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기저귀와 작별을 했어요

육아일기(35개월)

by 친절한 상담쌤

2006.1.13

비가 내려 외출은 못했지만 00이와 책을 많이 읽었다. 00이의 책 읽는 수준에 발달이 있어서 이제 고르는 책도 다양해지고 몇몇 책은 제목이나 책의 일부분을 외워서 읽곤 한다.


2006.1.16

수첩이 거의 끝나간다. 오랜만에 첫장부터 수첩을 읽으니 00이가 얼마나 많이 자랐는지를 알 수 있었다. 처음 이 수첩을 쓸때 처음 말을 시작하고, 기저귀를 차던 00이가 이제 밤잠 기저귀도 떼고 하고 싶은 말을 자유자재로 하고 조금씩 문자와 친해지고 있다. 아마 다음 수첩에는 처음 글자를 읽는 00이의 모습이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2006.1.17

기저귀와 완전히 작별을 했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는 요즘이다. 그런데 정말 밤에도 기저귀없이 잔다. 정말정말 신기하다. 요즘은 꽤 긴 책도 외워서 읽는다. 반복적인 어구들이 재미있나보다. 승주가 귀여운지 승주 업어주는 흉내를 내면 '엄마 승주에요. 코자요. 어부바해줘요'라고 한다.


2006.1.18

예전에 한 유아발달 전문가가 아이들은 하루종일 밖에서 뛰어노는 것이 정상적인 일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은적이 있다. 그 말에 공감을 하면서도 실천하는 건 무척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저녁에라도 잠깐씩 나갔다오면 확실히 잠도 잘 자고 좋아하는 것 같다.


2006.1.19

매일 밤 책을 읽고 또 읽고 한다. 어제는 너무 읽어주기 버거워서 동화구연 CD를 틀어주었다. 처음 틀어주었을 땐 관심없어했었는데 이제는 책 내용을 대충 알고 들어서인지 꽤 좋아한다. CD덕을 톡톡하게 볼 것 같다.


2006.1.20

새 수첩이다. 이 수첩을 적으며 00이가 또한번 많이 자라겠지. 지금처럼 건강하길 바라고 00이에게 필요한 것들을 적절한 시기에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2006.1.23

주말에 서울로, 안산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느라 피곤할 것 같은데 잘 따라다녀 주었다. 서점에 가서 책도 읽고 무척 즐거워했다. '뽀로로'라는 방송을 한두번 보았는데 무척 좋았는지 뽀로로가 나오는 책을 아는체하며 읽어달라고 했다.


2006.1.24

어제 쇼핑센터에 가서 오랫만에 옷을 샀다. 00이가 옷을 입고 '예뻐요. 공주님같아요'라고 했다. 가끔은 옷을 사주어야겠다고 반성했다. 쇼핑센터 뛰어다니며 즐거워 한 저녁이었다.


2006.1.25

저녁에 00이를 두고 외출을 했더니 00이가 내가 아파 병원에 간 줄 알았나보다. 하긴 아파서 병원에 갈때가 아니면 항상 00이와 함께 였으니까. 다녀오자 '엄마 빨간색 주사 맞았어요?'하면서 주사를 놔주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엄마 00이도 데리고 가요?'하고 묻는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엄마품을 더 원하는 것이 느껴진다.


2006.1.26

어제 저녁 내가 피곤하며 00이가 아빠랑만 외출을 했다. 00이가 엄마랑도 같이 가자고 하더니 이내 포기를 하고 아빠와 외출을 했다. 이마트에서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쉬지 않고 조잘댔다고 한다.


2006.1.27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줄 알았는데 4살이 된 00이는 정말 많은 변화가 있는 것 같다. 부쩍 자랐고 자신의 요구사항을 이야기 한다. 어제는 전화통화를 좀 오래했더니 '엄마 전화 받지마'라고 했다. 그리고 '스티커 놀이 하자','책 고르러 가자' 등 자신과 함께 하고 싶은 것들을 이야기하며 함께 놀아달라는 요구를 했다. 평소에는 요구가 적었는데...올 한 해는 많은 것들을 함께 하며 00이가 잘 자라도록 해야겠다.


