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사랑 리얼러브
나를 엄청 귀여워해주는 사람이 있다.
나이가 불혹에 귀엽다는 소리를 듣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내가 무슨 복에 겨운 건가 싶다.
손을 잡고 걷다가, 팔짱을 끼다가, 연약한 안쪽 팔뚝살을 조몰락거리더니,
아니 이거 왜 이렇게 귀여워~ 말랑이 같아!
뒤에서 백허그를 해주며 배시시 웃더니, 잡히는 뱃살을 보고,
귀여워라 이렇게 귀여운 뱃살이 또 있을까.
요가 너무 열심히 하지 마. 귀여운 뱃살 사라질라.
부끄러운 목소리로 수영장에 가기 위해 제모를 해야 한다고 했더니,
말하는 게 왜 이렇게 귀여워. 귀엽다.
세상에 상식적으로 귀여울 수 있는 부분이 아닌데, 보편적 미의 기준으로 아름답지 못하다고 이야기하는 부분인데, 그 사람은 날 항상 귀엽다며 진심 어린 웃음으로 말해준다. 처음에는 왜 나를 놀리나며 화를 냈지만, 계속 듣다 보니 나도 내가 귀엽다고 인정하게 돼버렸다.
찐 사랑, 리얼 러브.
왜 무조건적인 이런 사랑이 중요한지 새삼 깨닫는다. 그 말 한마디는 나를 세상에서 가장 멋진 사람으로 만들고, 내가 굉장히 의미 있고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으로 만든다. 나를 귀여워해주는 그 사람의 말 한마디가 나의 자존감을 높여준다. 이 말은 보편적인 미의 기준에 의거한 조건적인 사랑이 아니라, 내가 어떤 모습을 해도 나를 사랑해 줄 것 같은 무조건적인 사랑의 형태다.
문득문득 나를 귀엽다고 해주는 그 사람의 표정과 웃음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그 사람은 나를 사랑하기 위해 태어난 것처럼 언제나 나를 무조건적으로 사랑해 준다. 내 곁에 이런 사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축복이고 행복인지 모른다.
나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무조건적 사랑을 주는 사람. 아이는 잘 키우려고 낳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기 위해 낳는다는 말을 다시 한번 되새겨본다. 나도 아이들에게 무조건적 사랑을 줄 수 있는 부모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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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설적이게도 무조건적으로 나를 귀여워해주는 사람은, 내 딸이다. 내가 줘야 할 사랑을 나는 그 아이로부터 받고 있다. 어쩌면 나는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싶다. 진짜 천사가 내 곁에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