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유치원 졸업식에서 생각난 나의 장래희망.
제주살이 4년 차.
처음 제주도에 왔을 때 아장아장 걸음마하던 딸이 어느덧 5살 유치원생이 되었고, 누가 봐도 귀여운 어린이였던 첫째는 8살 초등학생이 되었다.
지난 첫째 유치원 졸업식에서 졸업장을 나눠주시는데 한 명 한 명 졸업장을 주실 때마다 배경화면이 바뀌었다. 졸업장을 받는 아이의 사진과 장래희망이 배경화면에 나타났다.
“장래희망”
아이들의 장래희망이 다양했다.
“경찰, 선생님, 주유소 사장님, 편의점 사장님 등등”
갑자기 나도 저렇게 무언가 되고 싶은 어린이였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졸업하는 첫째에 대한 자랑스러움보다 나 자신에 대한 연민이 퍼뜩 들었다.
엄마만 찾던 5세, 2세 남매는 이제 아빠와도 잘 잔다. 첫째는 엄마가 출근하면 혼나지 않아서 좋다고 하고, 둘째는 출근해서 자기 인형을 사달라고 한다. 이제 정말 많이 컸네. 하하. 나의 마음을 아는 남편은 이제 나를 서포트하는데 중점을 두겠다며 일에 적응하는데만 집중하라고 무한 격려를 해준다.
마침내 상황에 맞는 병원을 만나 떨리는 마음으로 면접을 보고, 합격했다!!!!!
긴장되기도, 설레기도 하는 근무가 곧 시작된다.
의사가 되고 나서 쉬지 않고 일을 하다가 아이들을 키우며 전업을 하고 나니, 매달 들어오던 월급이 없어져 아쉬웠고, 사회 안에서 멋지게 자리 잡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닥터 차정숙”
의사가 되었지만 전업주부로 두 아이 육아와 가정에 집중하며 살다가 다시 병원으로 돌아가 고군분투하는 성장드라마! (코믹드라마 같다는 생각도 많이 든다 ^^)
마침 닥터 차정숙이 방영되고 있어서, 왠지 모르게 더 용기가 난다. 물론 나의 경우 20년이나 쉰건 아니지만...^^; 남편이 “여보 헌정 드라마”라고 해서 보기 시작했는데 정말 재미있게 보고 있다.
내가 존재하는 지역사회 안에서 나의 작은 자리의
최선으로, 마주하는 사람들에게 유익을 끼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