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0325, 밀린 근황이 와르르

오늘의 안부

by 강다현


#. 수술을 하지 않았다

아들 등교시키곤 수술하러 병원에 갔어. 금식까지 하고 갔는데, 수술 전 확인해 본 초음파 영상이 좀 이상했지. 그 많다던 용종들이 몽땅 사라지고, 몇 년째 두껍다 소리를 듣던 자궁 내막도 얇아져 있었어. 할렐루야! 수술은 취소되었고, 나는 그냥 집으로 돌아갔...을 리가. 갈비김치찌개에 돌솥밥에 누룽지를 긁어먹고, 숲속 카페에서 커피까지 마신 뒤 아주 행복하게 귀가했지.


#. 좋아요의 비밀

브런치에 글을 올리면 늘 열댓개의 좋아요가 찍힌다. 잠깐 설렌적도 있었지. 근데 알고 보니 좋아요 품앗이라는 게 있다더라. 1) 일단 새 글이 올라오면 무조건 좋아요를 누르고 다닌다. (당연히 내용은 안 읽었을 확률이 높겠지) 2) 상대방이 내 글에 좋아요 품앗이를 해주면 내 글이 메인에 뜬다. 대충 이런 흐름. 하지만 난 꿈쩍도 않지. 반응따위 상관없이 막 싸지르는 게 내 브런치 컨셉이거등. 데헷!


#. 영화 ‘플로우’를 보았다

어디서 많이 본듯한 분위기에 음악도 익숙하다 했더니, ‘어웨이’ 감독이었어. 질문을 잔뜩 던지는 걸 보면 잘 만들어진 예술 영화임에 틀림없다. 최소 두 번 이상 봐야 할 영화. 각잡고 감상평 한 번 써야겠다 생각했는데 귀귀신(귀차니즘 귀신)에게 져 버렸어. 귀귀신은 무엇으로 쫓나요? 마늘? 십자가? 소금???ㅠㅠ


#. 쿠키를 구웠다

네이버에서 빈둥대다가 반가운 썸네일을 보았지. 글쎄 낢 언니가 돌아왔지 뭐야? 순식간에 정주행하고 쿠키까지 구워버렸네. 반가운 낢 언니의 미미하고 하찮고 더러운(?) 일상이 왜 이렇게 재미지더냐. 이과장과 낢의 일상을 보다 보면 우리 부부가 생각나. 우리도 꽤 하찮은 에피소드가 많았지... 이과장은 원숭이던데, 우리 남편은 뭐가 좋을까. 에버랜드에서 배 까고 누워 있는 사자? 죽은 척하는 두꺼비? 이름은 뭐로 하지? 파인애플?(길쭉한 얼굴에 옆머리를 바짝 밀어...읍읍)


#. 내친김에 에피소드

신혼 때 제주도에 놀러 갔었다. 아쉬움을 잔뜩 안고 돌아가는 길. 렌터카를 반납하고 공항 입구로 걸어가는데, 뒤에서 어떤 아저씨가 아이를 꾸짖었다.

“너는 왜 꼭 제주에 올 때마다 하나씩 잃어버리고 가니?”

나는 곧장 남편에게 부탁했다.

“자기야, 나 좀 제주에 잃어버리고 가 줄래?”

“죽을래?”

남편이 웃으며 말했다.

뒤에 있던 아저씨도 꾸중을 멈췄다.

해피앤딩이었다.

(나만 빼고...)


PS. 이러고 있는 내가 정말 하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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