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진짜 내 삶과 다시 만나게 된다
당신과
나사이
2.5그램
95번째 2.5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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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부터 슬슬 조짐이 보이더니
어제 오후부터
기어이 하루 종일
기절한 듯 끙끙 앓고 일어났다.
워낙 약을 잘 안 먹다 보니
이럴 때 감기약 하나 먹고
죽은 듯 자고 일어나면
나름 빨리 괜찮아진다.
아프면
우주 속에 버려진 것 같다.
열이 나고
몸이 땅으로 꺼질 것 같고
머리가 멍해지고
어지럽다.
그렇게 한동안 앓고 있다 보면
정말로 그 우주 속에
동동 내가 떠다니는 것 같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게 아프다 보면
내가 다시 보인다.
내 삶이 다시 보이고
지금 내가 다시 보인다.
그동안
내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다 일어서서
나에게 소리치고
지금의 나의 삶을
재조립하게 해준다.
아프지 않고
그럴 수 있다면
좋겠지만
결국 늘 이렇게
아프고 나서야
나는 나의 삶을
다시 관찰하고
쓰다듬어 준다.
엄청나게 중요하다
생각했던 것들,
나를 괴롭히던 수많은 것들이
순간 다 사그라드는 경험.
아픈 것은 싫지만
아프고 난 후
꼭 이런 마음이 남아서 다행이다.
-덧붙임 1-
그리고 다음 작업을 위한 광고
글 밑에 제 작업 광고가 들어가도
아 쟤 열심히 사는구나 하고 너그럽게 이해해주세요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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