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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덴부와 셜리 May 05. 2023

잘 생긴 거지가 밥을 얻어먹는 다.

음해의 기술01 - 차시환혼

차시환혼(借尸還魂) - 시체를 빌려 영혼을 부른다. 죽지 않은 척하는 것. 제갈공명이 죽었어도 몸에 의자를 묶어 행진하자 적군이 도망갔다는 이야기도 있다. 책략을 위해서는 시체도 이용하는 법, 그리고 죽었어도 죽지 않은 척, 없어도 있는 척하는 법




없어도 있는 척하는 법



없어도 있는 척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것은 허세와 다르다. 당장 BMW 5시리즈 이상으로 차를 바꾸고, 가방을 루이뷔통이나 프라다로 바꾸는 것 하고는 다르다. 돈이 있으면 그렇게 하고 없으면 잠시 멈추어야 한다.


돈이 있는 기준이 무엇이냐? 다음 달 할부에 BMW 캐피털 대출금과 프라다 카드값이 걱정 없으면 된다. 걱정이 없고 저축을 줄이지 않는 한도면 돈이 있는 것이다.


명품과 명차로 있는 척하는 것이 아니다. 그냥 없어도 아쉬워하지 않고, 나한테 올게 안 왔어도 조급하지 않은 것이다. 사실 직장 내에서는 이런 거 어렵다. 부들부들 떤다.


그럴 땐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자세를 바르게 하고, 표정에 미동이 없이 해맑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음해를 당해 승진에 누락돼도 아쉬운 척할 필요 없다. 집에 돈이 많아서 승진이 필요 없는 걸까?라고 주위에서 오해해도 좋으니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는 게 좋다.


내가 시체처럼 퀭하고 억울하면 안 된다. 오히려 더 우습게 보고 꼴좋다고 주위에서 본인을 더 고소해할 수도 있다.


제갈량은 죽어서도 자신의 몸을 다리에 묶어 행진하도록 지시했다. 죽어도 안 죽은 척해서 적군을 놀라게 했다.


우리 엄마는 말씀하셨다. 어릴 적 나에게... 씻고 다니라고. 잘 생긴 거지가 밥 얻어먹는 다고. 거지도 너무 지저분하면 근처에 가기도 싫어 밥 주는 사람도 없다고 했다. 잘 씻고 잘 생겨야 한다고 했다.


어른들은 사실 귀티 나고 부티 나고 밝은 얼굴을 좋아한다. 강남 좋은 데 안 살아도 된다. 건강하고 웃고 자주 산책하면 사람들은 알아본다. 여기서 어른들이라고 표현했다. 그것을 귀인이라고 읽어도 좋고, 가브리엘 천사라고 읽어도 된다. 또는 수호신이라고 해석해도 된다. 자신의 철학과 종교에 맞게 해석하면 된다.




음해라고 하면 뒷담화 정도 생각한다.


음해를 보통 무엇이라 생각하는 가?


보통 뒷담화나 블라인드에 글 올리기 나 sns에 저격하기, 회사 내 공식 투서 시스템인 레드휘슬 등이 있을 것이다.



블라인드, 험담은 그냥 그런 것이다.


블라인드에 글을 올리는 사람들이 간부들이 올리는 것인가를 살펴보아야 한다. 아니면 조직에서 촉망받는 자가 올리는 가? 그리고 대부분 누가 올렸는지 다 안다. 이걸 사이버 음해로 생각하면 안 된다. 이것은 그냥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이다. 아무런 펀치라인도 없다. 상대방 기분도 나쁘지 않다. 잠시 소동을 유발할 수는 있으나 결정적이지 않다.


고수의 음해는 이런 것을 쓰지 않는 다. 회사에서 메인 스트림에 있거나 잘 나가는 직장인을 보라. 이런 것을 사용하는지 안 하는지 알 수 있다. 찌질이들이 쓰는 것이다.


물론, 시스템이 잘 못되고 노동자의 권리 보존,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서도 블라인드나 레드휘슬이라는 소통창구를 활용하곤 한다. 물론 적극 해야 한다. 하지만 이것은 음해가 아니고 투쟁이다. 혼돈을 하면 안 된다.



노동자에게 투쟁의 대상은 사용자이지 직장동료가 아니다.


