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은 재앙을 부르는 문이고, 혀는 자신을 베는 칼이라는 말이 있다. 누구나 입으로 툭 뱉은 말로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었을 것이다. 나 또한 누군가의 입에서 나온 말에 상처를 받았고, 내 입에서 나온 말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었다.
우리는 누구나 마음속에 괴물을 키우고 있다. 혹여 당신이 언제나 평온한 마음을 갖고 삶을 살아가고 있다면 의심해봐야 한다. 당신의 삶이 메트릭스같이 조작된 세계인지를! 분명 현실의 삶은 아닐 것이다.
마음속에 살고 있는 그 괴물은 항상 허기져있다. 그래서 갈망한다. 당신이 맛있는 먹이를 주기를.. 그 괴물의 먹이가 그런 것이다. 미움, 원망, 증오, 혐오... 온갖 부정적 감정이 그 괴물의 먹이가 된다. 그리고 그 괴물은 당신이 던져준 그 먹이를 자양분 삼아 성장한다.
만약 누군가를 미워하고 시기하는 내 모습이 상대방에게 보인다면 당신은 그 괴물을 삼시 세 끼에 간식까지 주며 잘 키운 것이다. 그리고 그때가 되면 당신은 그 괴물이 무서워진다. 더불어 그 괴물을 키운 자신에 대한 두려움도 생긴다.
비단 말뿐만이 아니다. 누군가를 향한 날 선 글도, 누군가를 향한 찡그린 얼굴도 마찬가지다. 만약 지금 당신이 누군가를 향해 부정적인 글을 쓰고 있다면, 그 괴물은 이미 당신 마음 속이라는 울타리를 넘어버릴 만큼 커진 것이다. 그리고 이제 그 괴물은 호시탐탐 나갈 기회를 노린다.
그리고 이 부정적인 감정은 익명이라는 엄폐물을 만나면서 숨겨둔 이를 드러낸다. 그리고 그 날카로운 이빨로 누군가의 가슴에 상처를 낸다. 자신이 가볍게 쓴 글에 누군가는 숨도 쉬지 못하고 짓눌릴 수 있다는 것을 망각하고 또다시 감정을 배설하는 이들.. 그들은 또다시 괴물에게 먹이를 준 것이다.
내가 싫은 말을 하지 않는 것은, 누군가의 글에 댓글을 달지 않는 이유는, 친분이 없는 누군가를 대할 때 미소를 짓는 것은 착해서가 아니다. 상처를 받아봤기에, 누군가가 키운 괴물이 내 가슴에 상처를 냈던 경험이 있기에 노력하는 것뿐이다. 내가 받은 게 억울해서 나도 한다는 생각을 하는 이가 있다면 말리고 싶다. 당신의 마음속에서 성장할 괴물을 생각하라는 말을 덧붙이며...
나는 그 괴물에게 먹이를 주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마음속에 사는 괴물은 죽지 않았다. 지금도 어서 빨리 맛있는 먹이를 던져달라는 눈으로 나를 보고 있다. 죽었으면 싶은 내 마음도 모르는지 너무도 건강하다.
괴물이 커지는 것은 시대가, 사회가, 혹은 어느 누군가가 내게 건네준 먹이를 내가 그 괴물에게 줬기 때문이다.
우리는 괴물에게 먹이를 주지 않아도 괜찮다. 그건 동물학대가 아니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