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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이미 효도를 다했어

육아일기(생후 8개월)

by 친절한 상담쌤

2003.10.17.

요즘은 유아 관련 서적을 읽느라 바쁘다. 알면 알수록 배워야 할 것이 많다. 마트에 가서 00이 동화책을 사면서 꼭 유아서적을 산다. 평일 한가한 시간에 00 이와 함께 책을 고르는 것이 참으로 즐겁다. 00 이가 좀 더 커서 함께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기다려진다.


2003.10.18.

이제 00 이를 돌보고, 집안 살림을 하는 것이 자리 잡혀 가고 있다. 부지런히 유아 관련 서적을 읽어서 이제는 00 이를 어떻게 길러야겠다는 가치관이 선 것 같다. 이제 00 이와 함께 하루 종일 있을 수 있는 시간이 몇 달 안 남았다. 이 기간을 더 보람 있게 보내고 싶다. 00 이는 요즘 관심 있는 것을 만져보기 위해서 기어 다니기 시작했다. 그 작은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럽다. 보행기에 태워 놓으면 보행기를 잡고 서 있고, 한두 발짝을 띠기도 한다. 이제 조금 있으면 걸어 다니려고 할 것 같다. 옹알이도 잘하고 가끔 소리를 질러 당황스럽기도 한다.

언제 엄마나 아빠라고 이야기할지 너무 기다려진다. 00 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물론 그때부터 00 이가 말을 안 듣고 고집을 부려서 속이 상할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00 이와 말을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00아. 건강하게 쑥쑥 자라렴. 내일모레 독감 예방접종을 하러 간다. 00 이가 몇 kg이 되었는지 궁금하다.


2003.10.23.

00이 몸무게가 8kg 대가 되었다. 쑥쑥 잘 자라는 00 이가 너무 고맙고 사랑스럽다. 요즘 00 이는 배로 능숙하게 기어 다니면서 원하는 물건을 잡으려고 한다. 가장 만지고 싶어 하는 물건이 휴지통이어서 매일 휴지통을 지키느라 분주하다. 그리고 00 이는 엄마를 사랑한다는 표현에 적극적이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눈을 맞추고 크게 웃어주고 엄마를 잡으려고 팔을 내민다. 엄마의 다리나 팔을 빨거나 안으면서 놀기도 한다. 팔을 아빠에게 뻗으며 ‘아따’라고 하기도 한다. 이가 나려고 잇몸이 간지러운지 지금도 딸랑이를 빨아먹고 있다. 매일 자라는 00 이를 보면서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한다. 언제나 00 이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고 싶다.


2003.11.7.

날씨가 많이 흐리다. 오늘은 00 이와 잠깐 외출을 하려고 했는데 안타깝다. 운동삼아 가장 따뜻한 시간에 00 이와 함께 쇼핑센터를 가는 것이 요즘의 중요한 일상이다. 00이 장난감도 둘러보고, 책도 보고, 무겁지 않게 조금씩 장도 보고... 하루종일 부지런히 생활을 해도 항상 해야 할 일들이 많다. 알면 알수록 집안일은 어려운 것 같다. 더 잘하고 싶은 맘이 커서인가 보다. 00 이는 요즘 상을 잡고 혼자 일어선다. 하루하루 빠르게 성장하는 00 이가 너무 사랑스럽다. 이제 조금 있으면 한 걸음씩 걷기 시작하겠지? 00 이가 말을 하는 날도 너무나 기다려진다. 다음 주에는 00 이와 함께 에버랜드에 간다. 날씨가 따뜻했으면 좋겠다.


2003.11.8.

00 이는 요즘 나에게 큰 사랑을 마음껏 표현하고 있다. 나를 보고 눈을 맞추며 활짝 웃고, 손을 벌리며, 다리나 팔을 얼싸안기도 한다. 00 이가 밝은 표정으로 웃고 소리를 지르며 노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참 행복하다. 00 이의 몸놀림은 매일 정교화되고 있다. 누웠다가 앉기도 하고 혼자 잡고 일어나기도 한다. 음식을 손으로 집어 입으로 가져가 꽤 씹어 먹기도 한다. 오늘은 00 이에게 낱말카드를 만들어주려 한다. 무언가 00 이를 위해 만드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손재주가 있어 더 멋지게 만들어 주지 못해 안타깝다. 내년에는 다시 일을 시작해야 해서 00 이에게 지금처럼 관심을 많이 주지 못할 것 같아서 올해 더 많은 것을 해주고 싶다. 00아. 건강하게 자라렴


2003.11.11.

며칠 전부터 하루 일상이 규칙적으로 고정되는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서 이유식 먹고, 씻고, 놀다가 잠깐 눈을 붙인다. 한 시간 정도 자고 일어나 놀다가 이유식과 분유를 먹고, 나와 장난감과 책을 가지고 논다. 점심에 30분 정도 자고 일어나 산책을 나간다. 한 시간 정도 외출을 하고 와서 놀다가 다시 한 시간 정도 자고 일어나서 논다. 00 이가 자는 동안 나는 청소와 설거지를 하고 밥도 먹는다. 00 이가 노는 동안에는 00 이와 함께 있는다. 옆에서 책도 보고, 빨래도 개면서 00 이가 안전하면서도 마음껏 놀 수 있도록 한다. 노는데 개입하지 않고 적절하게 놀잇감을 제시하고 00 이가 원하면 함께 논다. 요즘 00 이는 손을 잡고 서거나 몇 발짝 거는 놀이를 좋아한다.


이 시기에 00 이가 내게 준 사랑으로 나는 참 많이 치유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무조건적인 사랑은 힘이 세다. 그래서 나는 항상 00 이에게 ‘너는 이미 효도를 다 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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