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에 나의 가치가 다 묶여 있을 때,

'정서와 관계'를 돌보기 위한 30가지 QnA

by 로지

본 칼럼은 정서중심치료(Emotion-Focused Therapy)를 기반으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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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성과에 나의 가치가 다 묶여 있을 때,

‘일 잘하는 나’ 말고도

나를 평가할 기준은 무엇일까?





바로 답하기 전에,

잠시 숨을 두 번 고르고,

주변을 살펴보세요.






A.


성과와 회사에서의 평가가 곧 ‘내’가 되어버리면,


잘 못했을 때마다 나는 통째로 무가치해진 느낌이 들죠.




'잘 해야만 해'


'쓸모가 있어야 해'


'가치가 있어야 해'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어'


...




수많은 평가를 어깨에 얹고 살아가는 그 느낌이 어떤가요?



그 생각이 머리를 가득 채울 때


가슴, 팔, 다리, 몸통엔 어떤 감각이 전해지나요?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나요?






혹시


"다들 그렇게 살아. 나라고 다를 거 없는 거야. 안 그러면 뭐 다른 대안이라도 있어?!"라며


자신을 더 혹독하게 밀어붙이고 있진 않나요?



잠시 그 생각, 그 평가를 옆에 내려둘게요.


당신의 감정은 그저, '내가 어떤 상태인지를 알려주는' 것뿐인걸요.


당신을 괴롭히거나 불행하게 만들려고 하지 않아요.






잠시 우리가 같이 살펴주려는, 중요한 부분은



“일을 잘하는 나 말고도, 나는 어디에서 살아있다고 느끼는가”를 찾는 것이에요.




업무만이 아니라, 수많은 과업들.


당신의 일상을 채우고 있는, 계속 만들어지는 과업들.


그 과업에 묶여서 중요한 것을 뒤로 미루거나 부정하고 있진 않은지


정말 그 순간이 만족스럽고 충분한지



진심을 다해 잠시라도 들어보고자 하는 것이에요.



당신을 위한 순간.


당신이 필요로한 순간이요.




관계에서 나는 어떻지?


내가 좋아하는 소소한 것은 무엇이지?


뭔가 채워간다는 그 경험이 나타나는 순간은 언제였지?




짧은 순간이라도


흐릿할지라도


종종 찾아오더라도




괜찮아요


충분해요



조건을 두지 말고, 그저 그 경험에 다가가볼게요.


분명 단 한 번이라도 있었을 거예요.






일에서의 실패가 인생 전체의 실패는 아니라는 경험을 하고 싶었을지도 몰라요



사회에서, 혹은 조직에서 만들어진 기준에서 멀어질까 두렵고


그조차 느끼는 건 나약한 거라 마음을 다 잡으면서 속상하고


물질적 풍요는 가까워지면서도, 정서적 풍요는 허전해서 혼란스러운



그 조차 당연하고 괜찮아요.





어떤 감정이든 그저 먼저 바라보고


평가와 판단을 붙이지 않고 허용해 줄게요.






이 감정은 모두 옳아요. 그럴 만하기에 느껴지는 것들이죠.


아마도 당신은 이런 감정이 느껴질 때마다 부정하거나 거리를 뒀을지 몰라요.



그럴수록 더욱 희미해지고,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혼란스러웠을 거예요.


감정이란, 정서란 그렇거든요.



멀리하고 부정할수록,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다음엔 더 크게 올라오고, 더 자주 경험하게 돼요.






당신의 감정이 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들어야 해요.


바로 결정하고 행동에 옮겨야 된다는 말이 아니에요.



감정은 당신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들, 필요로 하는 것을 알려주곤 해요







*아래 답변은 여러분이 스스로 답할 때,

참고할 수 있도록 각색하여 작성하였습니다.




"항상 수식어를 붙이곤 했어.


000을 잘하는, 000에서 완벽한


이런 거 있잖아.



처음에는 그 말이 달콤하고 아늑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했어. 왜냐하면 채울수록 그다음이 끊임없이 이어졌거든



일을 할 때도, 성과를 낼 때마다 보상은 따라왔기에


그 보상으로 나를 위로하고 응원했어.



그리고 항상 요구받잖아. 사회든, 조직이든, 관계에서든


뭔가를 충족하고 달성할 때만 얻을 수 있는 편안함이 있었어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공허함도 같이 느껴지곤 했던 거 같아.


갈급함은 사라지지 않고, 계속 곁에 머물렀지


그것조차 나약함이라, 결점이라 여겼어.


다른 성과, 성취를 달성하면 없어질 거라 생각했어.



첫 질문은 어떻게 또 대처하고 평가해야 하냐고 물었지만,


실은 그저 평안하고, 두렵거나 불안하지 않고,


그저 나대로 자유롭고, 인정받고, 받아들여지고 싶어.



너무도 오래 나에게 과제를 줬었어.


부담스럽고, 긴장되고, 때론 좌절스러웠어.


과제는 성취할 가능성뿐 아니라 실패할 가능성도 가져다주니까.



내 앞에 수식어를 붙이지 않아도, 나를 좋아해 주길 바라.


뭔가를 수행하고 달성하지 않더라도,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



오히려 계속되는 평가가 없어도,


나라는 사람 그대로 온전하길 바라."



#정서중심치료



로지 상담심리사, 심리학 박사 ㅣ Semicolon 심리상담센터

https://linktr.ee/semicoloncouns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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