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재인용) : 다 때려치고 뉴욕으로 11 - 뉴욕자연사 박물관
빠리
거기에 오리엔탈 박물관이 있다. 에펠탑 근처인데 그냥 지나가다 들렸었다. 전시는 그때 부처였다. 아시아의 수백개 부처상이 전시됐다. 집채만한 캄보디아 불상, 사람만한 중국의 불상, 희한한 체위의 글로머러스한 티벳 밀교 불상이 있었다.
가고시마
일본 가고시마 바닷가 남쪽에 평화기념관이 있다. 그곳은 카미카제 특공대가 출발한 곳이다.
다시 말하면 미국 항공모함으로 돌진하는 자살특공대의 출발지다. 그냥 느낌없이 둘러보았다. 남의 나라 전쟁이었기도 했고, 꼭 지들이 전쟁 일으켜 놓고 “추억은 방울방울”처럼 피해자 코스프레하는 것도 꼴보기 싫었기 때문이었다. 문 앞에서 서성거리고 있는 데 무언가 보였다.
저쪽 벽 끝에는 카미카제 탑승한 조종사의 유서와 인적사항이 적혀있었다. 크기가 증명사진만한 사진도 붙였놓었다. 난 멀리서 희미한 증명사진 보고 즉각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는 조선인이었다.
눈이 나쁜 나였지만 단번에 멀리서도 알 수 있었다. 가까이서 출생 주소를 보니 조선인이 맞았다. 젊은 청년, 엘리트청년들의 죽음이 너무 안타깝게 느껴졌다. 일본군이었으나 청춘이 너무 아까 웠다. 남의 나라 전쟁 에서 왜 조선인이 죽어야 하나 했다.
멀리서도 우리의 얼굴은 우리가 알아본다. 하물며 너의 얼굴도 멀리서 찾을 수 있다.
물론 가끔 내 얼굴을 잊어버리고 만다. 바빠서 그렇고 편지풍파 공중전 수중전 육박전을 거치며 얼굴을 까먹는 다. 그래도 자신의 얼굴을 매일 찾아야 한다.
몸이 정신과 마음을 드러내는 데, 가장 잘 드러내는 것은 얼굴이다. 쾡한지, 눈이 충혈됐는 지, 이빨이 왜 누렇게 변화 했는 지, 눈밑이 푸른 기가 도는 지도 봐야 한다.
얼굴로 불운의 징조를 알아도 바빠서 지나친다. 하는 거 없이 바빠지는 것도 불운의 시작이니까
그래서 여유를 갖고, 깨끗한 얼굴로 해야 행운이 찾아 온다.그래서 나의 얼굴을 매일 찾아야 한다.
그러나 바쁜 인생으로 내 얼굴을 잃어버리고 만다. 하지만 얼굴을 잃어버려도 걱정 마시라. 멀리서도 당신의 얼굴을 찾을 수 있으니까.
다시 찾을 수 있다. 그러니 무릎 꿇지 말고 다시 일어나서 자신의 얼굴을 찾으면 된다. 찾을 수 있다. 왜냐면 우리의 얼굴이니까 쉽게 알아보기 때문이다. 인생이 힘들어도 찾을 수 있다.
영화 ‘박물관은 살아있다 ‘ 배경 장소이기도 하다. 1편에서 동양인 훈족이 나오는 데, 아주 사납게 그려졌다. 왜 그럴까 궁금했다.
개봉당시 한국에서 구글이 보편화 되지 않았던 때다. 그래서 같은 팀에 서울대학교 인디아나존스 학과를 나온 김과장께 물어 봤다. 그는 훈족에 대해 줄줄 읊었다.
역쉬… 인간 구글… 서양사에서 훈족이ㅡ무서운 이유가 있규나.. 로마제국에서 야만인 게르만족보다 더 무서운.. 게르만족도 벌벌 떨었다는 부족..훈족이 지나가면 마을이고 뭐고 흔적도 없애버리는 기록이 있었다. 이들이 경남 가야까지 온 거 아냐?
훈족은 어려울게 없이 흉노족이다. 중국도 무서워 했으니까. 중국의 정치는 딱 두가지이다. 하나는 치수(홍수 때 물 넘쳐 이재민 생기는 것을 관리하는 것)와 흉노족 대응이다.
그래서 중국은 흉노족에게 먹을 것과 여인을 바쳤다. 유명한 왕족의 딸이 흉노족 부족왕에게 시집가면서 이야기했던 것도 있지. “ 봄이 왔으나 봄이 아니구나..춘사불사춘..뭐 이런거” 한번 쯤 들어봤을 것이다.
중국 역사 내내 홍수와 흉노족의 문제로 골 아팠다. 사실 중국도 한족이 통치한 적도 별로 없댜. 지금 중국 공산당 바로 전인 청나라 만주족이 다스렸으니까. 그리고 누루하치 청나라 황제 때는 정말 세상의 중심이었느니까.
여기 오면 훈족은 사실 없지만 인디언과 알래스카, 시베리아 툰드라 인디언들의 마네킹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동물들과 지구까지 볼 수 있다. 지구도 나의 모습이니까. 그리고 지금은 글로벌하게 교류하니까 크게 신기한게 없을 수 있다. 그런데 여기 자연사 박물관을 보러 온 각 나라의 의상들이 더 문화의 다양성을 느낄 수 있다.
아..그리고 전시기획하는 사람은 꼭 와야한다. 여기 촌스럽게 마네킹으로 전시한 것 같아도 카테고리 나누는 것과 설명, 전시모형 등은 당연히 수준급니다. 특히 전시관 안에 사슴모형과 그 뒷쪽 배경 그림의 원근감, 사실감은 정말 탑이다. 쓸데없이 디지털 홀로그램보다 더 입체감이 있다.
덥다..아이들이 뛰어노는 데 나는 긴바지와 자켓까지 입고 왔다,. 여름인데
왜냐면 저녁에 재즈공연을 보러 가야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