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탈출기(9) 필요함에 집중하는 법
생필품만 사는 것도 다 돈이야!
확실히, ‘뭔가를 사지 않아야겠다!’라고 다짐하고, 고민하고, 의류 쇼핑 어플들도 다 삭제한 뒤에 쇼핑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져서 그런지 옷 사는 데에 대한 흥미가 확 줄어들었다. 원래 지금쯤.. 옷장은 터져나갈 지경이지만 가을옷을 사겠다고 눈에 불을 켜고 시장조사(?)를 할 때인데 말이다. 무신사, 29cm, SSF, W컨셉 등등 내가 좋아하고 즐겨 쓰던 어플들은 아예 없는 상태. 이렇게 내가 돈을 쓸 계기를 만들만한 어플리케이션들을 다 삭제해버리니 아주 속이 후련하다. 정말 급하게 필요하거나 회사 필요용품을 사는 용도로 쿠팡이랑 이마트 정도만 남아있다.
그 와중에 클렌저, 선크림, 생리대 같은 소소한 생필품이 떨어져서, 그걸 채우는 데에도 돈이 들어갔다. 가뜩이나 소박한 예산에서 그런 것들을 사다 보니 그 비용이 벼룩의 간처럼 느껴졌다. 왜 이렇게 비싼 거야 다들?? 와중에 피부가 예민하다고 또 아무거나 쓰지도 못해서 어쩔 수 없이 적은 금액은 아니었다. 아, 그렇다고 백화점 화장품은 아니고, 올리브영 정도 수준이다.
평소엔 이런 걸 사는 건 쓰는 돈 축에도 못 낄 정도로 돈을 써재끼다가, 이 금액이 큰 포션을 차지하는 예산만을 가지고 있으니 사람 자체가 좀 소박해지는 느낌이기도 하다. 물론 약속 없고 이 전편처럼 나와의 시간에 집중하면서부터 나가는 돈이 확실히 없어졌다. (지난주에는 생필품 구매 외에는 약속 1번으로 29,000원을 썼다.)
이 글의 전전글 [마이너스 탈출기(6)]에서 나의 문제점으로 집었던, ‘갖고 싶은 것과 필요한 것을 구분하지 못함’에 대한 김경필 님의 촌철살인 멘트를 가져왔다. 마침 쓸데없는 쇼핑을 줄였고, 이번주에 생필품을 사면서 느꼈던 점과도 일맥상통한다. 김경필 님은 알고 보니 방송도 하시는데, 이 방송 엄마랑 같이 볼 때마다 좌불안석이긴 하다. 나만 정신머리 없는 사람이라는 게 이 방송 볼 때마다 느껴져서 눈치 보여요.
이젠.. 이 아저씨가 잘생겨 보일 지경.. 어쩜 이런 정답만 말할 수가 있으신가요?
사실 돈 부분에 있어서는 손발을 잘랐으니 지금은 ‘갖고 싶다’와 ‘필요하다’가 잘 구분되긴 하는데, 이게 잘 지켜질 수 있도록 셀프 정신교육을 해야 한다. 일단 지금 이 순간으로만 생각했을 때는, “정말 필요함”에 대해 집중을 하다 보니, 정말로 살게 줄어든다는 걸 깨달았다는 점이 가장 크다. 일단은 무사히 지내는 중!
이미지: Pexels Andrea Piacqua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