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버린 마음
부모님은 시골에서 사신다. 하루에 오가는 버스가 2번뿐이다. 대중교통이 적으니 그 산골짜기를 자가용으로 갈 수 밖에 없다. 작년 사과 농사가 잘 되었다고 한다. 80대가 되신 부모님의 건강은 좋지 않다. 관절도, 굽은 허리도 이제 더 이상 일을 하면 안되는 때가 되었다.
작년 12월 그 시골 집에 불이 났다. 시골 집이 그렇듯 아궁이에 불을 피워 방을 따뜻하게 덥힌다. 그러나 그 아궁이에서 불이 튀었는지 지붕이 먼저 타기 시작했다고 한다. 전소되었다. 소방서에서 와서 불을 껐고, 피해재산을 대략 금액으로 이야기해주었다. 인터넷 뉴스로도 화재 소식을 볼 수 있었다. 시골 가서 볼 집을 인터넷으로 다 타버린 집의 흔적을 보다니.. 아버지는 작은 화상이 있었지만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다 타버린 살림살이로 당황하셨다. 병원이 가까운 시내로 이사를 예정하고 있었지만 갑자기 일어난 사고에 아무 말을 하지 못했다. 귀가 어두워지신 아버지의 보청기는 화재로 어디에 두셨는지 잃어버리셨다.
나는 이 소식을 한달이 지나 여동생을 통해 듣게 되었다. 가족중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걱정할까봐 부모님은 형제들에게 입단속을 시킨것이다. 한달이 지나 그제서야 여동생이 말해주었다. 마음이 너무 아팠다. 외국에 산다는 이유로 가보지도 못하고, 간다한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야 그저 마음을 위로하는 일인데 죄송하고 마음 아팠다.
형과 여동생이 종종 들려 소식을 듣고 했는데.. 종종 전화드려도 아프다는 말 안하시고, 늘 외국에 있는 우리가족을 걱정하신다. 큰 애는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다가 휴학중이다. 군대를 가기위해 기다리고 있다. 나는 늘 혼자있는 큰 아들 걱정을 하는데, 부모님은 늘 우리 걱정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