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일이다.
이따금씩 오피스 주위를 둘러보면, 일은 하지 않고 타 부서 여기저기를 순방하면서 사람들과 스몰토크를 즐기는 사람이 꼭 한 명씩은 눈에 띄었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속으로
'아니 근무시간에 일은 하지 않고 맨날 저리 놀고만 다니냐. 여기가 친목질 하는 곳도 아니고...'
라는 생각을 했었다.
뭐 극단적인 예시일 수도 있었지만,
그 당시의 나는 회사라는 공간은 내 실력을 보여주고 이를 통해 존재의 이유를 증명받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관계만 맺으려는 사람들을 그리 좋게 보지는 않았다.
회사에서 조금만 일을 해보아도 이런 생각이 반쪽짜리 생각이란 것을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회사는 철저히 기능 중심으로 조직을 세분화하여 구성한 곳이다.
그렇기에 내가 하는 일과 전혀 연관성이 없을 것만 같던 부서의 도움이 필요한 날들이 꼭 한 번씩은 온다.
나 혼자만 잘한다고 해서 인정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철저히 분업화된 조직 안에서 우리는 팀 내, 유관부서와의 협업이 일상다반사이다.
이런 구조에서 타 부서와 유관 동료들을 등한시한 채,
'내 할 일만 잘하면 그만이다.'라는 생각으로 일한다면 그리 오래가지 못해 금세 지칠 것이다.
따라서 내 업무와 유관된 구성원들과 원만한 관계를 맺는 것은 내 일을 잘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이다.
(사적으로 긴밀하게 친해지라는 이야기가 아닌, 긍정적 관계를 맺으라는 이야기이다.)
집단 내에서 '성과'라는 것은 결국 동료들의 지원과 인정이 기반이 되어야 의미가 있다.
아무리 성과를 창출해 내도 동료들이 인정해주지 않는다면 그 빛은 반감되고 만다.
혹자는 이런 말에 억울해할 수도 있고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성과'라는 것은 순전히 나 혼자만의 힘으로 만들어 냈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 성과를 만들기 위해 크든 작든, 눈에 보이든 혹은 보이지 않든 팀 리더와 동료들의 지원,
그리고 유관부서의 지원 등이 함께 반영된 결과물이다.
따라서, 조직에 속한 구성원이라면 일을 잘하기 위한 '관계력'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렇다고 내 일의 기본기를 등한시할 수는 없다.
관계력만으로 성과를 내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고,
내가 어떤 직무에 속해 있다는 이야기는 그 직무에 걸맞은 결과를 지속적으로 내야 한다는 이야기다.
주니어라면, 내가 맡은 직무의 기본기를 충분히 다질 수 있도록
작은 성공, 실패 경험들을 충분히 쌓아야 한다. RPG 게임에서 레벨을 올리듯이 말이다.
시니어 직급이 되면 일의 기본기를 다지는 일이 아니라,
그간 쌓아온 기본기를 바탕으로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또 성과를 내야 하는 시기이다.
따라서 주니어 직급은 일의 기본기를 다지기 위해 많은 시도와 시행착오, 실패를 경험해 보기를 권장한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일의 기본기를 바탕으로 일을 수행하면서
동료들과 원만한 관계를 맺고 그들을 스마트하게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내 일을 잘함으로써, 동료들의 신뢰와 인정을 받아 생각 이상의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고,
좋은 관계력을 유지하면서 내 일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동료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간의 경험 상, 일의 기본기와 관계력은 양(+)의 상관관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