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다시 돌아온 볼리비아
현지 친구들은 병원에 잘 가지 않는다. 감기에 걸려도, 발을 접질러도, 증상이 꽤 심해 보여도 병원에 가려 하지 않는다. 내가 아무리 진료를 받아보라고 직접적으로 권해도, 친구들은 “우리는 병원에 잘 가지 않아”라고 담담하게 말한다.
한국이 병원에 과하게 자주 가는 문화라면, 여기는 반대로 병원에 과하게 가지 않는 문화다. 사회경제적인 이유가 당연히 있을 것 같다. 안타까운 점은 예방적 진단과 치료가 어려워 보인다는 것이다.
실제로 내가 아는 친구들만 해도 이미 부모님을 지병으로 잃은 경우가 적지 않다. 친한 친구들만 세어도 세 명이 최근 몇 년 사이에 아버지나 어머니를 잃었다. 그 빈도가 한국에서의 경험과 비교하면 분명히 더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평균 수명을 찾아보았다. 한국은 약 84세, 볼리비아는 약 68세로 거의 20년 차이가 난다.
코로나19 때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에서는 확진자 수가 많아도 치명률이 낮아 대부분 회복했는데, 여기서는 “건너 건너 아는 사람이 죽었다”는 이야기가 너무 흔하게 들렸다. 코로나19 누적 치명률(환자 수 대비 사망자 수) 역시 한국은 약 0.1%, 볼리비아는 약 0.5% 수준으로 다섯 배 차이가 난다.
이 격차가 단순히 통계의 문제가 아니라, 주변 친구들이 실제로 겪는 상실과 관련이 있어서 마음이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