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해의 기술01-타초경사
타초경사(打草驚蛇)- 풀을 때려 뱀을 놀라게 한다. 가볍게 상대방에게 잽을 주어서, 상대방이 겁을 먹고 공포에 시달리게 하는 것이다
일명 잽을 날리는 것이다. 권투시합 때 큰 펀치보다는 가볍게 툭툭 쳐보는 것이다. 상대방의 간을 보는 행동을 할 때 쓰기도 한다.
상대방은 계속 잽, 잽을 날릴 수 있다. 큰 거 한방이 아니라서 뭐라 할 수 없고, 도발하면 정면대응이라도 할 텐데 계속 잽을 날려 가만히 참을 수밖에 없다.
높으 신 분 앞에서만 계속 나의 의견에 불확실성을 표현하거나
높으 신 분 앞에서 "그 서류 오타가 있네요. 숫자가 하나 오류네요"라고 콕콕 집거나
호의를 베풀어 간식을 주면 "전 '그런 거' 안 먹어요"라고 하거나 그런 거다.
그래서 그동안 잽만 맞고 그래도 참았다. 그러다 어느 날, 가벼운 잽이 나의 분노 게이지가 갑자기 올라가서 화를 내는 경우가 있다. 주변 사람은 뜨악하다. 주변 사람의 반응은 아래와 같다.
"아니 이 정도에 일로 당신은 그렇게 화를 내는 사람이었나?"
그렇다. 가랑비에 옷 젖는 다. 가벼운 잽만 맞다 보면 쓰러질 수 있다. 또는 뜬금없이 화를 낼 수밖에 없다.
화는 참으면 안에서 화가 끓는 다. 속이 끓는 다. 위장에서 위산이 어떻게 흘러나오는지 느낄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시끄럽게 화를 쏟아 내면 업이 된다. 불교에서 내 인생에서 또 해결해야 할 업이 된다. 그래서 화를 애초에 만들지 말고, 스트레스 관리를 하라고 모든 책에 나와 있다. 그러나 그게 쉽게 될까? 열받는 이 마음 누가 알아줄까…
그렇게 까지 이해하지 않으면, 화를 내면 그게 또 나의 스트레스로 돌아온다. 화를 내서 화가 풀렸나? 또 관계 찜찜해지고 회사에서 소문만 무성해진다. 괜히 직장상사에 불려 간다.
화가 나고 상대방이 가벼운 잽을 날리면 어떻게 하나?
가벼운 잽을 상대방이 날릴 때 동체시력!! 즉 눈을 똑바로 뜰 것, 그리고 미소를 지을 것
괜히 친해지려고 말 걸지 말 것
상대방에게도 호의를 베풀지 말 것
난 AI다라고 생각할 것 - 입력값에 대한 아웃풋만 말할 것
스트레스는 그날 풀어야 하니까 혼자 뒷담화를 하던 소리를 지르던 할 것
책 보면 산책과 명상, 운동 이렇게 적혀 있음 - 바빠서 못할 경우는 엘리베이터를 탈 것 - 10층 이상 왔다 갔다 할 것 (엘리베이터 상승으로 약간의 기압변화가 뇌의 변화를 줄 수 있다고 하네요)
그래서 가볍게 잽을 날리는 것에 대해 가볍게 여기면 안된다. 서류 한번 더 보고, 숫자 한번 더 체크해야 하고, 근태관리나 기타 회사의 지침에 신경을 써야 한다. 제길..신경 써봤자 안된다. 그냥 살아라.
그냥 자신있게 살고 어깨펴고, 걸음 팔자걸음 고치고 당당히 걸어라. 그래야 가벼운 잽도 하루살이 날라가는 느낌일 것이다. 한번 씨익 웃고, "너의 잽은 안 아파"라는 파동을 계속 보내라. 제일 쓸데 없는 생각, 가능성 없는 생각은 아래와 같다.
너 나한테 한 방에 날라가
어떨까요?
물론 단점요? 표정이 없어집니다. 웃지도 울지도 않은 AI 얼굴이라고나 할까요.
저는 음해가 난무하는 직장을 그만둔 결과, 사람들은 나의 표정이 다채로워지고 밝아졌다고 하네요. 아 내가 이렇게 표정이 풍부한 사람이었구나를 알게 되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