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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ntimental Vagabond Jan 15. 2023

겨울의 절정

동지, 소한, 대한 

손이 꽁꽁꽁, 발이 꽁꽁꽁! 드디어 겨울이 찾아왔네요. 이번 겨울 씩씩하게 잘 보내고 계신가요? 춥다고 움츠려만 있지는 않는가요? 


모든 계절이 그렇듯 겨울에만 맛볼 수 있는 것, 즐길 수 있는 것들이 가득해 겨울이 마냥 길고 춥게만 느껴지지는 않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 계절에만 즐길 수 있는 것들을 부지런히 즐기고 있습니다.



명동성당에 크리스마스 불빛을 보러가고,

호두까기 인형을 보고,

수산시장에가서 제철인 방어와 굴을 먹고,

오뎅바에서 뜨끈한 오뎅국물과 함께 몸을 녹이기도 하고,

물론 이불속에서 귤만 까먹는 날들도 더러 있지만요,


올 한해를 돌이켜보면 momm letters를 쓰며 그 어느 해 보다 더 계절을 촘촘하게 보냈던것 같아요. 남은 겨울도 momm letters와 함께 겨울의 맛과 멋을 즐기며 건강하게 보내보아요!




하늘의 봄, 작은 설날 동지 


12월 22일, 겨울이 이르렀다는 뜻의 동지(冬至)는 일 년 중에 낮이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긴 날 입니다. 동지가 지나면서부터 해가 길어지기 때문에 우리 조상님들은 한 해의 시작으로 여겨 작은 설(까치 설날)이란 뜻의 ‘아세(亞歲)’로도 부르고, 24절기 가운데 가장 큰 명절로 여겼다고 해요. 해를 기준으로 하면 진정한 한 해의 시작은 동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하늘의 봄은 동지부터 시작되고, 땅의 봄은 입춘부터 시작된다는 말이 있어요.



동지하면 제일먼저 생각나는 것이 바로 동지 팥죽일텐데요. 옛말에 ‘동지를 지나야 한 살 더 먹는다’는 말은 여기서 유래했다고해요. 그래서 동짓날에는 팥죽을 쑨 뒤 찹쌀 새알심을 나이만큼 넣어먹는 풍습이 생겨났습니다.


팥죽은 나아가 액을 막는 역할도 했는데요. 이를 동지고사(冬至告祀)라고 부르는데, 동짓날 팥죽을 집안 곳곳에 뿌려 잡귀의 침입을 막았다고 합니다.


요즘도 이사를 하거나 큰 일을 앞두고 팥죽, 팥밥, 팥떡을 해 나눠먹는 풍습이 있는데, 이는 잡귀들이 팥의 붉은 색을 싫어하기 때문이라고 해요. 


동지는 비단 동양권에서 뿐만 아니라 서양에서도 의미가 큰 날 입니다. 영어로 동지를 뜻하는 Winter Solstice는 라틴어 솔스티움(Solstium) '해가 움직이지 않고 서 있다'라는 뜻에서 유래가 되었다고해요. 고대 그리스, 로마시대 때부터 12월 동지무렵에는 농신제를 지내며 1주일 동안 먹고 마시며 향연을 즐겼는데, 이후에 기독교가 번성하며 농신제는 사라지고 그 자리를 크리스마스가 차지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유대인들이 지내는 빛의 축제인 하누카, 인도의 마카르 산크란티 등이 모두 동지에서 유래하고있어요. 


동지와 크리스마스는 겉으론 전혀 다른 의식처럼 보이지만 그 기원을 알고 보면 종교와 문화의 옷을 걸친 동지의 또다른 형태이며, 태양의 빛을 원동력 삼아 살아가는 인류가 기리는 의식이라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매서운 추위의 소한 


내년에 처음 만나게 되는 절기인 소한은 23년 1월 6일입니다. 해가 가장 늦게 뜨는 날이기도 한 소한은 항상 대한과 비교가 되는데요. '작은 추위' 라는 이름과는 달리 한국에서는 '대한이 소한 집에 놀러가서 얼어 죽었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대한보다 더 큰 추위가 오는 시기입니다.


