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을 이겨낸 사나이 2화

by 방덕 김주현

2010년, 결핵 완치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건강관리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알려주지도 딱히 도움이 될만한 정보를 얻을 수도 없었다.

앞으로 내가 풀어내야할 숙제였다.

나는 결핵에 걸리기 이전에 나 스스로 근지구력, 심폐지구력은 좋지만 근력이 약하다고 생각해왔다.

그래서 집에서 천천히 걸어서 30분 거리의 헬스장에 등록을 했는데 막상 처음 한달은 가서 스트레칭만 하고 돌아왔다. 도저히 무게를 들 수있는 힘과 용기가 나질 않았다.

서서히 컨디션이 올라오고 1달 즈음 되었을때 조금씩 속도를 내어 걷기 시작해서 달리기까지도 가능해졌다.

그리고 나는 드디어 빈 바벨을 들기 시작했다.

데드리프트, 스쿼트, 벤치프레스.

요새 주가가 한창 높은 바로 그 3대 운동.

셋트당 딱 3회씩.

매일 빈바로 시작해서 매셋트 조금씩 무게를 올렸고 3회를 못하는 셋트가 나올때까지 셋트를 반복했다.

5회 정도까지 해도 근수축 유지시간 정도가 무산소성 운동을 하기에 적당했지만 조금이라도 폐에 무리가 갈까봐 보수적으로 3회 씩만했다. 한번이라도 그 결핵 특유의 피로감이 몰려오면 몇일을 쉬어야했으니 조심할 수 밖에.

그러던 중 어느날.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 이상화선수는 스쿼트 170kg을 든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아무리 선수라도 여성도 저정도 드는데 나는 그 이상을 들어올리는 걸로 목표를 잡았다.

그리고 셋트당 3회씩. 점직적으로 부하를 올려가던 어느날 결국 스쿼트 180kg을 3회 성공했다.

체중은 다시 70kg을 넘겨서 결핵 전 체중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자신감이 생긴 나는 섣불리 3학년 복학을 결정했다.

그리고 복학한지 일주일만에 후회했다.

너무 힘들다.

학교는 집에서 멀었다. 당시 기숙사 신청기간을 놓쳐서 자취를 해야만 했는데 그동안 하지 않았던 청소, 빨래, 요리, 설겆이 등 여러 루틴이 추가되니 그것만으로도 정말 힘들었다.

남들과 똑같은 일상을 사는것 뿐인데 왜 겨우 이정도로 지치고 힘이 들까하는 마음에 좌절감에 사로 잡혔다.

후회해봤자 늦은 시점이라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내야만 했다.

스포츠의학, 태권도를 복수전공 하던 나는 최대한 실기수업은 미뤄두고 이론 수업 위주로 수강했다.

운동은 최대한 줄이고 수업을 듣고 도서관에 가고 자취방에서 푹 자는 일상을 반복했다.

대신 1주일에 단 한번, 매주 목요일 태권도 단체운동 수업은 8학기 전부 출석해야 졸업이 가능했기 때문에 그때 단 한번 운동하고 금,토,일은 푹 쉬는 전략을 짰다. 아직 웨이트트레이닝은 꿈도 꿀 수 없었다.

그렇게 3학년 1학기를 마쳤는데 3학년 전체 2등. 한 과목만 A0, 나머지는 A+ 이었다.

이럴수가. 결핵이 한 아이를 범생으로 만들어버렸다.

1학기를 무사히 마치고 방학때는 종종 축구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좋아졌다.

물론 예전만큼 종횡무진 뛸 수 가 없었고 조금만 속도를 올려도 숨쉬기 힘들정도로 숨이 찼다.

그래도 그정도만 해도 감사하고 즐거웠다.

2학기때 시작때는 사실 여러가지를 시도했다.

실기 수업도 추가했고 동아리 활동도 더 적극적으로 시작했으며 다시 학교 웨이트트레이닝장에서 주 1회 웨이트트레이닝도 시작했다.

복학 직전에 스쿼트 중량을 많이 높여놨었다는 기억 때문이었을까.

별 생각 없이 예전처럼 무게를 높이면서 트레이닝을 하고나니 어느날 허리도 아프기 시작했다. 다리가 저려서 잠이 못들 정도로.

