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의 첫 입김을 만났다>
오늘 올 겨울의 첫 입김을 만났다.
늘 겨울의 첫 입김을 기록한다.
그저 새로운 계절이 시작되었음을 체크하는 게 아니라 뭔가 이번 겨울은 더 특별하게 느껴질것 같아 매번 기록하게 된다.일년이 끝나간다는 아쉬움, 새로운 일년이 시작된다는 설레임이 공존하는 계절이라 겨울은 언제나 더 특별한 것 같다.
맞다.
올해는 정말 특별한 해였다.
일년동안 불투명하고 불규칙적이며
불균질하게 치뤄냈다.
굉장히 아팠고
굉장히 힘들었으며
굉장히 헤매였다.
평생 나의 발목을 붙잡던 병의 새로운 치료를 여름에 시작해 겨울로 들어가는 문앞에서 효과를 보았고 그 덕분에 40여년만에 잠다운 잠을 잤다.
40년만에 잠이라니 '너무 과장하는 것 아니야?' 할지 모르지만 정말이다.
나는 불안함을 덮은채 눈을 감고, 눈뜨는 순간부터 아픔으로 시작해 이제 어느정도가 아픈건지 고통의 강도가 애매해질 정도의 삶을 살았는데 치료를 시작하고 한달이 지날무렵
중간에 깨지않고 잠을 잤다.
그리고 아침에 아프지 않고 눈을 떴다.
이 기분을 글로 쓰기에 내 실력이 너무 모자라 표현할 길이 없을정도의 감정으로 겨울의 첫 입김을 만났다.
아직 나는, 우리는 해결해야 할 일이 남아있고 두어개의 고비가 기다리고 있다.
잘 넘을 수 있을지 넘어져서 다시한번 숨을 고를지 모르겠다.
게다가 잘 넘는다고 끝이 아니다.
그러니 그냥 계속 다음 계절을 향해 걷는다.
차가운 밤공기에 하얗게 부서지는 첫입김을
이렇게 많이 볼 수 있을 줄 , 이렇게 많이 기록하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다시한번 특별한 겨울이 시작되었다.
-2025년 11월18일 올겨울 나의 첫 입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