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여름일기
오전에 직원 한분이 가져온 딱딱이 복숭아를 간식으로 먹었다. 올해 처음 먹는 딱딱이 복숭아였다. 복숭아는 특유의 아름다운 분홍빛이었고, 속상도 하얗고 분홍색이 어우러져 있었다.
장마기간이라 그런가 아니면 딱딱이 복숭아라 그런가, 아주 달지는 않았다. 하지만 은은히 복숭아향이 입안에 퍼져, 복숭아임을 느낄 수 있었다.
복숭아를 먹으며 잠시 앉아 서로의 복숭아 취향을 공유했는데, 딱딱이 복숭아를 좋아하는 사람과 말랑이 복숭아를 좋아하는 사람이 거의 반반이었다. 내가 말랑이 복숭아를 좋아해서 다른 사람도 거의 말랑이를 좋아하지 않을까 했는데, 나로서는 의외의 결과였다.
딱딱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말랑이를 먹을 때 물 흐르는 게 싫고 껍질을 까는 게 어려워서라 했다. 나는 껍질을 까지 않고 먹을뿐더러, 말랑이의 풍부한 과즙과 그 안에 풍부한 복숭아향 때문에 좋아하는 거였는데 그게 오히려 딱딱이를 좋아하는 이유가 되다니. 역시 참으로 다양한 취향이 존재하는 세상이다.
복숭아를 가져온 동료가 엄마와 함께 먹으라며 따로 복숭아 2개를 챙겨주었다. 얼마전 그분의 어머니가 요양원에 들어가셨는데 최근 갑자기 대화도 어려워졌다고 들었던 터라, 그리 말하는 그분 마음 한구석의 슬픔이 느껴지는 듯도 했다. 자신은 지금 그리 못하지만 나는 해보라는 위함인 것도 같았다. 생각지도 못한 선물과 그 마음에 고마워 감사히 복숭아를 받아 들었다.
이번 주말에 엄마와 복숭아를 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