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때리치고 뉴욕으로34
즉 뉴욕 하면 스테이크인가 보다.
백종원의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에서 뉴욕에 스테이크를 먹으러 간다. 예전 도축장 근처였던 첼시마켓 쪽으로 가는 장면이 있다.
앞서 말한 대로 구글 본사 근처가 첼시 마켓이다. 그 근처에 스테이크 하우스들이 많다. 오래된 전통의 식당이 있고, 새로 생긴 깔끔한 데이트 코스용 스테이크 하우스 등이 있다.
딱 봐도 아무 데나 가도 다 맛집일 거 같다. 돈 만 준비하면 된다.
우리말에는 이런 말이 있다.
“다음에 밥 먹자. 칼질 하자”
이 말은 스테이크를 먹는다는 은유이고, 스테이크라는 음식보다는 다른 뜻이 있다. 파티와 향연의 뜻이다.
“내가 한번 거하게 쏠게”
그러니 다양한 고기 맛을 먹는 게 특징이다.
그래서 안심과 등심을 다르게 굽듯이, 티본스테이크는 안심과 채끝-등심 고유의 맛을 살리기 위해 각 각 다르게 재빠르게 구워야 한단다. 그래서 고급 기술이 들어간다고 한다.
불도그의 시선을 돌리거나 유혹할 때 나온다, 나는 티본스테이크를 그저 만화로만 알고 있었다.
(불독이라는 표현 아냐? 맞춤법에는 불도그라고 하네)
요새야 냉장고가 있으니까 집에서 할 수 있다고 한다. 최소 4주 정도 냉장고에 숙성하면 되니까.
한국은 여름에는 습하고 고온지역이고 겨울은 너무 추워서 제대로 숙성을 하기 힘들다. 말리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고려시대부터 소를 120여 부위로 발골하여 제대로 먹던 한민족도 사실 드라이에이징의 역사는 최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발골이나 칼질, 도축은 북쪽 출신인 여진족, 거란족 출신들이 주로 했다. 그들이 우유로 죽을 쑤어 타락죽도 만들어 궁에 바쳤다.
조서으로 귀하하면 백정이라는 계급으로 사는 것이고..어쨌든 우리는 북쪽 기마민족하고 같이 섞여 살고 있었다.
돈도 돈이지만, 혼자 앉아서 와인하고 스테이크를 즐길 기분도 아니다. 데이트할 때 먹어야 맛있지.
그러다가 홀푸드 마트에 정육점이 있는 데, 드라이에이징 티본스테이크를 팔고 있었다. 23딸라.. 마법의 25딸라 근처의 가격이다. 23딸라면 훌륭하다.
보기만 해도 맛있어 보였다. 티본스테이크를 냉큼 하나 달라고 했다. 드라이에이징 한 것도 있고 스테이크용 소고기 덩어리를 쌓아 놓고 팔고 있었다.
참고로 홀푸드에서는 비닐봉지를 쓰지 않는 다. 비닐이 아예 없다. 스테이크 고기도 종이에 싸서 준다. 드라이에이징이라 물이 그나마 적지, 다른 것은 피 뚝뚝 떨어진다.
그리고 진공 포장된 스테이크도 2개 샀다.. 으윽 결과적으로 이건 “햄버거 패티용, 고기 완자 때 쓰는 간 고기”이다. 스테이크에 눈이 멀어 그라인드 비프를 못 봤다.
드라이에이징을 종이에 포장해서 집에 가는 길은 너무나 흥겨웠다. 기대됐다.
먹고 싶은 생각에,
그리고 글을 쓰면서도 드라이에이징에 라임과 뜻이 맞는 담백하게 나이 드는 법을 쓰려고 했다.
그러나 지금 글도 온통 소고기의 설렘이다.
나이 들어 담백하게 사는 법에 대한 정보를 알려고 나의 글을 보는 사람은 낚였나. 죄송합니다… 사실 모릅니다.
내가 담백하게 나이들면 무작정 때리치고 뉴욕으로 오지도 않았을 것 같다. 난 아직 모른다.
톰과 제리를 보았던
아..설렌다.
(드라이에이징에 대한 정보는 에스콰이어 메거진 박세회 기고문(2021.11.)에서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