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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하고 싶은 게 많아요

육아일기(36개월)

by 친절한 상담쌤

2006.2.13

주말에 주거문화관에 다녀왔다. 다소 어려울 텐데 새로운 것을 본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것 같다. 다양한 체험거리를 만들어 주려고 한다.


2006.2.14

맑은 콧물이 조금 나서 콧물시럽을 먹였다. 약 먹는 것을 무척 좋아해서 더 달라고 한다. 손톱을 물어뜯을 때 병균이 들어간다고 말해봤지만 00 이가 내 말을 안 듣는다. 4세가 되니 많이 큰 것 같아도 아직 안아달라 업어달라 주문이 많다.


2006.2.15

설날에 선물로 받은 공룡 퍼즐이 어려운지 혼자 맞추지 못하더니 주말부터 가장 쉬운 11피스 퍼즐을 맞추기 시작했다. 나를 닮아 공간능력이 많이 부족한가 보다. 사실 나도 금방 맞추지는 못했다. 어려워서 그런지 자꾸만 같이 맞추자고 한다.


2006.2.16

1부터 9까지의 숫자를 보고 읽기 시작했다. 기계적 수세기에서 합리적 수세기로 넘어가려고 한다. 1-3까지는 잘 구분하며 세는 것 같다. 부쩍부쩍 자라는 느낌이다.


2006.2.17

퍼즐만 보면 어렵다는 생각이 드는지 자꾸 같이 하자는 말을 한다. 12피스 영어 퍼즐을 스스로 맞추고 기뻐했다. 저녁에 책을 읽고, 퍼즐 맞추고 스티커 붙이는 활동들을 하며 재미있게 보냈다.


2006.2.20

벌써 낮잠을 졸업하려는지 낮잠을 자지 않고 놀다가 저녁에 일찍 잠이 들었다. 저녁시간만 함께 보내는데 그마저 같이 못 보내니 조금 아쉽다. 책도 읽어주고 산책도 하면 좋을 텐데...


2006.2.21

한동안 못했던 한글공부를 시작했다. 매일 조금씩 해보려고 한다. 올해 한글 읽는 모습을 보는 것을 계획했는데 어쩌면 그건 나의 욕심인 것 같다. 때로는 00 이의 관심사가 너무 다양해서 다 맞추어 주기 어려울 때도 있다. 지루하지 않게 하루가 가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다.


2006.2.22

하루가 다르게 단어카드를 읽어내는 모습을 보면서 00 이의 교육에 좀 더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녁마다 아침에 배운 손유희를 하는데 정말 귀엽다. 부분 부분 생각이 안나는 부분을 도와달라고 하는데 나도 다 외우지 못해 얼버무리기도 한다.


2006.2.23

구슬그림이 너무 좋은지 한동안 붙이지 못하게 하고 들고 다니면서 놀았다. 멋진 작품이 된 것이 너무 신기하고 좋은가 보다. 요즘 라이브러리 책을 즐겨본다. 아직 어려운 내용인 것 같은데 그림 때문에 흥미가 지속되는 것 같다.


2006.2.24

저녁이 되면 한동안 책을 읽고, 퍼즐을 하고, 노래를 한다. "엄마 일할께 혼자서 책 보고 있어"라고 했더니 "조금 있다가 해" 하면서 울어서 함께 놀아주었다. 어렸을 때보다 요즘 더 엄마의 손길을 원하고 원한다는 표현을 많이 하는 것 같다.


2006.2.27

주말에 00이랑 음악체험, 미술체험, 서점 나들이등으로 즐겁고 바쁘게 보냈다. 다양한 활동을 많이 해보아서 즐겁고 적극적으로 활동에 참여했다. 날씨가 따뜻하지면 공원에서 자전거 타며 놀게 하고 싶다.


2006.2.28

아빠와 나들이를 다녀와서 무척 기분 좋아했다. 부녀가 즐거운 시간을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 생각보다 날씨가 쌀쌀해서 저녁에는 집에서 놀았다. 낮에 밖에서 잘 놀아서인지 밖을 그리워하지 않았다.


2006.3.2

갑자기 '엄마와 함께'를 원한다. 아빠와 둘이서도 잘 놀았는데 요즘은 아빠와만 있으면 '엄마'를 찾는다. 일시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걱정스럽다. 아빠와 함께 야외활동하는 시간들을 많이 만들어야 할 것 같다.


2006.3.3

저녁이 되면 00 이는 책 읽기, 퍼즐 맞추기, 단어카드 보기 등을 반복하며 논다. 그때그때 원하는 놀이가 조금씩 변하는 느낌이다. 요즘은 00 이가 스스로 읽지 않는 책(자연관찰, 미네르바)들을 하루에 1-2권씩이라도 읽어주려고 한다.


2006.3.6

주말에 00 이는 서점에도 가고 뮤지컬도 봤다. 주말에는 하루 종일 나가서 노는데도 저녁에 돌아오는 길에 아쉬워한다. 다음 주말에는 율동공원에 자전거 타러 가려고 한다. 00 이가 많이 커서 보조바퀴 달린 두 발 자전거를 대여해서 시도해보려고 한다.


2006.3.7

평소에 매운 음식을 먹어보지 못했는데 매운 음식을 잘 먹는다. 어제저녁에는 매운지 물을 마셔가면서 비빔국수를 먹었다. 닭볶음탕도 '아 매워 고기'라면서도 잘 먹는다. 곧 매운 김치도 잘 먹을 것 같다. 내년쯤에는 백김치 외에도 먹여봐야 할 것 같다.


2006.3.8

한 번에 너무 많은 책을 구입해서인지 00 이가 미네르바 전집을 전혀 읽지 않는다. 그래서 요즘은 저녁에 5권씩 순서대로 읽어주고 있다. 앞으로는 한꺼번에 너무 많은 책을 구입하지 말아야겠다. 책에 대한 흥미까지 잃을지도 모르겠다.


2006.3.9

부쩍 엄마의 손길을 원하는데 00 이가 원하는 만큼 함께해주지 못해서 안타깝다. 무엇이 먼저인지 무엇이 더 중요한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00 이가 무조건적으로 엄마의 품을 원하는 시기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 조금 더 힘을 내보려고 한다.


2006.3.10

00 이가 하고 싶은 말도 많아지고 하고 싶은 일도 많아졌다. 아이와 함께 놀아주는 것이 쉽지 않은 요즘이다. 아이의 넘치는 에너지를 따라가기 힘들다. 외부활동을 많이 해서 분출하면 좋은데 날씨가 아직은 춥다.


부쩍 요구사항이 많아지고 엄마와 무언가를 함께 하고 싶다는 표현을 많이 했다. 일하랴 살림하랴 아이돌 보랴 나는 이때 정말 최선을 다했지만 체력도 시간도 부족한 시절이었다. 주말에 함께 체험을 다닐 모임을 엄마들 카페에 모집해서 함께 다니기도 했다. 우리 집까지 세 집이었는데 한 엄마는 아직도 친한 친구로 지내고 있고, 한 엄마는 40대에 암으로 하늘나라에 먼저 갔다. 아직도 하늘나라에 먼저 간 친구가 생각난다. 그 친구가 근무했던 회사 앞을 지날 때마다 안부를 묻는다. 그곳에서는 잘 지내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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