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만 해도 중간은 간다
바닐라는 덩굴식물의 꼬투리 열매이며 우리가 알다시피 여러 가지 디저트의 재료로 활용된다.
종류에 따라 향이 달라서 파티시에의 주관적 의도에 따라 적재적소에 사용된다.
마다가스카르 바닐라빈, 타히티 바닐라빈을 가장 많이 접할 수 있고 우리가 알고 있는 바닐라 맛과 향은 마다가스카르산 바닐라빈에 더 가깝다. 재료 자체가 고가이기 때문에 고급스러움을 표방하는 디저트 샵들은 어느 등급의 바닐라빈을 사용하는지 마케팅으로 기재하기도 한다.
바닐라빈을 넣은 디저트는 이미 특유의 은은하고 부드러운 향을 지녔기 때문에 기타 재료의 불필요한 잡내가 거의 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곁들이는 음료는 차나 블랙커피가 좋다고 생각하는데 바닐라의 향을 그대로 느낄 수 있고 깔끔하게 넘길 수 있기 때문이다.
작고 알찬 개인 파티스리 쁘띠 갸또 라인 중에, 아주 기본에 충실한 바닐라 타르트를 종종 만날 수 있는데
같은 이름을 하고 있어도 매장마다 추구하는 방향이 달라 무조건 시도해 보는 편이다.
웬만해서는 맛이 없을 수가 없다. 애초에 바닐라빈이라는 비싼 식용 재료를 사용하였기 때문에 중간 정도 기본값은 한다고 생각한다.
차별성은 여기부터 시작된다. 어떤 레이어를 어떤 식감으로 어떤 순서로 쌓았는가.
아몬드 크림, 푀유텐, 비스퀴, 시럽, 무스, 크림, 파우더, 사블레, 가나슈, 글라사주, 가나슈 몽떼 등
제과사의 취향이나 추구하는 바에 따라 켜켜이 쌓아 올리면 말 그대로 바닐라의 항연이 펼쳐진다.
오로지 바닐라만을 위한 타르트. 작은 킥을 위해 유자나, 견과류 프랄린, 통카빈, 마스카포네 크림 등을 꾸밈 요소로 넣기도 한다.
바닐라 타르트를 보고 있자면 사람하고 똑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기본만 해도 반은 간다.
여러 면에 대입되는 말이다. 자꾸 곱씹게 된다.
그래, 기본은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