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해의 기술 - 암도진창 : 어둡고 가파른 길을 택해 빙돌아 가다
어둡기 때문에 새벽별을 보고 떠나는 거야.
그 별을 보고 동방박사는 예수님이 태어난 곳을 찾아갔던 거이고, 유럽에 있던 발해-고구려출신의 몽골 장군은 다시 칭기즈칸이 있던 곳으로 돌아갈 수 있었지. 그리고 신라 경주에 머물던 서역의 왕자는 모래사막과 오아시스가 있는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었을 거야.
그동안 강당을 혓바닥으로 닦았느니, ktx 타고 온 게 아니라 따박따박 걸어왔다느니 , 사다리를 걷어차느니 해서 좀 문학적으로 소제목을 뽑아 보았다.
뭘 해도 안될 때가 있다. 직장 상사던지 아님 집안일이 그러던지, 개인적인 일로 어두워질 수가 있다. 이것은 누구의 음해가 아니라 나 자신의 일일 수 있다.
그때가 가만히 나의 길을 모색하고 새로운 나의 모습을 찾기 위해 준비해야 할 때인 것 같아.
암도진창(暗渡陈仓) 어두울 암, 건널 도, 땅이름의 진창(펼진, 창고 창) 정면이 아닌 몰래 우회해서 진창으로 건너가다는 뜻. 몰래 어둡고 험한 길을 선택해서 재빨리 들어가 적을 공격하는 전술
본인이 잘못한 거 하나 없는 데도 일이 안될 수 있어.
여러 가지 예가 있잖아.
고가의 장비 렌털 사업 기분 좋게 시작했는 데,
장비를 렌털한 사람이 사고로 죽었어. 난 그냥 빌려준 것 밖에 없는 데도 이런저런 사고가 나는 거야. 빌려준 장비도 고장 났고 손해배상 청구할 사람도 사라졌어
대형 버스 하나 장만하고, 또는 멋진 피자집을 시작했는 데
코로나가 터져서 관광도 안 가고, 피자 먹으로도 안 와
금리는 고금리여서 이자만으로도 감당이 안 돼
열심히 회사에서 즐겁게 일을 했는 데
나의 임금은 밀리고 회사는 파산했어.
회사는 승승장구 하지만 직장 직원이 횡령해서 내 임금은 몇달 동안 못받았어.
엄마랑 작은 카스테라빵집 차렸는 데,
TV에서 대만카스테라 버터가 아닌 식용유 쓴다며 해서 갑자기 망했어. 식용유는 유해한 것도 아니지만, 전국적으로 카스테라 집이 망하게 됐어.
우연히 업소에 단속을 나갔는 데 상대업체 수첩에 당신 이름이 발견되었고
소량의 접대한 내용이 적혀있었어. 딴 사람도 똑같이 먹었는 데 하필 그 수첩은 당신 이름이 적혀있던 거야.
그래서 회사에서 잘릴 수도 있지. 평탄한 공무원 인생이 어그러지는 순간이지.
회사 짤려서치킨집 차리다 망하고, 이혼당했지.
지금은 스트레스로 탈모와 이빨이 빠진 채로 쪽방촌 작은 방에 살아갈 수도 있어.
문제는 이 모든 게 당신의 삶에도 닥칠 수 있는 거야.
우울한가...
위의 사례처럼 심각한 것은 아니지만
물론 새벽 별을 보고 일찍 일어나라는 소리는 아냐. 모닝 미라클 같은 거
그거라도 하면 좋지만.
그저 우리는...
직장 상사나 동료와 문제가 있을 경우,
승진에 탈락되는 경우
본부와 팀에서 이상하게 이지매를 당하는 경우
하던 사업이 잘 안 되는 경우가 있어.
우울하지. 그러면서 집안에 우환이 생기기도 하고.
별을 본다는 것은 떠나라는 뜻이야. 별자리는 시간과 공간을 설명하는 것이거든
내가 어디에 있고 어디까지 갈 수 있는 방향을 설명해 주는 게 별이야.
다시 말하면 어둡다는 것은 별을 보라는 곳이고, 이제 새벽별을 보고 일찍 떠나라는 말이야.
난? 어두울 때 뭐 했냐고? 웅크리고만 있었지. 후회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