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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육을 시작했어요

육아일기(18개월)

by 친절한 상담쌤

2004.8.25

마트에 있는 놀이공간에서 혼자 잘 논다. 00이가 타던 것을 누가 뺐으면 바로 주고 다른 것을 타러가고 다른 차와 부디지면 후진해서 피할 줄도 안다. 그런데 어제는 4-5세 여자아이가 자동차를 밀어주었는데 손으로 얼굴을 쳐서 무척 미안했다. 00이는 장난이었는데 그 아이가 놀라고 서운해해서 미안했다.


2004.8.26

고집이 세지고 하고 싶은 일이 많아져서 재재의 회수가 늘었다 다시 한 번 집을 점검해서 '돼는'환경을 만들어 주려 한다. '뜨겁다'라는 라는 말을 알아듣고 먹으려다 멈추는 행동을 했다. 조금이라도 뜨거우면 뱉어버리는데 미리 뜨거운거라고 말하니 알아들었다. 사람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산책나가면 보는 사람을 모두 따라가려하고 인사를 한다.


2004.8.29

00이가 요즘 물거을 던진다. 방바닥이나 상위에 탁탁치는 것외에 나에게 던지기도 하고 나에게 탁탁 쳐보기도 한다. 그럴때마다 손을 잡고 '안돼'라고도 해보고 손바닥을 몇 대 때려보기도 하는데 표정을 보면 즐거운 놀이를 하는 듯 하다. 지금은 일시적인 현상이기를 바라면서 관찰하고 있다.


2004.9.1

00이에게 강요는 하지 않지만 조금씩 기본생활습관을 들이는 시도를 하고 있다. 그런데 잘 돼지는 않는다. 우유마시고 컵을 씽크대에 가져다 놓기는 시키지도 않았는데 잘한다. 앉아서 밥을 먹지만 밥가지고 장난을 치기도 하고 장난감 정리는 아직 의도 파악도 안되는 것 같다. 요즘은 '이게 뭐에요'라는 말을 한다.


2004.9.2

레스토랑이 있는 놀이시설에서 엄마없이 혼자서 놀았다. 지켜보지 않고 혼자 놀게 했는데 30-40분 가량을 신나게 잘 놀았고, 더 놀고 싶어했다.


2004.9.5

00이가 인형을 들고 뛰어다니면서 '하나, 둘'라는 구령을 붙인니다. 간혹 계단을 오르거나 내려갈때도 그런다. 원기둥 끼우기, 수셈판, 구슬꿰기를 사줬는데 원기동 끼우기를 가장 재미있어 한다. 미끄럼틀은 여전히 거꾸로 올라가서 타고 혹 계단으로 올라가도 뒤로 돌아서 탄다. 건강하게 잘 자라서 무척 기쁘다.


2004.9.10

'이게 뭐에요'하고 간혹 물어본다. 거북이 블럭을 가르키며 그러길래 '거북이'라고 맗해주자 내 말을 따라했다. 놀이를 하면서 언어적 상호작용을 하기를 좋아하고, 컴퓨터 책상앞에 앉아 자판을 두드리기 좋아해서 내가 컴퓨터만 켜면 내려오라고 하고 혼자 의자에 올라가서 앉는다.


2004.9.12

아침에 00이가 일찍 일어나면 음악을 틀어놓고 함께 춤을 춘다. 어렸을때부터 00이를 안고 춤춰버릇해서 그런지 음악만 나오면 거의 자동으로 춤을 춘다. 애교도 많아서 엄마 아빠에게 매일 애교를 부린다. 밥도 앉아서 잘먹고 우유도 컵을 잘 들고 마신다. 다 마시면 나에게 주거나 씽크대에 올려놓으려고 한다. 거의 밀어넣는 수준이다. 정말 매일 매일 자라는 느낌이다.


육아일기를 읽으면서 이것은 일기가 아니라 아이 관찰일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때는 아이가 자신의 의사를 말로 하지 못하는 때여서 내 신경은 온통 아이의 표정, 행동에 쏠려 있었던 것 같다. 그래야 아이의 마음을 알아차릴 수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육아책에 나온 발달 상황을 아이가 때에 맞추어 하고 있는지 발달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도 가늠해보았던 것 같아. 주변에 육아를 도와줄 사람이 없었던 탓에 책은 나의 육아 선생님이었다. 책에 나온 방법밖에 모르니 책대로 키우다보니 나중에 주변 사람들이 나보고 "정말 책에 나오는 대로 아이를 키우셨네요"라고 말한적이 있었다. 나는 지금도 무언가 답을 찾고 싶을 때 책을 찾는다. 책속에서 스스로 답을 찾는 것이 편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AI한테 물어보고 그 내용을 책을 통해서 검토하곤 한다. 내 생활을 도와주는 선생님들이 늘어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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