온차가 15도 이상인 초봄에 나오기 시작하는 수액이 가장 맛도 좋고 효능도 좋다고 합니다.
2023년도 절기 살이를 통해
더 지혜롭고, 더 풍성하고, 더 건강하게 보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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