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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덴부와 셜리 Nov 01. 2023

맛집 크루아상 이야기(feat. 머슴밥)

맛집 크루아상 소개

크루아상 맛집이라면...


거제도 옥포 조선소 앞 곤트란 쉐리에

금천구 은행나무 동네 시장 근처 장봉덕 공방

대전시 우송대학교 안에 있는 스타리코 팔레트


크루아상은 아무 데서나 사 먹어도 다 맛있지 뭐. 요새 한국이 다 잘 만들기 때문이다.


거제도 옥포조선소는... 크루아상을 먹을 때마다 감사해야 한다.


지금은 주 52시간 준수, 최저임금제, 워라밸이라고 쉽게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경찰에게 구속되었고, 구사대에게 식칼로 찔리기도 했다. 그래서 일 하는 사람의 권리를 조금씩 얻어간 것이기도 하다.

옥포조선소는 노동자 투쟁의 선두였기도 했다. 청계천이 전태일의 거리라면, 옥포조선소는 울산의 골리앗과 함께 노동자라는 개념을 국민에게 알려준 곳이기도 하다.


다시 크루아상으로 돌아와서, 난 옥포조선소인지도 모르고, 서울에 그 흔한 곤트란 쉐리에 인지도 모르고, 그냥 아무 생각없이 들어가 먹다가 너무 감동했다. 크루아상이 너무 맛있어서. 가본 지 좀 오래됐다. 그런데.. 아직 있나?


왜 맛있냐면, 크루아상은 속살이 풍성해야 한다. 겉은 바삭하지만, 속살은 막걸리빵 한입 크게 베어 먹듯 입안이 꽉 차고 부드러움이 느껴져야 한다. 겉은 바삭한데 속살은 없는 그런 빵 말고.... 크루아상 속살을 막걸리빵으로 비유했는 데, 아무리 생각해도 적합한 것 같다.




금천구 시장 안에 있는 장봉덕 공방


여기는 자주 소개했다. 근래에 갔기 때문이다. 여기 금천구는 구로구에서 '분사'된 곳이기도 하다. 조금만 넘어가면 안양이다. 금천구에 사시는 작가분에게 갔다가 시장도 보고, 빵집도 알게 됐다. 가까운 곳에 디지털단지도 있고, 아웃렛도 있고 많이 생긴 곳이 금천구였다. 제조업에서 디지털산업으로 잘 전환된 곳을 볼 수 있는 곳이 금천구 구로구일 것이다.


이 빵은 풍성하고 풍미가 가득하다. 내가 돈이 많다면 투자해서 강남에서 2호점을 열어주고 싶다. 가격은 다른 빵집과 비슷한데, 그래도 다른 빵집보다 500원에서 1천 원은 싼 것 같다. 그리고 덩치도 크다.  커피나 그런 것은 팔지 않고 앉을 때도 없다. 아저씨 혼자서 열심히 만들고 계신다.


금천구에 있는 회사에 지난겨울에 잠시 일로 한두 달 있었다.

그러다 보니  디지털 단지에 가보면 느낀 게 있다. 청년들이 앉아서 쉴 수 있는 작은 공원들이 있었으면 하고, 청년들을 위한 도서관이 있었으면 했다. 너무 오피스텔, 지식산업체 건물 등만 있어서 삭막한 기분이 들었다. 모든게 부동산 논리로만 돌아가기 때문이다.


그래도 과거 구로구에서 싸다구 맞으며 일하던 여공보다 지금 환경이 나아진 걸까? 공순이라고 비하하던 시절보다 나아졌으니 다행인가.. 구로구 공장 옥상 위로 올라가 밤새 외치던 여공들은 지금 청년을 위해서는 어떤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까? 각자 시대마다 생각이 다르니 , 지금 청년들이 알아서 잘할 거라 믿는다.



대전 우송대학교 안에 있는 커피숍 - 스타리코 팔레트


이곳은 우송대학교 관련 학과에서 운영하는 곳이다. 학생들이 직접 조리하고 만들고 판매하는 곳이다. 커피도 2천 원대이고 크루아상이 2천 원대, 소금방이 천 원대이다. (1800원인지 1500원인지 갑자기 기억이 안 나네)..

가격대비 훌륭한 빵이다. 단, 가격대비라고 했다. 그런데 이 가격의 빵과 가격이 사실 한국 수준에서는 맞는 데... 여기서는 '월세'가 빠져서 가격경쟁력이 있다. 학교에서 운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맛도 괜찮다.


대전에는 너무 강력한 빵집 <성심당>이 있어서, 웬만하면 그 빛에 가린다.

걸그룹 아이브의 안유진(리더)도 대전하면 '엑스포 빛돌이, 안유진, 그리고 성심당'이라고 할 정도로 대전을 대표한다.  

빵 말고 대전 맛집을 참고로 알려주면, 성심당에서 운영하는 돈가스와 성심당에서 운영하는 스파게티, 성심당에서 운영하는 폭 립을 먹어보길 바란다. 이곳은 가격대비 훌륭한 곳이다.


어쨌든 스타리코 팔레트는 어설퍼 보이는 학생들이 판매를 하고 안내를 하지만,  그래도 학생들을 보면 기특하다. 이쁘다. 모든 학생들이... 미래는 이 친구들한테 있구나 이제.


한국이 어떻게 될지....

이 시대가 어쩌면 마지막으로 즐기는 , 세계 10위권 내외의 경제규모, 세계 1위(드라마 음악 등),  동아시아 최고의 민주주의 시스템을 갖춘 행정국가 한국이 될까? 아님 발전을 계속 거듭하고 있을까? 어찌 될까? 저 기특한 청년들에게 있겠지.(갑자기 비장 모드)



맛있는 크루아상을 생각하며, 어제 저녁은 밥을 머슴밥처럼 퍼서 먹었다.


어제 저녁에 혼자서 정말 고봉밥을 지어서, 딱 김치, 김하고 먹었다.

이 나이에 이렇게 밥을 많이 먹는 사람이 있을까? 호리호리한 체격에.

머슴처럼 밥을 산처럼 싸서 먹었다. 맛있었다.

배부르게 만포고복하며 잤네.


오늘 아침 일어나 크루아상을 생각했다. 배는 아침인데도 부르다.


크루아상은 꿈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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