2006.1.31

연휴내내 감기약을 복용해야 했지만 무척 즐거워했다. 우렁찬 목소리로 쉬지 않고 재잘거려 말을 똑부러지게 한다고 칭찬도 많이 받았다. 연휴에 프뢰벨 책을 구입해 퍼즐도 맞추어 보고 책도 많이 읽었다.


2006.2.1

어제 저녁에는 놀러간다고 옷을 다 입고서 힘들다고 책 읽겠다고 했다. 체력적으로 힘이 들었나보다. 이번 감기는 좀 오래간다. 그동안 참 건강했었는데 잘 먹고 잘 쉬게 해주고 있다. 새로산 책도 무척 좋아해서 10여권을 읽고 또 읽고 하며 저녁시간을 보냈다.


2006.2.2

어제 아빠와 병원에 갔다. 의사선생님이 '00아 기침도 하니'라고 묻자 '예'라고 하면서 "켁켁" 기침하는 흉내를 냈다고 한다. 정말 여우가 되어가는 것 같다. 프뢰벨 책을 몇 번 읽어주었더니 벌써 외워서 읽는다. 책을 더 많이 읽어주고 싶은데 시간이 없어서 아쉽다.


2006.2.3

날씨가 추운데 차에 기름이 떨어져 저녁에 00이와 주유소에 갔다. 00이가 '엄마 바람이 쌩쌩 불어요. 추워요'하면서 평소같으면 아쉬워 했을텐데 '빨리 집에 가자'고 했다. 집에 와서 공룡퍼즐도 맞추고 아빠와 십자블럭으로 기차도 만들었다. 11피스인 퍼즐을 혼자 맞추지도 못하면서 '또,또'를 외친다.


2006.2.6

일요일날 몸살이 나서 00이를 혼자 놀게 헸더니 저녁쯤 되자 '엄마 미워'라고 했다. 그래도 밤 12시가 넘도록 혼자서 책보다 블럭 맞추기 하다 지쳤는지 잠이 들었다 주말 내내 40-50권의 책을 읽기도 하고 가지고 놀기도 하고 그랬다.


2006.2.7

바쁘기도 하고 몸도 안좋고 00이에게 거의 신경을 못쓰고 있다. 발톱도 피나도록 뜯어져 있고 몸 이곳저곳 상처투성이인데 항상 너무 늦게 발견을 한다. 빨리 몸을 회복해서 00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다.


2006.2.8

눈이 내려서 길이 미끄러운데도 아빠와 엄마와 손잡고 걷는 것이 너무 즐거운지 싱글벙글이었다. 아빠와 잠깐 눈을 만져보기도 했다. 감기만 아니면 눈사람도 만들고 했텐데 아쉽다. 쏙 빠질 정도로 쌓인 눈은 정말 오랫만인것 같다. 길이 미끄러워 차량운행이 걱정되지는 하지만 풍경이 무척 이쁘다.


2006.2.9

몇일동안 아빠에게 맡기고 일찍 잠들었는데 다시 은이와 저녁놀이(그림책 읽어주기)를 시작했다. 은이가 무척 좋아하고 스스로 그림을 보고 책을 읽으려는 시도도 열심히 한다. 새로운 책들은 그저 보기만 하고 기존 창작책을 읽고 또 읽고한다. 비디오도 안 찾고 책만 읽겠다고 한다. 참 기특하다. 프뢰벨 책 덕에 어휘가 풍부해질 것 같다.


2006.2.10

요즘 저녁마다 책읽는 즐거움에 빠져있다. 하루에 한편 정도는 꼭 보던 비디오도 전혀 보지 않는다. 계속 책을 읽어달라고 하고 정리하면 책 읽어줄께하면서 놀던 것들을 말끔하게 정리하는 등 말을 잘 듣는 아이가 된다.


밤잠 기저귀와의 작별은 정말 갑작스러웠다. 좋아하던 뽀로로에서 잠자기전에 화장실을 다녀오고 기저귀를 차지 않고 자는 내용을 봤다. 그날 이후 갑자기 똑같이 행동하더니 밤잠 기저귀를 떼었다. 뽀로로를 한 두번 본 것이 다인데 교육적 효과가 어마어마 했다. 그래서 뽀로로가 아이들의 대통령이라고 불리나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공연관람이 가능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