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생후 13개월)
2004.3.25
12-24개월 아기 엄마 모임에 참석했다. 아이들에게 소리를 지르면서 접근했지만 큰 아이들에게 몇 대 맞았다. 울지는 않았지만 맞고도 가만히 있었다. 돌이 지나면서 자기주장을 하기도 하고, 말썽을 피우기도 한다. 요즘에는 상에 올라가거나 서랍 안에 들어가기도 한다.
2004.3.28
품앗이 모임에 참석해서 24개월, 6개월 아기와 놀았다. 큰 아이들이 밀거나 하면 넘어진다. 울지는 않는다.
엉덩이가 빨개져서 크림을 발라주었다.
2004.3.29
수두 예방접종을 했다. 병원에서 체중을 쟀다(9.9kg). 예방접종 후 별다른 부작용이 없었다.
2004.3.30
오전에 3-40분, 오후에 1시간~1시간 30분 낮잠을 자는 것이 컨디션 좋게 노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졸리다는 sign후에 이불 위를 혼자 뒹굴다 잠이 든다. 한 끼 식사 분량이 줄어들었다. 원래 그런 시기인지, 아픈 뒤끝이라서 그런지 잘 모르겠다. 이유식 만드는데 신경이 쓰인다. 집에서 엄마랑 동화책 읽고, 동요 들으며 춤추고, 장난감 가지고 놀았다.
2004.3.30
밥보다는 반찬에 관심을 보여서 일품요리보다 반찬을 만들어서 먹이고 있다. 간도 약간 하니 조금 더 잘 먹는 것 같다. 비행기 태우기 등 신체놀이하면서 놀았다.
2004.4.4
아침에 콧물이 나서 병원에 갔다. 엄마랑 동요랑 클래식 듣고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다. 요즘은 뚜껑 열고 닫기, 빼고 넣기 등의 활동을 즐겨한다.
2004.4.5
설사기가 있어사 설사분유를 먹이다가 두유로 돌아오는 중이다. 엄마랑 촉각그림책, 팝업북 가지고 놀기, 공주고받기, 쥐 한 마리 손유희, 동요 들으며 춤추기 하면서 놀았다. 아픈 중에도 잘 노는 모습을 보인다.
2004.4.6
설사기가 있어서 두유와 설사분유를 섞어서 먹이고 간식으로는 바나나, 감자만 먹이고 있다. 아직 간간히 미열이 나고, 콧물 증세가 남아있다. 엄마랑 클래식 듣고, 그림책도 보고,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다
2004.4.7
가끔 미열이 나기는 하지만 해열제 먹일 정도는 아니고 설사나 구토 증상은 없다. 콧물과 간간히 기침을 한다. 아파서인지 한번씩 먹는 분유량과 이유식 양이 줄었다. 두유와 설사분유를 섞어서 먹이고 있다. 요즘 자꾸 밖에 나가서 걷자고 조른다. 현관에 서서 신발을 들고 나는 바라보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 오늘은 엄마랑 걷고, 자연관찰책을 보고 원목블록을 가지고 놀았다.
2004.4.8
00 이가 몸이 힘든지 칭얼거렸다. 고형식을 먹기 싫어해서 겨우 바나나 반 개, 수프 반공기를 먹였다. 의사 선생님이 항생제 처방을 안 하셔서 감기가 좀 오래가기는 하지만 다음 주에는 완치가 될 거라고 하셨다. 요즘은 바구니나 통에 있는 장난감을 넣고 꺼내기 활동을 좋아한다. 물론 꺼내는 것을 더 좋아한다. 엄마랑 수개념 손유희하고, 병뚜껑 물에 담갔다가 빼기 놀이를 했다.
2004.4.9
콧물양이 많이 줄었고 색깔도 좋아졌다. 이제 며칠 만에 모두 나을 것 같다. 오늘도 병원에 다녀왔다. 요즘 00 이는 구석에 기어들어가는 놀이와 물이나 통에 물건을 넣었다가 빼는 놀이를 즐겨한다. 엄마랑 동요 들으면서 율동하고, 장난감 가지고 놀기, 터널 기어서 통과하기 놀이를 했다.
2004.4.10
이제 콧물이 아주 조금 나나. 밥도 잘 먹고, 아기밀과 초유밀도 매일 먹는다. 매일 어깨를 흔들고, 발을 구르며 춤을 춘다. 매일 커가는 모습이 마냥 신기하기만 한다. 아픈 와중에 키가 부쩍 커서 책상 위에 있는 물건까지 손이 닿는다. 오늘은 처음으로 물건주고받기 놀이를 했다. 예전에는 못했던 일을 하나씩 해 나가는 걸 보는 것이 참으로 큰 행복이다.
이때부터는 놀이방 알림장에 육아일기를 대신 썼다. 이걸 옮기는 작업이 가벼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어마어마한 알림장의 양에 약간 압도된다. 육아일기를 옮기는 작업을 쉬엄쉬엄해야 할 것 간다. 모유의 힘을 잃은 것인지 돌이 지나면서부터 아이는 계속 아팠다. 이때는 매주 병원 가는 것이 중요한 일과였던 것 같다. 항상 아이랑 잘 못 놀아줬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래도 이때는 매일 다양하게 놀아주려고 노력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책을 참고해서 개월별로 어떻게 놀아야 하는지 공부하면서 놀아줬던 것 같다. 00 이가 CD장에서 CD를 하나씩 꺼내어 바닥에 떨어트리고 다 떨어뜨리면 나를 보고 웃던 모습이 기억이 난다. 다시 꽂아주면 또 하나씩 빼서 떨어뜨리는 걸 재미있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