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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리테일 Jul 28. 2015

나는 그냥 커피 한잔 마실래요

< 나는 이제 좀 행복해져야겠다>


#021




당신과

나사이

2.5그램




021번째 2.5그램






밥보다 비싼 커피.

커피 한잔에 원가 몇백 원도 안되는데

아깝지 않아?

때마다 뉴스에서 두드려대는

커피 원가 논쟁.

그냥 까만 물.






+

기억나는 커피가 많이 있어요.




< 나는 이제 좀 행복해져야겠다 >



작년 겨울에 서울에서 제주까지

차를 가지고 갔던 적이 있었습니다.

차를 배에 싣고 제주까지 가는 경로라

새벽에 서울에서 출발,

해남까지 운전을 했어요.

새벽부터 꽤 긴 거리를 운전해서 가니

엄청나게 피곤한 상태로

제주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힘든 상태로

협재의 그 카페에 도착해서

따뜻한 커피를  한 모금 마시는데

와아!!! 진짜!!! 커피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내 몸 곳곳에 피곤함을 막 데리고 가는 게 느껴졌어요.

그때 그 느낌이란!!!








< 나는 이제 좀 행복해져야겠다 >


막혔던 생각의 통로를 딱 뚫어주는 커피.









< 나는 이제 좀 행복해져야겠다 >

하루 잘 끝냈다고 토닥토닥

휴식을 주는 커피.








< 나는 이제 좀 행복해져야겠다 >

곰곰이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한번 나를 잡아주던 커피.







+

생각해보면

저는 그냥 커피만 좋아하는 게 아니라

카페라는 공간을 같이 마시는 것 같아요.


네.

저는 커피만 마시러 가는 게 아니고

카페의 그 공간에서 마시는 그 커피가 좋은 것 같습니다.


카페에서 수다를 떨고

카페에서 그림을 그리고

카페에서 멍 때리고 있으면

그냥 행복해집니다.


뭐 그렇다고

꼭 카페여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미술학원 친구들하고 자판기 앞에서 뽑아먹던 200원짜리 그 달달한 커피도,

늦은 밤 24시간 편의점 앞

테이블에 앉아 마시던 그 캔커피도,

모두 생각나요.









< 나는 이제 좀 행복해져야겠다 >



밥을 굶고 커피를 마셨는데

내가 행복하다면

나는 그냥

커피 한잔 마실래요.


밥보다 비싼 커피든

밥보다 싼 커피든

내가 행복한 커피,

내가 행복한 밥을 먹을래요.




< 나는 이제 좀 행복해져야겠다 >

내가 행복한 일,

아무에게도 피해주지 않는데

남들이 뭐라 해서 하지 말까 고민이 된다면

그냥 당신이 행복한 일을 해요.


그게 옳아요.


당신만 행복하다면

다른 사람 보지 말고

그곳에 가고

 그 커피를 마셔요.


그게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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