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와 관계'를 돌보기 위한 30가지 QnA
본 칼럼은 정서중심치료(Emotion-Focused Therapy)를 기반으로 합니다.
바로 답하기 전에,
잠시 숨을 두 번 고르고,
주변을 살펴보세요.
한 손 또는 두 손을 가슴 쪽으로 올려두고
토닥토닥 네 번, 깊게 들이마시고 내쉬어 볼게요.
A.
그 말을 들었던 장면을 떠올려보세요.
그때 내 마음은 더 조용해졌나요, 더 답답해졌나요, 아니면 갑자기 멀어졌나요?
“그냥 긍정적으로 생각해”라는 말은
상대가 나를 돕고 싶어서 꺼내는 말일 때도 많아요.
하지만 그 말이 내 마음을 더 외롭게 만들 때가 있죠.
그 이유는 종종 간단해요.
나는 ‘해결’이 아니라 ‘이해’를 원했던 순간이기 때문이에요.
힘들다고 말할 때, 내 마음의 바닥에는 이런 마음이 함께 들어 있어요.
“내가 지금 힘든 게 과한 게 아니라는 확인.”
“내가 느끼는 게 말이 된다는 인정.”
“지금 이 마음을 혼자 들고 있지 않아도 된다는 느낌.”
이건 조언이 아니라, 관계의 신호예요.
“나 지금 혼자 두지 말아줘.”
“나를 너무 빨리 정리하지 말아줘.”
“나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줘.”
그런데 “긍정적으로 생각해”라는 말은
나의 마음이 아직 ‘그 자리에 있는데’
상대가 나를 너무 빨리 다음 장면으로 밀어버리는 느낌을 주기도 해요.
그래서 상처받는 마음은 보통 이 셋 중 하나, 혹은 여러 개가 겹쳐요.
첫째, 이해받고 싶은 마음.
“왜 힘든지”를 설명하기 전에, 내가 이미 판단된 느낌.
“그 정도는 견뎌”라는 기준이 씌워진 느낌.
둘째, 공감받고 싶은 마음.
“그랬겠다” “속상했겠다” 같은 말 한마디가 필요한데,
그 자리가 비어 있는 느낌.
셋째, 존중받고 싶은 마음.
내가 어렵게 꺼낸 마음을 가볍게 처리당한 느낌.
내 감정이 ‘비합리적’이라고 취급된 느낌.
이 말을 들었을 때 내가 더 외로워지는 이유는
내 마음이 약해서가 아니라,
그 순간의 내가 “함께 있음, 연결되어 있음”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에요.
사람은 힘들 때 정답을 얻고 싶어서가 아니라
자기 마음이 이해받는 경험을 통해 다시 숨을 쉬고 싶어하거든요.
그래서 이런 상황에서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좋아요.
내가 그때 진짜 듣고 싶었던 말은 뭐였지?
“괜찮아질 거야”가 아니라
“그랬구나”였을 수도 있고,
“힘내”가 아니라
“지금 많이 힘들지”였을 수도 있어요.
이걸 알아차리면, 다음 선택이 생겨요.
상대에게 더 구체적으로 말해볼 수 있어요.
“조언보다, 그냥 내 마음을 좀 들어주면 좋겠어.”
“긍정적으로 보라는 말이 지금은 더 외롭게 느껴져.”
“나 지금 해결책보다 공감이 필요해.”
이 말은 상대를 탓하려는 게 아니라,
내가 필요한 방식으로 연결되고 싶다는 요청이에요.
*아래 답변은 여러분이 스스로 답할 때,
참고할 수 있도록 각색하여 작성하였습니다.
“내가 힘들다고 말했을 때
상대가 ‘그냥 긍정적으로 생각해’라고 했어.
그 말이 나쁜 의도라는 건 알겠는데,
그 순간 나는 이상하게 더 외로워졌어.
마치 내 마음이 ‘지금 여기’에 있는데
상대가 나를 빨리 다른 곳으로 밀어낸 느낌이었거든.
나는 해결책이 필요했던 게 아니야.
그냥 내 마음이 말이 된다는 확인이 필요했어.
‘그랬겠다.’
‘너무 힘들었겠다.’
‘네가 그렇게 느낄 만하다.’
그 한 문장이면
나는 조금 숨을 쉴 수 있었을 것 같아.
근데 ‘긍정적으로 생각해’는
내 감정이 정리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정답으로 넘어가 버리는 느낌이었어.
그래서 그 말이 나를 돕는 말이 아니라
내 마음을 축소하는 말처럼 들렸나 봐.
오늘은 내 안에서 더 정확히 말해보기로 했어.
내가 상처받은 건
내가 약해서가 아니라,
이해와 공감이 필요했기 때문이야.
나는 지금 조언보다
‘함께 있어주는 반응’이 필요해.
그래서 다음에 비슷한 상황이 오면
조심스럽게 말해보려고 해.
‘조언보다, 그냥 내 얘기를 조금만 들어줘.’
‘지금은 긍정적으로 보라는 말보다, 공감이 더 필요해.’
그렇게 말하는 건
상대를 바꾸려는 게 아니라,
내 마음을 지키면서 관계를 이어가려는 방식이니까.”
#정서중심치료 #EFT
#EmotionFocusedTherapy
로지 상담심리사, 심리학 박사 ㅣ Semicolon 심리상담센터
https://linktr.ee/semicoloncouns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