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어땠나요> 아홉 번째 기록
당신의 오늘 하루는 어땠나요?
저는 커뮤니케이션 학부(신방과)를 나왔는데, 당시 필수 과목 중 하나였던 저널리즘 수업을 들었던 때가 기억이 나요. 오래 되기도 했고, 정말 재미를 붙이지 못했던 강의였던 터라 수업 내용은 무엇 하나도 기억하지 못하지만, 당시 교수님이 말씀하셨던 '글은 짧게 쓰는 것이 더 어렵다' 라는 얘기는 잊혀지지가 않아요.
"미안합니다. 편지를 짧게 쓸 시간이 없어서 길게 씁니다"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파스칼이 가장 먼저 처음 이야기 했다고 전해지는 이 문구와 같이,
글과 말은 길게 말하는 것보다 짧게 말하는 것이 더 어렵다는 생각이 요즘따라 많이 들어요.
광고 대행사 AE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저는, 직업 특성 상 자의적으로든, 타의적으로든 말과 글을 꽤 많이 쓰는 편인데, 의견을 쉬이 내지 못하던 사원을 지나 대리 2년차 비스무리 하게 되니 스스로도 말이 많아진다고 느끼고 있어요. 어느정도 알 만큼 알고, 할 만큼 해봤고, 쓸 만큼 써봤고 경험해봤다는 생각을 하게 되니 자신감이 붙은 탓인지 말도 많아지고, 그만큼 그 말을 포장하기 위한 또 새로운 말을 하게 되더라구요.
어디에서나, 또 누구에게나 저의 의견을 마음껏 피력하는 제 모습은 솔직히 마음에 드는 편이에요.
하지만 문제는 말을 위한 포장인 것 같아요. 전하고자 하는 말이 40% 였다면, 사실은 안해도 되었을 말이 60%는 되는 것 같은 기분이랄까요?
그래서 주변의 말을 잘한다는 사람들, 대화를 함에 있어 흡입력이 있다고 생각이 들었던 사람들을 떠올려보니, 중요한건 '담백함' 이더라구요. 요점만 정리해서 이야기하고, 필요하다면 부연 설명을 하고, 그럼에도 부족하다면 약간의 포장을 통해 상대방이 지루하지 않게 하는 그런 화술이랄까요.
참 글로 쓰면 쉬운 방법인데, 벌써 고착화된 것인지 쉽게 고쳐지지가 않아요.
그리고 참 웃기게도, 지금 제 글도 부연 설명과 포장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생각이 드네요.
아무튼, 저는 이제 담백해지려고 해요.
시끄럽지 않지만 조용하지도 않은 사람, 대화가 길지 않아도 대화가 짧은 느낌이 들지 않는 그런,
담백한 사람이 한번 되어보고 싶네요.
문득 외롭다고 느껴질 때, 고단한 하루를 보냈다는 생각이 들 때, 또는 오늘 하루 너무나도 좋은 일이 생겼을 때 나의 하루를 이야기하고, 위로받거나 축하받고 싶지 않나요?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서로에게 위안이 되고 응원이 되기를 바라기에, 우리들의 하루를 공유할 작가님도 찾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