'소한'이 큰 추위를 뜻하는 '대한'보다 우리나라에서 더 추운 이유는 24절기의 기준점이 중국 화북지방 즉 황하유역을 기준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체감온도 탓도 있을텐데요. 동지 이후 소한이 되면 급격하게 추워지기 때문에 더 춥게 느끼지만, 대한에는 이미 소한 추위에 적응했기 때문에 체감적으로 덜 춥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번 소한은 이미 지난 한파로 추위에 적응이 되어서 조금 덜 춥게 느껴지지 않을까 싶어요!


이렇게 추운 소한에는 몸을 따뜻하게 하는 음식이나,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주는 음식들을 꼭 챙겨드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갑자기 추워진 날씨 때문에 급격한 운동보다는 따뜻한 음식과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우리 몸의 열을 잘 보존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시래기, ‘겨울 무는 산삼과도 바꾸지 않는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예로부터 무는 ‘밭에서 나는 인삼’이라고 불렸다고 합니다. 신선한 무에서 나온 시래기는 겨울에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가 풍부한 건강식품인데요. 오래 끓인 뒤 찬물에 볶아 말린 된장국이나 생선찜과 함께 먹으면 따뜻한 겨울을 나을 수 있으니 시장에서 시래기가 보인다면 바로 겟 하세요!


호박죽, 겨울철 운동부족으로 소화가 안될때는 호박죽을 추천합니다. 겨울철 호박죽을 먹으면 몸이 따뜻해지는 효과가 있어 손발이 찬 사람이 먹으면 무척 좋다고 합니다. 또한 호박 속 풍부한 비타민A가 감기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준다고 하니, 올 겨울에는 호박죽을 꼭 챙겨드셔보세요!


생강차, 절정에 달한 1월의 추위를 이기는 데는 생강차만한 것도 없을텐데요. 생강 속의 진저롤, 쇼가올이라는 성분은 생강 특유의 매운맛을 내기도 하지만 우리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성질이 있다고 합니다. 이 성분은 말초혈관의 혈액 순환을 도와 몸을 덥혀주기 때문에 평소 몸이 차거나 겨울감기가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다만 생강이 열을 올리기 때문에 혈압이 높거나, 불면증이 있는 분들은 과다한 섭취는 자제해주세요! 


계피, 후추·정향과 함께 3대 향신료로 꼽히는 계피는 혈류량을 늘려주고 혈액 순환을 촉진해 몸을 따뜻하게 하는 식재료인데요. 계피의 주성분인 '신남알데하이드'는 살균·항암 효과도 있다고 합니다. 겨울철 계피는 차로 끌여 먹거나, 그냥 먹기보다 생강과 함께 따뜻한 차로 끓여 마시거나, 따뜻한 와인에 과일과 함께 넣어 뱅쇼로 만들어 드시는 것도 추천드려요! 


재미있는 점은 겨울 겨울철 딸기가 제철이라 카페에서 딸기를 활용한 신상 음료와 디저트가 쏟아져나오고 있는데요, 사실 딸기는 찬 성질의 음식이기에 섭취를 조절해야 한다고 해요. 오히려 추천드린 생강, 계피와 함께 애호박, 표고버섯, 부추 같은 음식으로 올 소한의 추위를 이겨내시기를 바라겠습니다!





24절기의 마지막 절기, 대한 ⛄️



소한과 대한은 약 15일 간격으로 소한이 지나면 대한이 찾아옵니다. 이번 대한은 23년 1월 20일로 24절기의 마지막 절기입니다. 24절기의 마지막 날인 대한은 절분이라고 하여 한해의 진정한 마지막 날로 여겨졌습니다. 그래서 옛날에는 절분 밤 즉 입춘 전날을 해넘이라 하여 콩을 땅이나 마루에 뿌려서 악귀를 쫓아내고 새해를 맞이했다고 합니다.