노동을 하는 노동자와 노동을 사용하는 사용자가 있다. 그래서 노동자와 사용자의 대립, 투쟁이 존재한다. 그래서 ‘노사 화합’이란 말도 존재한다. 자신의 직원을 대상으로 음해하는 것은 투쟁이 아니다. 그냥 음해이다. 노동자의 투쟁은 직장 내 노동자를 위함인 것이다. 혼돈하면 안 된다. 그리고 회사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꾸준히 회사편을 들어준 노조가 있는 공장이 있었다. 그 공장이 갑자기 생산 중단하고 문을 닫는 다. 어떻게 되나? 회사에게 속은 것이다. 2022년에 일어난 일이다.



연예인이나 셀럽의 경우 SNS로 갑자기 서로 저격하는 경우가 있다.


셀럽끼리 SNS 저격하는 것은 호사가들과 온라인 매체들 아주 좋아한다. 온라인 댓글과 기사는 난리 난리 난리이다. 재미있다. 그러데 셀럽들은 그렇게 또 유명세를 얻고, 온라인 매체는 또 그렇게 해서 콘텐츠를 얻는 다. 그건 사실 음해도 아니고 폭로도 아니다. 그건 그냥 '그 바닥의 일'이다. job이다.


그러니 그쪽 분야가 아닌 일반인이 따라 하면 위험할 수도 있다. 물론 힘이 약한, 도와줄 사람 없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억울한 일로 당할 때, SOS로 온라인 시스템을 이용하는 게 맞다. 그런데 악플 수준으로 그냥 혐오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SNS 저격은 일반인뿐만 아니라 프로라도 흉내 내면 안 된다. 나름 셀럽이고 프로선수들도 sns 폭로를 한다. 그러나 보면 역풍을 맞아 아예 한국에서 사라질 위기에 놓일 수 있다.


래퍼가 수해복구를 위해서 기부를 했는 데, “왜 수해복구를 하느냐라는” 저격 글이 올라온다. “민생고에 겪는 래퍼들이 많은 데"…이런 글을 올린 래퍼가 있었던 것이다. 오히려 저격한 래퍼가 오히려 역풍이 불었다. 수해 복구에 기부한 래퍼를 누가 욕하겠는 가. 상식적으로.



힙합에서 디스전이 있다.


랩으로 상대방이나 셀럽 래퍼에게 욕을 하는 것이다. 지적질을 하는 것이다. 일단 음악으로 한다는 점에서 예술이다. 그리고 랩은 원래 아프리카 부족이 대열을 이루고 서로 싸우기 전에 ‘구강 액션’, ‘아가리 파이트’를 하는 것이다. 즉 말로 싸우는 것이다. 그래서 래퍼 이름에 킹이나 이런 게 들어가는 것도 크게 허세를 부리기 위함이다. 랩 내용도 내가 제일 잘 낫고 너희들과 싸움에서 나는 이긴다는 것들이다.


그러니 랩에서 디스는 역사이고 부족의 전통이다. 그리고 미국 래퍼들이야 음악에서 디스를 해도 그뿐이다. 땅덩어리가 워낙 커서 만날 일도 없다. 그런데 한국 래퍼들은 홍대 가면 다 만난다. 쩝… 서로 민망한 상황이 연출되고 또 그러다 보면 친해진다. 우리가 인의예지 유교국가여서 그런 것도 있어 그런 건지 말이다.





음해는 결정적이어야 한다.


내가 먼저 승진해야 하고, 내가 먼저 좋은 자리로 발령 나야 하고, 내가 먼저 회사에 유리한 복지혜택이나 교육혜택을 받거나 해야 한다. 또는 월급이 올라가야 한다. 이런 과정은 주로 대면보고로 정보가 올라가지 인터넷이나 SNS 정보가 올라가지 않는 다. 물론 파급효과 '일파만파'일 경우는 있지만 말이다.


그러니 돈이나 지위 상승에 결정적이지 않으면 굳이 음해할 필요가 없다. 그러니 얼굴이 밝아지고 긍정적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그럴까? 밝은 얼굴이 안돼? 그럼 옥상에서 한대 피고, 이따 한잔 말러 가자...


긍정적인 명상과 산책, 독서는 개뿔... 한 잔 말러가자. 그럼 내일 퀭하고 시뻘건 눈으로 출근하자. 그게 직장인이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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