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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켜보는사람 Nov 24. 2024

환시

아..왜하필이시간에..


내가 일했던병동은 간호사실전면은 투명 아크릴판이 설치되어있고 밖으로는 휴게공간과 환자들 병실이 있다.

저녁10시가되면 휴게공간에있는 TV는 끄고 취침등같이 은은한 불빛만 남겨둔채 소등을 하게된다.

여타 다른 종합병원의 저녁과 비슷한느낌이라고 보면될것이다. 불은 켜져있지만 적당히 어둡고 착 가라앉은 느낌의 야간병동이다. 거기서 저녁엔 간호사1명과 보호사한명이 근무를 하게된다.

정신과 환자들엔 여러가지 케이스가 많지만 시를 앓고있는 환자들도있다. 그래서 야간에 병동라운딩을 돌고있다보면 자다가나와 복도에 서서 어떤한곳을 멍하니 응시하고있는 경우가있다. 그럴땐 들어가서 주무시라고 수면을 하도록 권유한다.  그런생각도 든다. 저분은 진짜 눈에 보이니까 저렇게하고있겠지라고 생각하면 한번씩 등뒤에서 땀이 삐질삐질나기도한다.

한번은 야간에 간호사실에 앉아있는데  아크릴판밖에서 서서 간호사실쪽을 쳐다보며 멍하니 응시하고있는경우도있다. 그럴때면 은근히 무섭다. 나는 겁이많다. 영화보는거 게임하는걸 참 좋아하지만 공포쪽은 손도 안댄다. 하지만 여기서 일하면서 이런저런사건을 겪으면서 많이 용감해지긴했다.

그래서 바로 간호사실밖으로나가 환자분에게 다시 병실로 들어가 주무실것을 권유했는데 왜인지 이번엔 잘 물러나지않았다. 그러더니 날 다시 휙 보더니

"어머니요, 왜 이제 왔어요?"

라고 하길래 덤덤하게 "어머니 안오셨으니까 일단 들어가서 주무십시다" 하며 환자를 데리고 병실로 들어갔다. 그리고선 간호사실로 들어와서  간호사에게 환자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고전했고 그래서 병실에 보내주고왔다 라고 말을했다.

내가 환자들과있었던 이야기를 간호사에게 해주면 간호사들은 필요한건 따로 기록하기도한다. 그래서 환자들이랑 했던 사소한 이야기라도 간호사들에게 한번씩 풀어준다.  

다른병원은 모르겠지만 내가일했던곳은 보호사와 간호사가 서로 유대가 좋았다.

그렇게 야간에 나에게 어머니라고했던 환자는 다시 재우고 왔고 간호사에게 이야기한후 야간라운딩가야할 새벽시간이라 병동과 건물밖을 한바퀴돌아야했다.

그렇게 손전등을 들고 일어나서 간호사에게 말했다.

저기...간호사님
라운딩한번만 같이가주시면안됩니까..
.
.
.
.
.
.
.
.
.
무서워요...





용감해진건 기분탓 이였나보다.

간호사가 같이있어 든든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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