엎친데 덮친 격으로 동아리 활동중에 무릎도 다쳤다.

덕분에 얼마안가서 자취방과 도서관에서 지내는 비중은 자연스래 늘어갔다.

허리와 무릎때문에 적절한 운동도 못하니 당연히 컨디션은 안좋아지고 특유의 그 피로감과 식은땀이 더해진 결핵 후유증은 다시 심해져만 갔다.

다시 건강해지고 싶었다.

도서관에서 그나마 얻은 결론은 이러했다.

일단 지금까지 내가 배워온 웨이트트레이닝은 보디빌딩 기반이라 몸을 부분 단일 관절 중심으로 수축하는 운동들을 하게 되는데 이게 오히려 결핵같은 소모성 질환에는 좋지 않아다는것을 깨달았다.

결핵이 완치 되었어도 비활동성 결핵으로 결핵을 앓았던 폐는 상처가 남아 제기능을 못해서 폐가 혈액으로 산소를 보내주는 효율이 급격히 떨어져 있는 상태다. 그런데 보디빌딩 운동은 각 근육 분절분절 따로 수축한 잔여 긴장상태가 오래 지속되어 운동을 쉴때도 그 긴장도 때문에 우리 몸은 계속 일하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안그래도 결핵으로 효율이 안좋은 몸인데 쉬어도 쉬는게 아닌 악영향을 끼친다. 보디빌딩은 건강해지기 위해하는 운동이 아니라 이미 정말 건강한 사람들만 할 수 있는 심미적 효과에 치중한 운동이었다.

그나마 데드리프트, 스쿼트, 벤치프레스는 전신운동이지만 이를 기반으로 하는 파워리프팅이라는 종목이 있을정도로 굉장히 하드텐션의 스포츠이다.

일반 웨이트 트레이닝에서 말하는 운동의 목적은 전혀 병리적인 질병이 없는 상태에서 즉, 이미 노멀한 건강한 상태에서 옵티멀한 상태로 가기위함인데, 나는 일단은 노멀한 건강 상태를 만들어야되는데 일반적인 트레이닝 방법론은 결핵 후유증을 앓는 본인에게 적용하면 안되는 딴세상 이야기인 경우가 허다하다.

게다가 결핵이라는 병리적인 질환을 이해하고 거기에 대한 훈련 방법론을 제시해줄수 있는 트레이너는 이세상에 없거나 있어도 내가 찾아낼 확률이 적었다.

그래서 결론은... 내가 그 방법을 찾아내야만했다.

지금 내상황에서는 걷기, 뛰기, 무게 들어올리기 같은거 말고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

아무리 도서관을 뒤져봐도 결핵환자를 위한 운동 따위는 없었고 결국 내가 내 나름의 가설을 세우고 여러가지를 시도해보는 방법밖에 없었다.

도서관에서 이책 저책 보다가 잠들기를 반복하던 어느날.

나는 이 책을 발견했다.

거품을 만들어 네번째 손가락으로 작은 원을 얼굴전체에 꼼꼼히 문질러준다.

네번째 손가락의 사용은 가장 힘이 약한 손가락이라서 그렇다고.

세안할때는 바깥방향으로 돌려준다. 얼굴의 솜털이 안쪽 방향으로 누워있어서 그 안까지 닦기 위함.

스킨, 로션등을 바를때는 동일하게 네번재 손가락을 사용해서 다시 안쪽 방향으로 돌려준다. 솜털을 다시 안쪽방향으로 덮어주기 위함.

물로 얼굴을 행굴때는 무조건 찬물로 손바닥이 얼굴에 닿지 않게 물을 얼굴에 뿌려주듯이.(샤워기 활용도 괜찮았다.) 얼굴에 자극을 최소화하기위해 수건으로 물기를 닦을때는 도장을 찍듯이.

그리고 저지인 무사시 리에씨는 매일 아침 글리세롤 비누를 쓰라고 말하는데 글리세롤 비누가 좀 비싸서 나는 오래 쓰진 못했다.

아무튼 덕분에 내 얼굴은 아주 건강한 아기 피부가 되었다.

to be contined...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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