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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덴부와 셜리 May 27. 2023

안아줄 때 제일 행복해(뉴욕의 다양성과 포용성)

브런치북  : 다 때려치고 뉴욕으로 17 

따르릉..

(이렇게 쓰는 거 보니까 난 정말 구식이다. 어떻게 전화 온 걸 의성어로 표현해? - 알려주세요)


카톡 영상통화다. 내가 머물고 있는 뉴욕의 집주인이다. 그는 한국에 있다. 집주인이고 인생선배이고 내 예전 회사의 입사동기이기도 하다. 그리고 내게는 귀인이기도 하다.


나는 전화를 받기 전 심호흡을 했다. 방금 내 주변 상황을 점검했다. 이렇게 말해야지


1. 난 아프지 않다 - 괜히 집에 왔는 데 아프다고 하면 누가 좋아하겠어. 심려를 끼쳐드릴까 봐

2. 열쇠를 두고 오지 않았다. - 집 잘 보고 있다. 창문을 뜯거나 그러지 않았다.


영상통화를 받았다. 집주인은 대번 나를 보자마자 말했다.


너 목에 수건을 왜 둘러? 목 아프구나.. 이마에 검은 건? 너 지하 창문으로 기어들어갔구나


어... 그게...(형은 약이 어디있는 지, 정전 대처 방법 등 소상히 알려줬다 - 복 받을 껴)


어쨌든 이 집주인 덕분에 뉴욕에 왔다. (급 화제 전환) 내가 여기서 본 뉴욕의 인상은 그랬다. 뉴욕의 화장실이 내게 모든 걸 말해주었다. 사실 LA도 그랬던 거 같고..



뉴욕의 첫인상은 세 가지였다.


첫째로는 환승 대기 공항 안에 반려견 화장실이 있다.


친 동물 정책이다. 반려견 정책

LA에 들렀다 왔는 데, 공항은 그냥 개랑 같이 다니고 있었다. 공항 안에서 말이다. 강아지를 목 줄만 채웠을 뿐 그냥 비행기 대합실에서 개들과 왔다 갔다 했다. 실제로 비행기 안에서도 내 뒤에 강아지가 앉아 있었다. 뉴욕 공항(여기서 그러니까 입국심사 저 너머 안에)에는 반려견과 주인을 위한 별도의 화장실이 마련되어 있다.




두 번째로는 다양한 젠더를 위한 화장실이 별도로 있다. 또는 차별반대 팻말도 집 앞에 걸어두었다.


즉 화장실이 세 개다. 남성, 여성, 젠더와 상관없이 누구나 쓰는 화장실이 있다. 특히 여성의 몸에 대해 여성 스스로 결정하는 법 이슈때문에 미국이 시끄러웠는 데, 뉴욕은 당연히 "여성의 자유"를 선택했다.  물론  모든 화장실이 세 가지 종류로 되어 있는 건 아니다. 오히려 이건 캘리포니아가 더 많은 것 같긴 한데...


차졀반대 표지판 - 집 마당에 개인이 걸어둔 거다)



세 번째로는 집집마다 성조기나 아니면 작은 레인보우 표지판이 붙여져 있다.


동성애 평등을 위한 레인보우 표지판이나 차별반대를 위한 표지판이 자연스럽게 집집마다 붙어있다. 뉴욕이어서 그런가? 이렇게 붙여 놓고 보니 생각이 다양하고 그걸 또 이렇게 표현하는 게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작은 공간의 입간판 하나가 도시의 이미지와 색채, 철학을 나타내기도 한다. 우리는 사는 공간은 어떤 곳일까? 너랑 나랑 다른 계급 사람? 다른 젠더?


성공한 제국의 군대는  의상이 달랐다왜냐면 장수들의 민족이 서로 달랐기 때문이다오직 실력으로만 기용했다로마제국이징기스칸 제국이 그랬다그게 다양성과 포용성의 힘이다.


LA에서 뉴욕으로 날아갈때 뒤에 앉은 강아지가 귀여웠다강아지는 행복하겠다주인이랑 뉴욕에도 가고서로 비행기 안에서 안아 줄때 얼마나 행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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