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영화관람_접속(1997)

by 토비


'접속', 한석규, 전도연 주연의 1997년 作




사실 영화가 나올 당시에는 어렸기에 잘 몰랐다가 성인이 되어 한 번 봤던 기억이 있다.

재밌게 봤다는 것만 기억하고 세세한 줄거리는 가물가물했었는데, 모처럼만에 오늘 다시 보게 되었다.



영화를 보면서 97년도의 서울 말투가 저랬었나 하는 약간의 이질감도 들고,

영화 속 OST와 함께 지금은 쉽게 느낄 수 없는 배경들을 보면서 일종의 노스탤지어를 떠올리게 한다.

어렸을 때의 기억들과 함께, 지금의 나보다 젊었을 부모님의 모습도 희미하게 떠오른다.







아마 초등학교 4학년인가 5학년 때 부모님이 컴퓨터를 사주신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아래 사진과 같은 LG IBM의 제품이었다.


출처 : https://images.app.goo.gl/qyogFcAZafZ2PkdTA


처음 개인용 컴퓨터를 접했을 때는 PC 통신의 끝자락이었던 것 같은데,

전화 다이얼 소리와 함께 모뎀 연결을 통해 사용했었다.


모뎀 연결을 한 동안은 집 전화기를 사용하지 못했기에, 문제집을 다 풀고 엄마에게 허락을 구하고 엄격한 시간의 제한과 함께 사용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초고속 인터넷의 등장과 함께 메가패스를 사용하게 되었지만)






영화에서는 사랑의 아픔을 가진 주인공들이 PC통신 유니텔을 통해 익명으로 채팅을 하며 감정을 교류한다.

그 시절 PC 통신이 처음 도입된 이후, 얼굴을 보지 않고도 채팅을 할 수 있고 커뮤니티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사람들에게 새롭고 신선한 설렘을 주기에 충분하지 않았을까?


이후로 버디버디, 프리챌, 세이클럽, 싸이월드와 같은 플랫폼이 등장했고, 지금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통한 소통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시대이지만, 저 당시에는 저게 처음이었을 테니까 말이다.




영화 마지막 장면을 본 후, 동현(한석규)의 채팅 닉네임인 '해피엔드'처럼 끝난 게 맞을까?

라는 생각이 들지만,



지금처럼 언제 어디서나 쉽게 상대에게 연락할 수 없었던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는 시절을 배경으로,

풋풋한 젊은 남녀의 모습을 담았기에 영화는 더 낭만적으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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