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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창훈 Feb 01. 2023

걱정을 '신호'로 바꾸면 어떻게 될까요?

걱정을 '신호'로 바꾸면 어떻게 될까요? 

우선 걱정을 '행동'의 신호로 바꾸면 상당히 강력한 실행력의 원천이 될 수 있습니다. 30대 중반에 회사를 나와 독립했습니다. 고백하자면 그 시점 이후로 15년이 넘는 시간동안 언제나 한켠에 고민은 있었습니다. 종류도 아주 버라이어티 했죠. 독립하고 3년차에는 당장 필요한 돈이 없어서 실존적(?) 고민을 하기도 했습니다. 아이는 커가고, 나의 전문성에 대한 의문성도 불쑥불쑥 올라오고.. 프로젝트를 할 기회가 생기면 '잘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고민거리는 끝이 없습니다. 




그런데 돌아보면, 고민은 언제나 한켠에 있었지만, 그에 대한 나의 반응은 '고민만 할 때' 그리고 '실행할 때' 두 가지로 나뉘었던 것 같습니다. 


고민만 해서 답이 나왔던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고민을 하는 중에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경우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해결의 방향은 (어찌보면 당연하지만) 내가 원하는 것과는 언제나 일정거리를 유지했습니다. 

반면 '실행할 때'를 생각해보면 많은 것이 달랐습니다. 놀랍게도 실행하고 나면 절반 이상의 경우 '고민할 필요가 없었던, 별것도 아니었던 것'이 많았습니다. 심지어 이틀은 걸릴거라 생각하며 미루고 고민만 했는데, 막상 해보니 한시간 이내로 끝나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경우는 쉽게 해결되지는 않았지만, 실행을 하는 과정에서 한단계 성장하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30대 후반이 될때까지는 잠을 못이룰 때가 있었습니다. (원래 잠이 많은 사람인 저에게는 흔치 않은 일입니다.) 일은 잘 안되는 것 같고, 아이는 커가고, 아내는 힘들어 하고.. 무엇보다 스스로에게 전문성이 있는지 의심이 들 때 그랬습니다. 정말 인생 폭망 시나리오의 끝까지 가본적도 있었구요. 40대가 되어서 꽤 정신을 차렸습니다. 모르면 물어보고, 책을 읽고, 더 연구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할 일에 집중하니 자연스럽게 고민거리도 줄어들더군요.  




그러다가 40대 중반 근처가 되어서야 가장 중요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어차피 모든 것에 완벽하게 알 수 없다는 것이죠.  

강의든, 코칭이든, 퍼실리테이션 워크샵이든, 최선을 다해서 준비를 하지만 여전히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뒤늦게야 깨달은 것이죠. (말그대로 진인사 대천명!) 그 순간부터 정말 많은 것에서 자유로워졌습니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참가자들의 난이도 높은 질문을 즐기게 되었습니다. 내가 아는 답이면 말하고, 모르면 함께 고민하고, 필요하면 추가로 리서치를 해서 알려주면 되는 것이니까요. 그렇게 행동하면서 두가지가 근본적으로 변했습니다. 

일이 진짜로 즐거워졌습니다. '내가' 완벽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참가자와 '함께' 배워가는 것이라는 것임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또 하나는 배움이 2배 이상 빨라졌다는 것입니다. 참가자들의 수준높은 질문은 결국 나의 콘텐츠를 고도화하고 현실에 적용하기 쉽게 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2023년, 세계 경제가 위기라고 말합니다. 부동산도 위기라고 합니다. 우리가 막연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IMF보다도 더 힘들거라고 말합니다. 그런 뉴스를 들으면 걱정이 안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생각합니다. "언제는 위기 아니라고 한 적 있었나?" 회사 다닐때 생각해보면 매년 리더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비상경영'이었습니다. 그 말이 틀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매년 위기였습니다. 국난극복이 취미라는 말은 괜히 나온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위기를 접하고, 고민하는 것 까지는 좋은데, 그 다음 단계의 선택은 '고민인지, 실행인지' 한번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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