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페리테일 Jul 10. 2022

나의 이사일지 3_이사가는 즐거움과 괴로움

#귀여운거그려서20년살아남았습니다


<나의 이사일지 3_이사가는 즐거움과 괴로움>


모든 일에는 즐거움과 괴로움이 함께 합니다.

그 중 어느쪽으로 더 기우느냐에 따라 선택을 하게 됩니다.

이번 이사는 그중에서도 쉽지 않았습니다.

여러가지 일중에 첫번째는 오랑이였는데

그동안 오랑이는 두번의 이사 모두 아는 작가님에게 탁묘를 부탁했었습니다.

처음 이사는 저희집에 오랑이가 오고 나서 한달도 안되어 간거라

(이미 이사가 결정되어있었는데 오랑이를 만나게 됨)

무척 잘 지내다 왔어요.

그 후 두번째 이사에도 작가님에게 탁묘를 떠났는데

그때는 하루동안 꼬박 소파아래에서 나오지 않았습니다.밥도 안먹고 화장실도 안쓰고.

그리고 저희가 데리러 가자마자 깽~ 하고 나오는 모습을 보니

뭐랄까 한편으로는 ‘아 이제 녀석이 우리를 가족으로 아는구나’라는 생각도 들고

이런 녀석을 두고 어디를 가나 이런 생각이 교차했어요.

그래서 이번 이사때는 아예 먼저 빈집을 계약해서

오랑이를 먼저 데려다 놓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당일날 문제가 생길것 같아 불안해 졌어요.

결국 최선은 호텔에 맡기는 거라 생각하고 검색해보니 마침 집 근처

고양이 호텔 괜찮은 곳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이동장에서도 안나왔다고 하는데 오후가 되니 오랑이가 나와서

캣타워 꼭대기 위에 올라간 사진을 받았어요.

고양이 호텔에서 보내준 오랑이 사진

잘 지내고 있구나 생각을 했지만 아니었습니다.

이사를 마치자마자 오랑이를 데리러 갔는데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지 코는 너무 축축해져있고

침도 약간 흘리더라고요. ㅠ_ㅠ 예전에 구내염 앓던 일이 생각나서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습니다.

그리고 저희를 봐도 캣타워 꼭대기에서 내려오지를 않더라고요.

보라요정님은 그런 오랑이를 보자마자 울음을 터뜨렸고

결국 제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오랑이를 간신히 데리고 내려왔습니다.

고양이호텔과 집이 가까웠길래 망정이지 멀었다면 큰일날뻔 했어요.

집에 돌아온 오랑이는 한동안 개구호흡을 했습니다.





고양이에게 개구호흡은 나쁜 상황이라 병원에 가야 하나 걱정했지만

스트레스로 인한 것으로 판단,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다행이 개구호흡은 멎었고

아마 예민한 오랑이가 바뀐 환경때문에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은 것 같아요.

(오랑이가 무난한 녀석이라는 말은 취소)

그리고나서 오랑이는 계속 울기 시작했습니다.

저희가 보이지 않으면 계속 저희를 찾아다니고 울어대는데

전에도 저희를 많이 찾았지만 지금은 정말로 잠깐만 방에 들어가도 울더라고요.

활동성도 있고 원래 먹던 양은 아니지만 밥도 먹고 물도 전처럼 마시고 화장실도 갔기 때문에 몸이 아픈것은 아니고 호텔링과 바뀐 환경에 대한 스트레스 같아요.

발라당도, 배냥이도, 꾹꾹이도 했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고양이는 고양이라 오래된 환경이 바뀌는 것이 극도로 싫은가 봐요.

일단 집안 전체를 계속 보여주고 있습니다.

궁금함+무서움+그래서 확인하고 싶은 마음 등등이 복잡하게 있는것 같아요.


곧 안정을 찾았지만 너무 서러웠던 오랑씨



-계속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