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200 05화

실패

200의 탄생

by 지켜보는사람

실패했다.


브런치에서 글을 적을수있는 허가를 받고난후 기분좋게 첫1화의 삽을 떳다.

처음 적을때까지만해도 금방금방 글을 적을수있을줄알았다. 그냥 병원에서 일어났던일 그리고 병원에 가게된일 이런것들을 글로 적어내면 막힘없이 술술 적을수 있을줄 알았다. 하지만 이모든건 나의 자만심일 뿐이였다는것을 3번째 적을때 바로 직면하고말았다.

소재를 짜내도 더이상 나오지않았다. 바로 그냥 한계에 부딪혔다.

병원일은 똑같았다.

출근 -> 밥-> 환자케어 -> 청소 -> 밥 -> 환자케어 -> 밥 - > 퇴근 딱 이루틴그대로 흘러갔다. 아침 점심 저녁 같이 환자들이랑 상주하면서 환자를 지켜보는일 그게 나의 일이였다.

그러다보니 환자분들은 대부분 똑같이 생활했고 나역시 하루 루틴에 큰 차이가없었다.

물론 어떤 병동인지에 따라 다르긴하겠지만 급성기 병동이아닌 만성기병동은 대체적으로 환자분들이 조용하다.

만성기병동같은경우 증상은 어느정도 잡혔지만 혼자서 사회생활이나 일상생활이 안되는사람들을 병동에 입원시켜둔곳이다. 그래서 대체적으로 한병동에 길게는 10년이상 거주하고있는 환자분들도 기때문에 정말 루즈했다. 중간중간 빅이벤트가 있긴하지만 자주있는 일이 아니다. 그렇게 매일 똑같은 루틴으로 있다보니 딱히 소재랄게 없었다. 그랬다. 적을게없었던것이다. 벽에 부딪히고 말았다.

물론 정신병원 보호사로 입사를 하게된 이유 그리고 그안에서 있었던 몇가지의 에피소드를 적어보긴했지만 결국 한계에 직면했고 일주일이 지나도 뭘적어야할지 감이 잡히지않았고 그렇게 일주일 이주일 ... 결국은 방치라는 결과를 초래해버렸다. 그렇게 브런치의 첫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실패후 찬찬히 생각해봤다.

사람들이 가고싶어하는 수영장에 간신히 입장은했는데 수영장에 들어가자마자 물이 깊어서 수영못하겠다고 나온꼴이다.

처음 수영장에 들어가고싶어했던 마음은 온데간데없고 깊은물이 무서워서 다시 도망쳐나온꼴이라니.

다른작가분들도 처음엔 이랬을까? 글쎄.. 안그랬을거같다. 이또한 이겨냈것이다.

벽에 부딪히고 조용히 앉아서 여러 브런치작가분들의 글을 많이 읽었다. 그중에 건강이 안좋은데도 불구하고 병마와 싸우며 꾸준히 희망을 적는분들도 있었다. 또는 새로운곳에 다시 도전하는 작가분들도많았다.

현실에 안주하거나 그냥 타협해버리는 나와는 다르더라. 별안간 일어나서 화장실로 달려가 세수를 하고 거울에 비친 나를 보았다. 참... 못났다 못났어...

생긴게? 그것도 좀 크긴하지만 흠흠.. 마음이 참으로 못났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래선안된다. 다시 시작해보자. 차근차근~


다시금 브런치를 키고 내가 적어둔 글을 보았다. 병원관련 이야기도있었지만 따로 매거진으로 분류해서 게임관련 이야기를 적은곳이있다. 이건 일단 놔둘 생각.

그리고 내가 일하는곳 즉, 메인이될 병원관련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삭제를 감행했다.

이유인즉 항상 루틴이 똑같고 환자분들의 생활역시 크게 요동치지않기에 계속 적을수없고 결국 한계에 부딪힐것이라고 판단했다.

일단 삭제후 다시 브런치를 들여다보며 여러 글을 읽었다.

브런치를 읽다보니 문득 생각이든건 나처럼 현실에 안주하고 쉽게 포기하는사람이 거의 없었고 무언가에 크게 도전하는사람은있지만 바로 포기해버리는 사람은 잘 없었다.

오호... 아주좋다. 현실에선 매우 안좋은 단점이지만 브런치내에선 나의 이런것이 큰 단점으로 다가오진않았다. 오히려 여기 나처럼 궁상맞거나 게으른 사람도 있습니다 날 보고 힘내세요 ! 라고 오히려 하향비교 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어보기로했다. 흠. 근데 난 게으르기도 하고 포기도 빠르고 무언갈 새로 시도하는걸 싫어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우울하거나 불행하진않다. 그렇다고 돈을 많이 버느냐? 그것도아니다 난 최저시급으로 일을 하고있다. 근데 왜 우울하지않니? 돈많이 벌고싶지않아? 왜 그렇게 사니? 라고 한다면.

어..그러게... 왜 이렇게 살지.. 갑자기 우울해졌다....

브런치의 장점을 찾았다.

적다보니 자아성찰하게된다. 난왜 이렇게 살아왔는가. 다음에 적을 주제가 생겼다. 적어둬야지. 이런건 생각나면 일단 바로바로 적어두기로했다. 나중에 요긴하게 쓰일것이다.

어쨌든, 다시 브런치를 시작하기위해 책으로 분류를 해놓을 필요가있다고생각했고 이런사람이 이렇게 살고 저런 일을 하고있다 라고 자취를 남겨보고싶었다. 이제 책이름을 만들어야하는데 여기서 또 한동안고민을 시작해본다. 흠..흠... 어떤 제목을할까..


오호! 생각났다.


우리는 여러 SNS에 들어가서 많은사람들을본다. 그리고 그사람들은 다들 많이 번다. 나만빼고 다들 잘살고 잘번다. 하지만 그렇지않은사람도있다. 여기에있는 나는 최저시급으로 그리 많이 벌지못한다. 200언저리다.

오호라...?

책 제목정했다. '200'

처음엔 '200따리' 로 할려고했으나 워딩이 너무강한거같아 그냥 담백하게 200으로가기로 결정.

200의 삶과 그리고 정신과에서 겪은일들을 한번 줄창지게 적어보려한다.

정신과에서 일하면서 환자들과 함께 겪은 이야기 또는 일상 소재는 계속 튀어나올것이다. 소재떨어지면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카페로 들어가서 달달구리한 스무디에다가 빵을 챱챱 씹어먹으며 사람구경하면 소재가 튀어나오겠지뭐.


실패했지만 실패하지않겠다!



어쨌든 이렇게 나의 정식 첫번째 자식 '200' 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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