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22개월)
2004.12.13
요즘은 혼자서 숟가락을 사용해 곧잘 먹고, 컵으로 물을 거의 흘리지 않고 마신다. 갑자기 많이 큰 것 같다.
2004.12.14
오늘은 스티커를 혼자 떼어서 붙였다. 점점 손가락 사용이 섬세해지는 것 같다.
2004.12.15
점점 주장이 강해지고 떼를 쓰기 시작한다. '되는 일'과 '안 되는 일'을 명확히 구분해주고 싶은데 마음처럼 잘 되지 않는다. 요즘 부쩍 잘 먹어서 배변횟수가 많아졌다.
2004.12.16
혼자서 귤을 까서 먹는다. 한 번 시범을 보이면 기억하고 곧잘 따라 하는 것 같다. 귤과 그릇을 주면 귤을 까서 그릇 안에 넣고 하나씩 꺼내 먹는다. 원할 때마다 변기에 앉혀보는 연습을 시작했다.
2004.12.17
이제는 00 이가 무어라무어라 꽤 길게 말한다. 진지하게 무언가를 말하는 것 같은데 해석이 되지는 않는다. 책을 넘기면서도 마치 책을 읽는 듯 무어라무어라 말하기도 한다.
2004.12.20
주말에 플레이타임이라는 실내놀이터에 갔다. 00 이는 큰 언니 오빠들이 노는 틈에서 분주하게 돌아다니며 놀았다. 미끄럼틀과 볼풀에서 놀았는데 안 가겠다고 떼를 썼다. 언니들이 이쁘다고 00 이를 많이 안아주었다.
2004.12.21
기저귀발진이 나서 사타구니가 빨갛다. 얼굴고 빨갛고. 이제는 가려워하거나 쓰려하지는 않는 것 같다. 하루 이틀 지나면 다시 좋아질 것 같다. 얼고에도 로션을 여러 번 발라주고 있다. 만져보면 심하지는 않은데 로션 바르는 것을 싫어한다. 다행히 저녁 이후에는 배변을 안 했다.
2004.12.22
00 이가 점점 고집을 부린다.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할 때 단호하게 '안왜'라고 말하고 떼를 쓰면 무시하고 있다. 스스로 떼쓰기를 멈추면 안아주고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해주고 있다.
2004.12.23
고집부릴 때 무시했더니 효과가 있었다. 이제 기본적인 생활습관을 몸에 익힐 시기이다. 세수하기, 손 씻기, 이 닦기, 어미 빗기 등을 식사 후 규칙적으로 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배변이 정상으로 돌아왔고 식사를 종전대로 하고 있다.
2004.12.24
겨울철이라서 피부가 많이 건조해져서 로션을 신경 써서 발라주고 있다. 요즘 부쩍 동물 울음소리에 대해 관심이 많다. 동물과 관련된 책을 많이 읽어주고 흉내내기 놀이도 해주었다.
2004.12.27
깡충깡충하면서 머리 위로 손을 올려 흉내를 낸다. 호랑이, 병아리, 고양이, 강아지, 소, 염소 등의 울음소리를 흉내 낸다. 사물인지교육을 시작해도 될 것 같다. 주유, 빨대, 배 등 친숙한 사물의 이름을 곧잘 말하고 '떨어졌다', '않아'등의 동사도 사용한다.
2004.12.28
언어발달뿐 아니라 소근육고 많이 발달한 것 같다. 이제 식사시간에 약간의 도움만 필요하다. 스스로 숟가락으로 먹고, 물컵으로 물을 마신다.
2004.12.30
소목공놀이를 가지고 노는 모습이 예전과 많이 다르다. 단순히 구멍에 나사를 끼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도구를 사용해 돌리기도 하고 두드리지고 한다.
2004.12.31
물풀을 이용해서 풀질하는 것을 즐긴다. 물풀통을 돌려서 잘 열고 잘 잡고 칠한다.
2005.1.3
주말에 코엑스 아쿠아리움에 갔다. 00 이가 물고기를 보며 '물고기, 물고기'하면서 좋아했다.
2005.1.4
'악어 어디 있니 가져와보렴'했더니 악어인형을 가지고 왔다. 조금씩 단어 및 사물 변별력이 생기는 것 같다. 두유를 마시다 흘렸는데 스스로 걸레를 가지고 와서 바닥을 닦았다. 정말 놀라웠다.
2005.1.5
물건을 던지는 행동을 보였다. 물건을 던지려 할 때 팔을 잡고 '안돼'라고 강하게 말하고 있다. 그럼에도 계속 같은 행동을 할 때는 던지는 물건을 빼앗거나 던지던 물건이 없는 공간으로 이동을 한다. 지속적인 훈육이 필요한 것 같다.
2005.1.7
24개월부터 언어적 능력이 복 팔 적으로 발달한다고 하더니 요즘 점점 사용하고 분별하는 어휘가 늘어간다. 윗입술이 조금 텄다. 로션을 신경 써서 발라주고 있다.
2005.1.10
점점 손가락 빠는 모습이 눈에 띈다. 잘 때가 아니면 될 수 있으면 손가락 빨지 않게 손놀이를 많이 해주고 있다.
2005.1.11
부쩍 자라면서 엄마와 아빠가 자신에게 특별한 존재라는 것을 더 알아가는 것 같다. 그래서 부모에게 조금 더 의존적인 느낌이다. 아마 이것도 커가는 과정인 것 같다.
하루하루 다르게 하는 말과 행동이 생겨서 아이를 보고 있으면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 모를 정도였다. 그 속에서 아이의 발달 단계에 적합한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신경을 썼다. 다시 일을 시작하여 하루하루가 그냥 미션 수행인 것 같던 시간이었다. 그래도 지금 이 기록을 보니 아무리 바빠도 아이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면서 최선을 다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