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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리테일 Jul 25. 2015

외로움의 숲

< 나는 이제 좀 행복해져야겠다>


#020




당신과

나사이

2.5그램




020번째 2.5그램


+


마른 나뭇가지로 가득 찬 숲.

푸른 잎과 상쾌한 향기로 가득한 숲.

어떤 게 외로움의 숲일까요?




+

외로움의 숲은

어떤 날은 회색의 마른가지로

가득 차 있고

어떤 때는 푸름의 풍성함으로

가득 차 있어요.





외롭다는 것은

모자란다고 꼭 찾아오고

풍성하다고 찾아오지 않는 게 아니거든요.







그저

외로움의 숲에 들어갔을 때  

나의 외로움과 마주하고

천천히 들여다 볼 수 있으면 됩니다.


나의 외로움이 어떻게 생겼는지,

나의 외로움이

어떤 숲을 만들어놨는지 보는 거예요.


가득 차 있는데

내가 이 숲 속으로 들어왔는지

마르고 말라버린 다음에

내가 들어왔는지를 알 수 있도록

그 외로움의 숲

전체를 보는 연습을 하는 겁니다.


길을 잃었다고

조급하게 헤매지 말고

천천히 그  숲을 걷고 걸어

온전히 내 외로움을 만나보는 거예요.


천천히

하지만

온전한 눈으로

진짜 내 마음으로

보고 생각하고

만나봅니다.


까마귀를 몇 마리 날려 보냈는지

검은 나뭇가지가 몇 개 꺾여있는지.


혹은


푸른 잎이 너무 빽빽해서

오히려 너무 어두워진 게 아닌지.


외로움의 숲 따위는 없어지는 게 낫다며

밀어버리고 태워버려도

결국 그 숲은 다시 생겨납니다.




그러니

그 숲 속에서 나의 외로움을 만나

산책하고 얘기하는 편이 나아요.


비가 와서 좋은 사람도 있고

볕이 좋아서 슬픈 사람도 있습니다.





외로움의 숲에 들어가는 것보다

그 숲 속을 나올 때의 표정이

중요한 거니까요.



< 나는 이제 좀 행복해져야겠다 >

오늘 나는

그 외로움의 숲에서

무엇을 만나고

어떤 표정으로

나오게 될지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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