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200 06화

면접(1)

백수는 이만 일어난다.

by 지켜보는사람
2014년 1월 중순

어두컴컴한 배경위로 새하얗게 불이 들어옴을 느낀다. 잔뜩 눈을 찡그리고 살며시 눈을 떠보니 방안의 창문사이로 강렬한 햇빛이 내동공을 강하게 가격한다.

"아악!!!내눈 !!"

방바닥위에 깔린 매트위로 낚시줄에 걸린 물고기마냥 눈을 부비면서 파닥 거린다.

이후 굳어있던 척추와 양팔을 있는힘껏 뻗으며 "으아아아아아아!!!!!!!!' 소리를 한번 질러본다. 역시 일어날땐 기지개를 펴며 소리를한번 시원하게 질러줘야 개운하다. 그게 무슨 민폐냐고? 괜찮다. 어차피 해가 중천이고 집엔 나혼자밖에없었고 이미 밖엔 뚱!땅! 쾅!쾅! 하는 공사소리가 들려오기때문에 내목소리는 가볍게 묻히기 때문이다. 저놈의 공사는 매일 하는거같다 뭐가그리 고칠게 많은지...



당시의 나는 군대를 제대하고 딱히 하고싶은일도 없었기에 그냥 집에서 쉬기만했다. 알바? 하기귀찮았다. 당시엔 담배를 열심히 펴대긴했다. 하지만 지금은 끊은지 4년차다. 안물어봤다고? 말하고싶었다. 내 인생 최대업적. 담배와 카페인을 끊은것!! 후후후 그게바로나다. 담배는 알겠고 카페인은 왜끊었냐고? 그건 다음에 언급할테니 기다려달라구. 하여튼 ! 그 담배값은 적당히 부모님에게 용돈받은걸로 충당가능했다. 집밖으로 나가지않으면 돈쓸일도없었다. 그렇게 강렬한 햇빛을 맞으며 일어난후 라이터를 하나 챙겨 집밖으로 나가 담배를 펴본다. 집은 주택이었기에 멀리 나갈 필요는없었다. 그랬다. 흔한 히키코모리중 하나. 그게바로 나였다.

그렇게 일어나자마자 담배를 하나 피우고 세수를 하러들어간다.



하지만 우리 한번씩 그런날 있지않은가 ? 갑자기 머리에 벼락이라도 맞은것처럼 이렇게 있으면 안되겠다! 뭔갈 해야겠다 라는 그런 날! 있잖아. 없나? 뭐 없을수도있겠지. 하지만 그날 나는 그런느낌이 머리에 빡하고 왔지뭐야. 화장실에서 세수하고거울을 봤는데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그렇게 볼품없을수가없었다. 성인인데 부모님한테 용돈받아서 한다는게 고작 담배나피고 있는거라니.. 2014년의 나도 그렇고 현재의 나도 그렇지만 나의 모든 다짐은 화장실거울에서 나를 바라보며 생기는거같다. 물론 그다짐은 별로 없었지만 그장소는 항상 같았다. 일을해야겠다라는 다짐도 화장실거울속의 내얼굴. 브런치에 글을 적어야겠다라는 다짐도 화장실 거울보며 바라봤던 내얼굴.

뭐지!! 내얼굴에 뭐가있나보다. 혹시.. 화장실속거울에 비친 내얼굴이 내가 바라보는 얼굴이아니고 다른 자의 얼굴인가 이때까지 내얼굴로 알고있던 얼굴은 사실 다른사람의 얼굴이였던거지. 뭔 개소리냐고?맞다 개소리다.


그냥 신기하잖아. 우리다들 하나씩 자기만알고있는 신기함 같은거 있잖아. 있을걸? 없을수가 없어. 나는 귀신에 홀린적도있는걸! 귀신에 홀린일도 내가 다음에 짤막하게 언급도록 하겠어.

어쨋든, 일을 하고싶다! 라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 오랜만에 말끔하게 차려입고 집근처 카페로 향했다. 페에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하나 주문하고 거리가보이는 창가에 앉았다. 창가는 바깥을 바라보도록 긴 테이플로 설계되어있어 바깥으로 지나다니는 많은 사람들을 지켜볼수있어서 아주 좋다. 솔직히 이거 공감하는 사람들 있을걸? 가만히 앉아서 이리저리 지나다니는사람들 옷차림 그리고 행동 표정들을 보면 그사람이 대략적으로 유추가 가능해진다. 물론 이 유추가 맞는지는 알길이없다. 그냥 나의 상상을 그사람에게 덧씌우는거다. 만약 이글을 읽고계신분이있다면 시간내서 한번해보는걸 추천한다. 간엄청 잘간다.

가져온 핸드폰은 넣어두고 좋아하는 음료 하나시켜서 홀짝홀짝 마시며 바깥사람들 옷차림을 보며 상상을 덧씌우는거지. 상황극도 스스로 만들어 보고 아주 재미있다. 물론 표정은 무표정으로 일관해야한다. 이상한 표정짓다가 그사람과 눈마주치면 뒷감당은 알아서 하면 될것이다.

미안하다. 내가 이렇게 중간중간 다른곳으로 이야기가 센다.

흠흠. 오늘은 사람구경하러 카페간게 아니고 일자리를 한번 찾아보려고 카페에갔다. 아메리카노를 시원하게 쭈우우욱 빨아당기고 얼음을 와작와작 씹어먹으면서 아르바이트 사이트에 들어가서 쭉쭉 훑어보았다.


xx병원 정신과 보호사 모십니다


모두가 알지만 모르고 궁금하지만 가보고싶진않은곳. 매우 흥미가 당겼다. 딱히 할것도없었고 적어도 용돈벌이는해야하지않을까싶은타이밍에 아주 군침이 도는 곳이였다. 자격요건에 간호조무사 우대 라고 적혀있긴했지만. 우대라고했지 없는사람 안뽑는단 말은 안했다. 그러니 일단 질러!

컵안에 남은 얼음을 입안으로 하나더 털어넣으며 와그작와그작 씹었다. 그리고 그냥 바로 전화를 걸었다. 오른쪽 다리를 달달달달 떨면서 신호음을 들었다.

'딸칵'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광고 보고 전화드렸습니다."

'

'


'

'딸칵'

지금 올수있으면 와서 면접을 보러오라고 말을한다. 백수인 나는 어차피 약속도없었기에 바로 가겠다고했다.

복장상태? 위에서 깔끔하게 입고나간다고 언급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백수인 내기준에서 깔끔하게입은것.

그냥 패딩에 청바지를 입고 모자를 쓰고있었다. 지금생각하면 그래도 한 회사에 면접을 보러가는데 도대체 무슨생각으로 그차림 그대로 갔는지 모르겠다. 최소한 집에가서 옷을 갈아입고갈걸...


그렇게 내 첫 일터이자 현재진형인 정신병원으로 첫걸음을 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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