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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리테일 Jul 13. 2015

결국 사랑

그럼에도 불구하고

< 나는 이제 좀 행복해져야겠다>


#012




당신과

나사이

2.5그램




012번째 2.5그램





작은 조각에서

더 큰 조각으로.




+

조금만 건드려도

까르르 웃던 시절은 끝났습니다.

손만 흔들어줘도

웃음이 터지던 그때가 기억나지 않을 때 즈음

내 속에 감정의 문을 닫았습니다.


어떤 때는

너무 상처가 커서

여러 개의 문을 닫았어요.

문이 하나씩 닫힐 때마다

빛이 들어오는 창구가 하나씩 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그 문으로 금방 빛이 차올라서

나는 더 많이 따뜻하고

더 많이 밝았었는데.

닫은 만큼

어두워졌어요.

어쩔 때는 그냥 닫는 게 아니라

못질까지 했습니다.


'아무도 들어오지 마'

커다란 못이 살을 파고들 때마다

다시는 열지 말아야지 라는 생각이 더 깊게 새겨졌어요.

아픈 만큼 얼굴에서는 웃음이 사라졌습니다.


아무것도 들어오지 못하고

아무것도 나갈 수 없는 상태.

나는 비로소 가장 평온한 상태가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너무 어둡고

너무 외롭고

그래서 너무 아팠습니다.


문을 다시 열고 싶었는데

용기가 나질 않았습니다.

다시 저 못을 빼내는 과정이 무서웠어요.

슬그머니 용기를 내봐도

어느새 내 안은

너무 어두워져서 문이 어디 있는지 찾을 수 조차 없었습니다.

영원히

이렇게 어두운 곳에서 살아야 할 것 같았습니다.


그 때

똑똑 작은 노크소리가 들려왔어요.


그 작은 노크 소리.

그 작은 두드림에

가슴이 빨리 뛰었습니다.


'거기 누구 있어요?'


'네! 제가.. 제가 있어요!'

대답하고 싶었습니다.



다리에 힘을 주고

일어나 봅니다.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걸음을 옮기고

손을 뻗어서

오랫동안 열리지 않았던 그 문의 손잡이에

손을 얹었습니다.


낮게 숨을 한번 쉬고

문을 열자,




< 나는 이제 좀 행복해져야겠다 > - 당신과 나 사이 2.5그램



환하게 웃고 있는 사람이 서 있었습니다.



"그쪽에 있었네요?"


"네. 고마워요"



뜬금없는 대답에도

그 사람이 웃어주었습니다.

저도 웃음이 나왔습니다.



< 나는 이제 좀 행복해져야겠다 >  -  당신과 나 사이 2.5그램




결국

문을 닫은 것도

문을 다시 열어준 것도

사랑.


결국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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