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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선 대통령의 귀환을 원하는 선주민들

6년 만에 다시 돌아온 볼리비아

by 남미가 좋아서

휴가를 맞아 한국에 왔다. 그사이 볼리비아에서 일이 터졌다.


포토시와 코차밤바 지역에서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등록을 요구하는 시위가 격화되며 경찰과 시위대 간의 충돌이 발생했고, 최소 5명이 사망했으며 20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건의 발단은 선거관리당국이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8월 대선 출마 등록을 기각한 데에 있다. 헌법상 대통령의 3선 이상 출마를 제한하고 있는 현행 규정에 따라 모랄레스의 출마가 무효 처리된 것이다. 이에 반발한 그의 지지자들은 포토시의 광산도시인 야야구아(Llallagua)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대규모 도로 봉쇄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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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는 곧 폭력 사태로 번졌다. Llallagua에서는 시위대가 주요 도로를 점거하고 경찰의 진입을 막는 과정에서 총격이 발생했고, 경찰 3명과 소방관 1명이 사망했다. 이 외에도 농민 1명이 사망하면서 총 사망자는 5명으로 확인됐다. 부상자는 경찰과 시민을 포함해 약 200명에 달하며, 코차밤바 지역에서는 시위대가 폭발물을 사용했다는 보고도 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루이스 아르세 대통령은 군 병력까지 동원해 봉쇄된 도로를 해제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포토시와 코차밤바 일대에는 군 탱크와 병력이 배치되었고, 정부는 이번 사태를 "조직화된 폭력과 준군사 활동의 결과"라고 규정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시위는 단순한 정치적 요구를 넘어, 현재 볼리비아가 직면한 경제 위기와도 깊이 맞물려 있다. 볼리비아는 최근 몇 달 간 인플레이션이 15%에 달하며, 연료와 생필품 부족으로 인한 생활고가 심화되고 있다. 모랄레스 지지자들은 이러한 국가적 위기 속에서 전직 대통령의 복귀야말로 해결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나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선주민들의 지지를 강하게 받는다. 임기 동안 이들의 권리를 신장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임기 말기에는 여러 부정부패 문제로 지적을 받으면서 물러나게 되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제 다시금 국민들은 그의 복귀를 원한다. (국민이 원하는 장기집권자는, 독재자일까 민주주의의 수호자일까?)


과연 볼리비아의 정치 경제 상황은 어느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가. 나는 볼리비아에 돌아가도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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