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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직원 무시 But 첫사업자통장 기쁨(은행 고르기)

창업은 이렇게

by 덴부와 셜리

처음 사업자 등록증을 만들고, 사업자 통장을 만들러 갔다.


나도 어엿한 규모있는 기업에서 다니다가 뜻을 품고 첫 개인사업자를 만들때다.


개인사업자이니까 집에서 창업하는 걸로했다.

최소 창업비용을 줄이기로 했으니까.


통장을 만들면 당황할 때가 있다.

그래도 당황하거나 무시당했다고 생각할 필요가 없다.


은행 직원들은 그냥 일을 하는 것이니까.

다만, 어린 친구나 경험이 없으면 창업하기 힘들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주소의 문제나 동네별 은행이 좀 다르다.


1. 을지로 지점인가? 우리 은행을 갔다.


여긴 창업 주소지가 아니니 안되요


아침 10시에 사업자등록 내고난 후, 설레는 마음으로 첫 걸음에 은행을 가니까 퇴짜 맞았다. 개인사업자의 주소지를 보니 자기 구역이 아니니까 안된다고 했다. 방문도 해야하고 확인절차가 필요하니 지역구에서 하라고 했다. 그런건가? 그런거야? 아직도 모르겠다.


2. 걸어서 교보문고 뒤 광화문지점 우리은행에 갔다. 젊은 직원은 내게 물었다.

왜 여기 오셨어요?


왜 왔냐고 세번 물었다. "네? 왜 여기 왔냐고 하시면 뭐라고 대답할까요. 발걸음이 당신에게 다가 왔나요?(라고 말하지는 않았다.)"

주소록을 치니 가까운 지점이 있으신 데요...우리가 직접 방문해서 확인도 해야하니까 여기는 좀 먼데....


그래도 해주었다. 당시 종로구에 살았어서 억지로 하면 광화문 지점도 종로구에 있기 때문이다.

결국

그래도 부지점장인가, 과장님의 지시로 친절히 응대해서 잘 해주셨다. 통장도 잘 만들어 주셨다.


3. 나중에 안양 어딘가 기업은행에 갔을 때이다. 1인 창업기업이니 공유 오피스로 주소를 가질 때인데, 그냥 안양 쪽에 일이 있어서 들어 갔다. 젊은 직원분이 창구에 앉았다.


공유 오피스는 안되는 데...사무실이 있어야 하는 데....통장 만들기 쉽지 않은데


안된다고 했다가 된다고 했다가. 이거 도용해서 불법으로...뭐 ...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창업하는 사람을 이상하게 보는 신입직원의 시선이 나는 좀 이상했다.


아 공유오피스에 사업자 주소를 받아도 이렇게 의심받는 구나. 창업은 힘들구나..

그냥 나왔다.


4. 상암동 기업은행에서는 친절하게 해주었다. 주변에 작은 기업들이 많으니까.


강남지역 공유오피스로 옮기고 며칠 후 새로이 은행계좌를 만들었다. 일하다가 우연히 상암동 지점 은행으로 갔었던 것이다.


결국, 주변에 작은 기업들이 모여있는 지역에 가서 사업자를 내거나 은행에 가는 게 맞다.



조금 딴 이야기를 하면 이런거다.

예를 들면


수색동 주민센터에 가서 전입신고를 하려다가 "왜 온라인으로 안하냐" 하더니, 부동산 임대계약서에 주소명이 정확하지 않다고 젊은 직원한테 퇴짜 맞았다. 아...이사를 가야 하나... 여기서 살면 안되겠구나 했다.


디시. 수색동 주민센터. 이번에는 음식물 수거통, 쓰레기통에 문의를 했다.

"아파트 아니세요?"


라는 직원 창구의 질문이었다.

아니 꼭 아파트 살아야 하나? ...비록 산동네이지만 마당도 있고 나무도 있고 새들도 찾아오고 고양이도 찾아오는 단독주택이란 말이야.....


"구청 환경과에 문의하세요"


응? 음식물 쓰레기통을 구청에서 관리한다고?


당연히 주민센터에서 담당하는 것인데… 이후 나이 많은 직원이 오셔서 친절히 응대를 해주셨다. 공익근무요원이라 몰라서 그랬다고 했다.


하지만 마음은 ....이사가고 싶다.

결국 여차 여차 또 떠났다.

(내가 꿈꾼 것은 디지털노마드(유목민)의 삶이 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냥 노마드, 아날로그 노마드, 유목민까지 아니어도 떠돌아 다니는 삶을 살줄은 몰랐다. )



정리하면,

사람들은 다 아파트에 살지 않는다.

창업자들은 다 어엿한 사무실에서 창업하는 건 아니다.

집일 수도 있고 허름한 창고일수도 있고 반지하 쾌쾌한 공간일 수 있다.


여러분도 창업해서 은행을 선택할때는 대규모 산업단지 근처에서 하세요.


자주 놀러온 길고양이 mimi. 살기 좋은 수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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