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의 향긋한 허브
초록색 풀잎 덩어리.
이게 바질페스토에 대한 내 첫인상이었다.
허브의 한 종류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동안 일부러 찾아 먹어본 적이 없어 향과 맛은 미지의 영역에 있었다.
어느 날, 한 친구가 데려가고픈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생겼다고 했다.
파스타를 생면으로 만들어 식감이 특이하고 직원들이 거의 외국인이며 심지어 메뉴판이 영어로만 되어있어 꼭 외국 여행 중에 만난 로컬 식당 느낌이라고 소개했다. 나중에 레스토랑을 방문한 날은 그 말을 하고 나서 꽤 시간이 흐르고 난 뒤였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평일 점심이었다. 오픈 직후여서 다행히 자리가 여유 있었다. 우리는 대로가 보이는 창가 바 테이블에 앉아 문제집을 정독하듯 영어메뉴를 꼼꼼히 보고 피자와 파스타 두 접시를 주문했다. 워낙 가지 수가 많아 신중하게 골랐다. 이 중 하나가 바질페스토 뇨끼였는데 맛이 불현듯 궁금했기 때문이다. 마치 지구 반대편 처음 가는 여행지에서 대담해지듯 언제 또 와 볼까 생각하며 처음으로 바질페스토 음식을 선택했다.
오목한 그릇에 봉긋하게 담겨 나온 뇨끼는 생경했다. 푸르른 색깔이 낯설었다. 호기심 반 설렘 반 조심스레 입에 가져갔다. 유레카- 내 취향의 음식을 발견한 기쁨에 손을 높여 하이파이브를 건네버렸다. 짭조름하고 쫀득한 뇨끼에 향긋한 바질은 상상 이상으로 정말 맛있었다.
페스토는 올리브오일과 바질 두 움큼을 믹서로 곱게 갈면 순식간에 완성된다.
조미를 위해 소금, 잣, 생마늘 몇 알, 파마산치즈(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를 더해준다.
빵을 노릇하게 굽고 잼처럼 발라주어도 오일파스타, 냉파스타, 뇨끼에 한 스쿱씩 넣어 먹어도 좋다.
첫인상이 좋아서였을까, 그 이후 바질페스토 음식은 애정 하는 메뉴 중 하나가 되었고 몇 번을 먹어도 여전히 이국적이면서 맛있는 요리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