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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창훈 Apr 14. 2022

중년인 팀장님의 뇌에 대체 무슨 변화가?

중년이 될수록 잘하는 것, 못하게 되는 것


글자 그대로의 기억은 청년기가 지나면 쇠퇴하지만 '요점 기억'은 유지되고 심지어 노년 후반에 이를 때까지 더 좋아진다.  <코넬 대학 신경과학자 발레리 레이나.>


좋은 소식입니다. 하지만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런 경향성은 있지만 내가 제대로 알고 활용하지 않으면 소용없다는 것입니다. 해가 갈수록 더 고성능으로 자동 업데이트 되는 좋은 컴퓨터가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그 컴퓨터를 쓸 줄 모르면 업데이트가 된들 의미가 없습니다. 저에게는 맥북이 그렇습니다. 작년에 M1 맥북을 샀지만 쓸 줄을 몰라서 메모장에 글쓰기나 웹서핑을 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점점 사용법에 익숙해지면서 M1 맥북의 파워를 실감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뇌도 이와 같다는 것입니다. 뇌는 점점 좋아지는 영역이 있는데, 그 사실도 모르고 활용하려 들지도 않는다면 너무 아까운 손실입니다.  


뇌를 나무에 비유하자면, 나이를 먹으면서 신경세포가 손실되는 것은 불필요한 가지를 쳐내는 것과 같다. 그러나 신경세포가 줄어드는 대신 그들 사이의 연결 고리는 증대된다. 이 연결 작용은 나이를 먹을수록 증가해 사물을 종합하는 능력이 점점 향상된다. 나이를 먹고 경험이 풍부해지면 뇌는 더욱 정교해지고 능률적으로 변해간다. <가장 뛰어난 중년의 뇌> 


여기에도 반론이 있을 수 있습니다. 빠르게 디지털로 변화하는 지금의 시대에 '나일리지' (나이만 먹어서 그냥 쌓이는 마일리지)는 별 의미가 없을 수 있죠. 앞서 말한 것처럼 어떤 특성을 어떻게 쓰느냐의 문제인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중년 이상인 사람과 젊은 사람의 뇌는 그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그것이 조직의 성과와 만족도를 높이는 방법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실무자였던 '왕년의' 관점으로 '쓸고퀄' (쓸데없는 고퀄리티)을 추구하며 사소한 것만 지적하는 리더는 조직은 물론 본인에게 매우 좋지 않습니다. 리더는 앞으로의 비전을 '맥락적, 구조적, 종합적'으로 생각해서 제시하는 역할을 해야합니다. 각각의 실무를 구성원들이 잘할 수 있는 환경이 무엇인지 큰 그림에서 연결해서 보고, 각각의 업무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단순이 '역할'이기 때문이 아니라 '잘하게 된'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젊은 리더의 경우는 이 경험을 빨리할 수록 중년이 되어 능력이 가속화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버드 대학교의 프랜시스 빈스 (Frances Benes)는 근처 시체 공시소에서 얻은 뇌의 미엘린 양을 주의 깊게 측정했다. 그녀 역시 미엘린이 나이와 함께 계속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이 미엘린을 '중년의 지혜' 와 동일시해도 무리가 아닐 거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가장 뛰어난 중년의 뇌>


미엘린은 뇌의 신경섬유를 둘러싸는 외부의 지방질 피막입니다. USB충전선을 생각하면 쉽습니다. 충전선을 덮고 있는 피막이 두꺼우면 전원이나 데이터가 더 안정적이고 빠르게 전달됩니다. 나이가 들면서 뇌속이 이런 피막이 두꺼워진다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아주 좋은 소식이지요. 좋은 소식이 하나 더 있습니다. 중년의 뇌는 경험이 쌓이면서 감정을 통제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고 하는데요.  


젊은 시절에는 부정적 정보가 매우 중요하다. 살면서 주의할 것을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중년이 되면 경고성 지식을 이미 많이 갖추게 된다. 그래서 작은 결함은 적당히 넘어가고 중요한 것, 감정을 통제하는 일에 집중한다. 그것이 우리에게 필요하고 하고 싶은 일이기 때문이다. <가장 뛰어난 중년의 뇌>


이 역시 많은 반론이 예상됩니다. "우리 팀장님은 뭐만 조금 잘못하면 버럭버럭 짜증을 내는데요? 나이 먹을수록 더한 거 아니예요?" 서두에 말한 것처럼 뇌가 이런 방향으로 변화하지만 사용자인 본인의 이해와 선택이 합쳐져야 제대로 발휘됩니다. (뇌의 변화만이 우리 팀장님의 성질머리를 설명할 수는 없지요.) 리더가 되면 사소한 것을 보고 짜증내는 것이 아니라 크게 보면서 작은 것을 실무자에게 맡기는 지혜가 있어야 합니다. 작은 것에서 문제가 생기면 구성원 스스로가 반성하고 고치도록 심리적 여유공간을 두어야 합니다. 아주 결정적인 문제가 될만한 것에만 집중하는 것이죠. 또 하나, 리더는 '예방적' 관점을 가져야 합니다. 일부러 원해서 실수하고 일을 망치는 구성원은 없습니다. 그들이 실수하지 않도록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팀의 운영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입니다. 작은 것을 넘어간다는 것은 대충한다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에너지를 빼앗기지 않고 감정을 통제하고 냉정하게 현상황을 큰 그림에서 본다는 것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우리는 객관적 지식과 인생 경험, 그리고 어쩌면 직관까지 이용할 수 있게 되고 그것들 모두를 통합하여 더 창의적이 되어서 젊었을 때 풀지 못했을 복잡한 문제를 풀수 있게 되죠. 우리는 나이가 들어야 비로소 커다란 핵심 쟁점들을 뒤쫓고자 하는 의지와 인내와 힘을 가지게 되요. <가장 뛰어난 중년의 뇌>


중요하니까 한번 더 강조하겠습니다. 자동으로 되는 것은 아닙니다. 나는 지금의 뇌의 특성에 맞게 능력을 활용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세요. 이미 중년이라면 반성하며 습관을 고쳐나가면 될 일이고, 중년을 향해간다면 조금씩 그 특성을 활용할 예행연습을 해보면 좋을 것입니다. 





한창훈 (Peter Han)   피터의 커뮤니케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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