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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덴부와 셜리 May 27. 2023

공간이 기억을 불러올 때(뉴욕 9,11 그리고 삼풍)

브런치북 : 다 때려치고 뉴욕으로 26

공간이 시간을 불러  때가 있다.


 공간에 가면 사랑하는 사람을 기억해내는 것이다.


그 공간은 과거로 사랑하는 사람과 있던 시간을 불러 온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방에 가면 아버지의 시간으로 돌아간다, 이 집도 재건축이 되면 이제 이 시간도 사라지게 된다.


또는 미래를 불러오게 하는 방법도 있다.


예를 들면, 가고 싶은 대학교에 미리 가서 교정을 걸어보는 것이다. 또는 가고 싶은 회사의 로비에 앉아있다가 오는 것이다. 그러면 공간은 곧 미래의 시간을 불러 오게 한다.


 하나의 예가 있는 코미디언 강호동이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그가  말이 기억난다.


그가 어릴 적 고등학교 때인가? 그때 무슨 초청으로 뉴욕으로 갔다고 한다. 그가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고층에서 뉴욕을 바라보는 관광코스가 있었나 보다. 10대 강호동이 그 드넓은 뉴욕을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서 보는 순간, 그는 어땠을 까?


와 이렇게 넓은 세상이 있었는 데, 왜 난 몰랐을 까. 눈물이 막 났어요.


나는 TV에서 강호동의 말을 듣는 순간, 아..이 사람은 성공할 수밖에 없겠구나. 넓은 세상을 바라보고 눈물이 날 정도면 그 몸속에는 열정이 가득하다는 것이다. 감정의 밀도는 때로는 욕망의 부피와 비례할 수 있기도 하니까.


다행히 한국은 젠트리피케이션으로 까페나 식당이 금방 금방 문닫아서 추억의 상념을 젓게하지는 않는 다. 다행인가? 그게.. 어쨌든 박물관이나 기념관, 추모관이라는 공간들도 시간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공간감으로 시간의 장대함을 보여주는 박물관을 좋아한다.


한국에서 제일 좋은, 공간감을 살리는 뮤지엄은 당연히 목포 해양박물관이지.


난 여기가 너무 좋아서 3번 넘게 찾아갔다. 목포 해양박물관에는 신안 앞바다에서 건진 보물선 - 배를 복원해서 전시해두었다.


나는 이 공간을 너무 사랑한다. 고려시대라는 시간하고, 이 배가 싣고 갈 물건들을 보면 인도, 베트남, 마카오, 홍콩에서부터 일본 시노모세키까지 큰 공간을 설명해준다. 이 작은 배로 그 먼곳을 다니는 구나했다.


그렇지 예전에 다 나무배로 만들어졌다. 나무배이기 때문에 사실 굉장히 작다. 생각보다 작다. 이 작은 배로 저 남인도에서 김수로왕을 만나러 왔을 것이고, 신라로 페르시아의 왕자가 왔을 것이고, 오멘에서 처용이 왔을 거 아닌가.




뉴욕에도 그런 곳이 있다. 9.11 트윈빌딩 - 월스트릿의 심장인 곳에 추모관이 있다.


뉴욕의 상징인 쌍둥이 빌딩을 비행기 두대가 부딪혀 건물을 무너뜨린 일이다. 쌍둥이 빌딩이니 비행기가 두대이다. 그리고 무너지게 하려고 비행기를 약간 기울여서 부딪혔다. 미국에 대한 공격이기도 하고 자본주의에 대한 정면도전이기도 했다. 세계가 경악했다.


우리 모두 처음 뉴스를 봤을 때 모두가 그냥 영화의 한 장면, CG라고 생각하고 지나쳤다. 나도 그때 기억난다. 신촌에 통닭집이었다. (본점은 명동에 있는 지금은 없어졌나? 프린스호텔 퍼시픽호텔 근처인데…) 그때 통닭 먹다가 모든 손님들이 웅성웅성하면서 뉴스를 본 기억이 난다.


이 추모관(911 메모리얼파크)은 공간을 전시하는 곳이다.


입장료가 26$ 정도된다. 그 안에 쌍둥이 빌딩의 잔해들이 있다. 그리고 그 공간이다. 바로 그라운드 제로라고 하나. 거기에 있던 기둥들, 그리고 급히 뛰어내려가던 비상구, 흩어진 신발들, 부서진 소방차와 경찰차들까지 많은 것을 전시하고 있다.


미국이 자국 본토에 처음으로 외부에 공격을 받은 사건이니까. 쌍둥이 빌딩 중에 하나는 그대로 월드트레이드 센터를 만들고 하나는 9.11 메모리얼 파크를 만들었다.


지금은 근처에 산뜻하고 쇼핑할 때도 많고 구경할 때도 많다. 5분 좀 넘게 걸으면 “돌진하는 황소”가 있고 그렇다. 오큘러스, 교회 등등 많다.


여기서 느끼는 것은 천차만별..당신이 느끼는 그 느낌이 중요하다. 미술관가는 이유도 그렇고. 그림을 보고 무언가 자신이 느끼는 것이 중요하니까.


그리고 이렇게 공간을 만드는 것은 당연히 희생자에 대한 존중이다그리고 소방관과 경찰관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다.


우리는 어떤가한국의 자본주의 1세대가 끝나는 상징적인 사건이 있다바로 성수대교 붕괴와 삼풍백화점 붕괴이다.


삼풍백화점에 많은 사람들이 떼죽음 당했는 데, 그곳에 그냥 아파트를 다시 세웠다. 이해는 간다. 금싸라기 강남땅이니까. (정확히는 주상복합인가? 모르겠다)


그럼에도 우리는 얼마나 많은 사람과 복원과정에 희생된, 또는 자원봉사자에게 예의와 존중을 표현하는 가?


예의와 존중을 어떻게 얼마나 표현하는가?


그 떼죽음을 당한 그곳에 누가 사는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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