또한 대한 절기에는 세끼 가운데 한 끼는 반드시 죽을 먹었다는 풍습도 있었다고 합니다. 아마 입춘까지 농한기에 농사일도 하지 않고 하루 세끼 꼬박 먹는 것이 죄스러워 점심을 죽으로 때웠던 것이 이런 풍습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24절기를 통해 우리 조상님들의 지혜와 삶의 태도를 조금이나마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새삼 감사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특히, 제주 지방에서는 대한 이후 약 일주일을 신구간라고 하여 이사나 집수리를 비롯하여 집안 손질과 행사를 해도 큰 탈이 없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때에는 사람들의 일상에 관여하던 신들이 모두 옥황상제의 부름을 받고 가 있는 날이라 하여서 무엇을 해도 탈이 없다는 재미난 속설에서 유래한 데 따르는 풍습입니다. 그러니 우리도 이 속설을 한번 믿고, 대한 이후의 일주일 동안(23년 1월 21~28일) 지난 24절기 동안 해보고 싶었지만, 여의치 못해 미뤄둔 일들을 신나게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대한 끝에 양춘이 있다'는 말처럼 큰 추위가 끝나면 따뜻한 봄이 온다는 24절기의 흐름처럼 우리들의 마음에도 추위에 얼어붙은 마음과 아직 한해를 시작하기에 주저하는 마음들 대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마음과 태도를 준비해야할 시기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이런 마음을 우리 조상님들은 이미 아셨는지, 대한에 이르면 한 해를 무사히 마무리하게 해준 모든 존재에 감사의 제를 올렸다고 해요. 이때 곳간을 열어 그간 쌓여 있던 재물과 양식을 아낌없이 베풀며 24절기 동안 꽉꽉 채운 안을 나누고, 비우며 가벼워지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24절기의 잘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는 자세를 기르셨다고 합니다. 


몸레터 친구들도 우리 조상님들의 지혜와 마음가짐에서 배우며  24절기의 마지막 대한도 잘 보내시기를 바라며, 겨울의 마음을 배우는 요가를 통해 우리들의 몸과 마음에도 따뜻하고, 평화로운 기운이 깃들기를 바라겠습니다.



‘겨울의 마음을 배우는 요가’에서 우리 몸과 마음에 따뜻한 기운을 담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22년 절기살이의 한해를 떠나보내며 


올 한해 몸레터와 함께 24절기를 살아보셨는데 우리 몸레터 친구들은 어떠셨나요? 

‘계절의 흐름을 따라 살다보면 조금 더 건강해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2022년 24절기를 살아 보았습니다. 


그래서 더 건강해졌는지 물으신다면, 몸은 아직 확실한 Yes 라고 답하기는 어렵지만 마음은 분명하게 Yes 라고 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절기살이를 하면서 계절의 변화와, 그에 맞는 우리 고유한 풍습과 제철 식재료로 한해를 살아보니 그 동안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봄을 맞이하는 마음가짐, 여름에 몸의 기운을 챙기는 움직임, 가을의 놀거리, 겨울의 제철 식재료가 주는 따뜻함 등 이미 자연은 우리에게 참 많은 것들을 주고 있었는데 그동안 놓치고 있었던 것이 많았더라구요. 이번에 절기살이를 통해 자연이 주는 것들, 우리 조상님들의 지혜와 삶의 태도에서 배우며 마음은 더욱 맑고, 건강해진 것 같습니다.


때를 알며, 자연의 흐름에 맞춰 살아 가기 위해 시작한 24절기 살이. 우리 몸레터 친구들은 어떠셨나요? 몸레터와 함께 조금이나마 건강한 삶을 지향하시게 되었다면 저희는 뿌듯한 마음으로 올해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즌1에서 몸의 구석구석을 살피고, 시즌2에서 자연의 흐름에 몸을 맡기며 건강한 삶에 더 가까워지려고 했는데요! 시즌3 몸레터에서는 어떻게 더 건강한 삶에 가까워지게 될지 아직 고민 중에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고민 역시 우리의 몸과 마음을 살피는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내년 몸레터 친구들과 만나뵐 날을 기대하겠습니다.


새해에 더 건강해지는 이야기로 만나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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